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위에 계란치기라는 말은 힘없는 자가 힘 있는 자에게 대들어봐야 손해만 막심할 뿐 이득이 없으니 아예 일찌감치 포기하라는 말이다. 그렇다고 포기만이 옳은 길이라고 하기에는 아쉬움이 있다.

지금 러시아에서는 힘없는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가 세계 각국의 언론이 지켜보는 가운데 러시아의 최고 권력자인 푸틴 대통령과 바위에 계란치기와 같은 싸움을 벌이고 있다. 독극물 테러를 당할 정도로 생명의 위협을 받고 있지만 그는 재판관을 푸틴의 부역자로 부르기도 하고 안데르센의 동화 벌거벗은 임금님을 빗대어 현 러시아 시국을 비꼬기도 했다. 푸틴을 ‘벌거벗은 임금’으로, 푸틴 편에서 아첨하며 아무 말도 못하는 대중을 ‘침묵하는 사람들’로, 그리고 자신은 임금이 벌거벗었다는 사실을 말하는 ‘어린 아이’로 비유하면서 현 러시아의 암울한 정치 상황을 성토하다가 심한 재제를 당하고 있는 것이다. 

대통령을 욕해서 기분이 풀린다면 그것도 좋은 일이다. 이 말은 대통령이 직접 한 말이다. 그렇다고 그것을 곧이곧대로 믿고 욕하기는 쉽지 않을 일이다.
어떤 30대는 대통령을 비방하다가 모욕죄로 기소되었고 대통령을 비방한 대자보를 대학가에 붙인 학생은 모욕죄가 아닌 건물 무단침입 죄로 기소되었다. 대통령을 비방한 어떤 변호사도 4년이 지난 지금에야 기소되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으나 2심은 유죄로 뒤바뀌었다. 

어린 시절 읽었던 동화에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는 것이 있었다. 임금님의 큰 귀를 감출 모자를 만들었던 사람이 그 비밀을 지키려다 화병이 들었고 결국 대나무 밭에 들어가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는 말을 토해내고 속병이 나았다는 그런 얘기다. 할 말을 못하고 가슴속에 안고 살다가는 큰 병이 난다는 것과 결국 비밀은 탄로 나게 되어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솔직히 지금 돌아가는 세상일들은 그리 만족스럽지 못한 것들이 많다. 그럼에도 언론에서는 이런 소식을 다루지 않으니 답답한 국민들이 유튜브(U-tube)를 이용하여 실상을 알리기도 한다. 

과거 독일 나치스의 지배하에 독일 국민들은 히틀러의 연설에 눈물을 지을 정도로 감동을 받았지만 그들이 일으킨 2차 세계대전의 소용돌이에 빠져 국가는 파탄 지경에 이르렀다. 이웃 일본도 뭔가에 흘린 듯 국민들은 천황을 위해 목숨을 바친다는 군국주의에 빠져 2차 세계대전에서 수많은 사람이 죽고 국가가 파괴되는 결과를 맞았다. 언론이 동조하고 비판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국민들은 대통령이나 정부를 비방하지 못하고 언론은 이를 외면할 때 헌법에 명시된 표현의 자유가 침해받을 수 있다.(이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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