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양이야기(31)/담양의 6.25 전쟁②

.25전쟁 71주년을 맞아 이번 담양이야기는 ‘담양에서의 6.25’는 당시 어떤 상황이었는지 다시 돌아보는 기회를 가졌다. 
이 글은 지난 2007년 담양향토문화연구회가 발행한 ‘이해섭의 담양이야기’에 수록된 <6.25와 담양>편에서 발췌한 것으로 6.25전쟁 발발 이후 담양에서 있었던 일들을 주요내용만 간추린 것이다. 따라서 내용은 당시 필자인 이해섭 님의 1인칭 서술이다/ 편집자 주.  

■ 담양은 쥐 죽은 듯 조용
 1950년 7월 23일 새벽, 담양경찰이 후퇴한지 약 3시간 후 장성쪽에서 인민군 선발대로 보이는 일단의 병사들이 오토바이를 앞세우고 담양읍으로 들어와 순창방면으로 지나갔다.

담양읍은 쥐 죽은 듯 조용했다. 
그러나 그들의 행진은 계속되고 불과 2~3시간 전만해도 라디오에서 “장성 갈재를 넘어 온 적군을 격퇴! 전황은 시시각각 호전되오니 국민은 안심하고 생업에 종사하라”는 방송이 경찰서 정문에 설치된 스피커를 통해 흘러나온 터였다.
호언장담하던 경찰부대도 군민을 버리고 구례방면으로 후퇴하고 없었다. 담양읍내 우익인사들은 2~3일 전에 읍내를 빠져나가 부산쪽으로 피난했다. 북한군이 읍내에 도착했을 때는 각 관공서는 물론 상가와 주택은 텅텅 비었고 그저 나이 많은 고령자와 부녀자 그리고 어린이들만이 남아 있을 뿐이다.
담양읍을 지나는 북한군 역시 피로와 배고픈 탓인지 기진맥진 허탈상태에 빠져 있었다. 때때로 장교계급장을 달고 지휘관으로 보이는 자의 순찰차가 나타났다가 되돌아가면서 무엇인가 호령하기도 했다.

 이들의 행진은 다음날인 7월 24일 밤 8시께부터 이튿날 오전 8시까지도 계속 되었다.
그러니까 우리 담양에 북한군이 자리잡은 것은 50년 7월 23일 오후 7시 30분경으로 보면 되고, 우리 경찰의 후퇴는 23일 새벽 4시전으로 보면 된다. 양각리에서 금성면 국도 양쪽변에 약 2m거리를 두고 진군하는 북한군은 혹 지프차 뒤편에는 중기총(重機銃)같은 것이 매달려 끌려가고 있으며, 가끔 우마차에는 군수물자를 실은 보급물자가 운반되고 있다.
구경나온 할머니가 말을 걸어도 그들은 묵묵부답이다. 낡은 군복은 땀에 젖어 형편없고 그들은 20세를 전후한 소년군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들의 행군이 야간으로 변한 것은 유엔군의 비행기에 발각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야간행진을 강행한다는 것이다.
이들은 공공건물을 이용하여 침식을 해결하고 보급이 차단되면 마을에 들어가 무조건 식사 제공을 강요하고 마을의 책임자에게 그들의 책임자 명의로 식대 영수증을 발부한다는 것. 그들은 남북이 곧 통일되니 그때 모든 식대 등을 일시불로 청산한다는 구실로 농우(農牛)까지 잡아먹는 등 주민들의 피해는 극심했다. 
특히 병력 보충을 위해 젊은 청년과 여성이 발견되면 현지입대란 미명 아래 강제로 끌고 가는 만행이 곳곳에서 상습적으로 자행되었다./ 담양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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