청정지역을 자랑하던 담양에 코로나 사태가 벌어졌다. 매일 몇 건씩 보내는 안전문자로 주민들에게 경각심을 주던데 막상 대형 사고를 낸 사람들은 이 지역 국회의원 사무실 직원들이었고 요란한 후속조치들을 보니 그들도 창피한 이 사태를 가장 빠르게 지워버리고 싶었던 모양이다. 

그러나 그들이 아니어도 담양을 오가는 수많은 사람들이 언제 어디에서 새로운 감염 진원지가 될지 항상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공휴일이나 출퇴근 시 오가는 수많은 차량들과 명문 식당가 주변에 가득 들어 찬 차량들을 보면 우리들이 사회적 거리두기를 잘한다 해도 한계가 있어 보인다. 

그래서 요즘은 금방이라도 뭔가 터져 나올 것 같은 딱 뭐라 표현하기 그렇지만 예감이 별로 좋지 않은 날들이 가고 있다. 정부가 자랑하는 K방역을 잘못되었다고 말하기는 그렇지만 온다던 코로나 백신은 자꾸 늦어지고 AZ백신을 맞고 죽는 사람이 생겨도 선택의 여지가 없이 불안한 백신을 군인과 경찰은 맞아야 하는 세상이다. 그러면서도 다음 달 해외 순방을 따라 가야한다고 청와대와 외교부 직원들은 안전한 화이자 백신을 맞았다는 뉴스는 그러려니 하면서도 열을 받는다. 

이렇게 답답할 때는 친구들과 세상이야기를 안주삼아 술 한 잔이라도 마시고 싶지만 할 말이 많아도 들어줄 친구를 만나기도 힘들고 또 만나서 하는 말도 골라가며 해야 하는 이상한 세상이 되었다. 

그래서 가끔 홀로 송강정 툇마루에 앉아 시원한 바람을 쐬며 근심을 날려 보내기도 하지만 요즘은 근심의 무게만큼 날려 보내기도 힘들다. 만사를 내려놓고 송강정 아래를 바라보니 가까이에 지난 3월에 개교를 한 송강고가 보인다. 숲에 가려 잘 보이지도 않던 건물들이 지금은 현대적 디자인으로 재탄생하여 보기는 좋지만 학생들의 모습이 안보여서인지 왠지 썰렁하기만 하다. 

명문고로 자리를 잡고 지역의 위상도 높여 줄 것으로 기대를 했던 송강고가 개교를 했음에도 학교 명칭이 붙은 간판도 없고 어디가 정문인지도 모르는 초라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학교들이 통상 건물 벽에 붙이는 교육관련 현수막이나 구호도 보이지 않으니 오가는 외지 사람들은 그저 무슨 시설이 있나보다 스치는 것일 뿐 관심도 없다. 

내 지역에 있는 학교라면 그 지역 주민과도 친근감이 있어야 함에도 동네 어르신들은 그런 학교가 있는지도 모른다. 그저 옛날 3부제 수업까지 했던 학교가 분교가 되고 결국 폐교가 되어버린 그런 추억과 현재의 인식이 교차할 뿐이다.

언제까지 지역주민들에게조차 친근감이 없는 학교로 남아있을 것인지 그러고도 명문고로 태어날지 걱정이다. 창의력과 다양한 재능을 가진 학생들이 지역주민들에게 재주를 뽐내는 시간도 갖고 찾아가 봉사활동도 하는 등 적어도 근처 마을의 주민과는 친해 보려는 시도는 해야 하지 않을까

자기 지역에서 조차 잘 알려지지 않고 자기 지역에 명문고가 있다는 인식이나 자부심도 없는 이런 현실에서 송강고가 이 터에서 자리 잡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전남도와 담양군 교육 담당자들, 학교 교직원들은 이런 사정을 잘 알고 있는 것일까. 
알고 있든 모르든 무슨 상관이라고 또 괜한 쓸데없는 걱정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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