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양이야기(30)/담양의 6.25 전쟁①

 6.25전쟁 71주년을 맞아 이번 담양이야기는 ‘담양에서의 6.25’는 당시 어떤 상황이었는지 다시 돌아보는 기회를 가졌다. 
이 글은 지난 2007년 담양향토문화연구회가 발행한 ‘이해섭의 담양이야기’에 수록된 <6.25와 담양>편에서 발췌한 것으로 6.25전쟁 발발 이후 담양에서 있었던 일들을 주요내용만 간추린 것이다. 따라서 내용은 당시 필자인 이해섭 님의 1인칭 서술이다/ 편집자 주.  

1950년 6월 25일 아침뉴스에 북한군이 38선을 불법 침범, 아군과 교전 끝에 격퇴했다는 보도가 나온 것으로 기억된다. 그러나 정규방송이 거의 중단되고 오전 7시경(?)부터는 38선 전역에서 본격적인 남침이 시작된 것으로 방송되었다. 그렇지만 ‘설마’하는 생각이 절대다수로, 크게 염려하는 국민은 극소수였다.
또한 군민들에게서 북한군의 침략에 놀라는 기색도 찾아보기 힘들었다. 그 이유는 라디오를 통해 “용감한 우리국군은 적을 완전히 소멸하고 계속 반격을 가하여 38선 부근까지 격퇴하였으니 국민 여러분은 안심하고 생업에 종사해 줄 것”을 당부하는 당시의 애절한 아나운서의 목소리가 방송되었기 때문이다. 지금도 필자의 귓전을 맴돌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북한군을 격퇴시키고 국군은 계속 북진 중이라는 보도는 모두 거짓말로 판명되고 근거도 없는 유언비어는 민심의 혼란을 부추겼다. 6.25전쟁 발발후 7월 10일경에는 각 가정의 라디오가 경찰당국에 의해 일제히 압수되었다. 이어서 보도연맹(保導聯盟=좌익에서 우익으로 전향자를 감시하고 보호하는 단체) 회원이 극비리에 경찰당국에 의해 잡혀갔고 그 숫자는 수십명에 달했다. 담양경찰서 무덕전(武德殿)과 유치장에 나누어 감금했다. 이유는 신변보호와 민족주의에 대한 교육이다. 그러나 신변보호는 핑계에 불과했다. 7월 19~20일 사이에 언제 어디서 어떻게, 몇 사람이 왜 죽었는지 지금도 알 길이 없다. 물론 광주형무소로 압송도중 봉산면 모처와 광주 모 고개에서 몇 사람의 시체를 찾아냈고 수북면 대방리 모처에서 몇 구의 시체가 발견되기도 하였다.
보도연맹원 검거가 끝나고 일부 지도자급 우익단체 간부급에 대한 피난명령이 극비리에 하달되어 7월 21일까지 부산방면으로 거의 피난했다. 이어서 7월 23일 새벽 4시 담양군 무정면 오례리에서 담양경찰서 소속 부대와 창평·고서·남면·대덕 부대가 합류, 곡성과 구례를 경유해 부산으로 빠져나갔다. 23일 아침 북한군이 담양을 경유 순창으로 대부대가 이동 후 담양은 무정부상태로 진공화(眞空化) 되었다.

7월 25일경 담양에 ‘담양군인민위원회’가 조직되어 담양군청 간판을 철거하고 인민위원회 간판으로 교체하였다가 7월말경에 ‘조선인민공화국 담양군 인민위원회’로 수정 게시되었다.
이어서 ‘담양자위대’가 조직되어 담양읍 담주리 135-2번지에 자리했고, 무고한 양민들이 이곳 지하실에서 죽거나 심한 고문 등을 당했다. 8월초에 내무서가 조직되어 경찰서를 접수하고 계속해서 ‘조선민주주의청년동맹 담양군위원회’가 조직되고 담양읍 천변리 2번지 김 모씨 집을 점거 사용하고 선전부는 김모씨의 병원건물을 사용했다. 
‘남조선 노동당 담양군당부’는 담양읍 객사리 128번지 김 모씨 집을 접수하였고, 최고기관을 자칭한 ‘조선정치보위부’는 담양읍 지침리 146-1번지 정 모씨 집에 사무실을 두고 모든 정치범과 사상범을 살리거나 죽였다. ‘조선민주주의 학생동맹 담양지부’는 담양읍 천변리 25번지 김 모씨 집에 설치했는데, 여기서는 주로 대한민국에서 신탁통치 반대를 주장한 학생연맹 소속 학생을 조사,신문했다.
의용군 모병소는 담양읍 양각리 176번지 국 모씨 집에서 수차에 걸쳐 강제의용군 모집을 강행하였다. 담양유격대는 담양남초등학교에 자리하고 담양군당 유격대의 훈련과 모집업무를 보았다. 여성동맹위원회는 당초 민청과 함께 있다가 객사리 128번지에 상주한 노동당의 안 사랑채를 이용하기도 했다.

한편, 유엔군이 인천상륙작전에 성공, 9월 28일 서울에 입성한 후 10월 5일(?)경 담양읍에도 유엔군이 들어와 담양교에서 약2시간 동안 머물고 있다가 광주로 떠났다. UN군 철수 약 1시간 후 남로당 담양군당 유격대 1백여명이 담양읍 양각리 211-8번지에 본부를 두고 남산과 취영리 뒷산, 그리고 양각산을 장악하여 박격포를 설치, 며칠간 담양읍에서 무자비한 만행을 강행했다.(출처 : 이해섭의 ‘담양이야기’-6.25와 담양) / 담양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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