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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0년 당산나무를 품은 고즈넉한 마을동네한바퀴(37) 대덕면 문학리 외문마을
마을주민의 십시일반으로 지어진 마을회관

 대덕면사무소에서 무정면 오례삼거리로 가는 지방도 60호를 운전하며 가다보면 자동차 너머로 보이는 언덕아래 너무나 정갈해서 궁금증이 생기는 마을풍경이 눈에 들어온다. 
오래전부터 어떤 마을인지 꼭 가보고 싶었는데 입구가 잘 보이지 않아 지나치고는 했다. 어제는 작심하고 찾아보니 바로 도로변에 입구가 있었다. 상수도 공사가 한창인 마을 앞으로 나 있는 길을 따라 걷다 보니 길가 숲에 있는 정자에 인상 좋은 분이 쉬고 있었다. 
“안녕하세요. 마을주민이세요? 방해가 안 된다면 마을 한번 같이 돌아보면서 소개해주실 수 있어요?”라고 부탁하니 “마을에 볼 것도 없는데요.”라며 함께해 주신 김기성님께 감사드린다. 

 마을에는 38호 정도가 살고 전통농사와 멜론·사과 재배를 하고 있다. 
원래 도로 건너편 ‘원터골’에 살던 분들이 물 부족으로 이곳으로 이주하면서 지금의 마을 규모가 되었다. 70년대에 남해고속도로를 내면서 도로 주변 마을인 ‘외문리’가 취락구조 개선사업에 해당되어 골목으로도 자동차가 다닐 수 있게 넓은 길이 만들어졌다. 도중에 ‘메타세콰이어 길’의 나무보다 더 먼저 심어졌던 아름드리 나무들이 수십 그루 베어 내던져졌다는데 지금 생각해도 가슴이 아프다.

오늘 약속한 이용길 마을 이장님께 마을 자랑을 부탁드렸더니 마을 맞은편의 산속의 건물 얘기를 꺼냈다. 마을에서 바라보면 바로 앞에 흰색건물이 보이는데 납골당으로 3만기가 들어설 예정이라고 했다. 어제 마을주민도 납골당 얘기를 꺼냈기 때문에 무엇이 걱정인지 물었다. 먼저 혐오시설이라 기피가 되고 또 마을 입구와 연결되는 2차선 도로가 주차장이 되어 사고 위험이 있을 것이고, 마지막으로는 화장장으로도 사용될까 싶어 염려가 많다는 것이다. 건물주와 마을주민들 사이에 협의가 잘 이뤄졌으면 좋겠다. 게다가 외지인들이 이주하려고 문의하러 왔다가 납골당 때문에 포기하고 돌아 가버리는 경우도 발생해서 많이 속상해했다.

600년 넘은 당산나무

마을에 들어설 때부터 눈에 들어온 아름드리 큰 나무가 궁금했는데 600년 넘은 당산나무다. 이유는 알 수 없지만 당산나무가 개인소유의 밭에 위치 해있어 가지가 많이 잘려나가는 등 몸살을 하고 있는데 정자와 당산나무가 따로 떨어져 위치한 것이 독특하다. 또한 이 마을은 동물 키우는 사람이 거의 없는 청정지역이라 집집마다 우물을 파서 지하수를 마실 수 있을 정도라고 한다.
넓게 펼쳐진 논들 가운데 두 무더기의 하우스가 있어 물으니, 그것은 바로 마을에서 유기농 고추농사를 하면서 유튜버인 ‘고추아빠’ 라는 별명을 가진 주민의 고추 하우스였다. 
만나서 인터뷰 좀 하고 싶다고 했더니 ‘고추아빠’ 숙면 시간이라 불가능하다고 했다. 이장님이 이분을 많이 아끼는 듯하다. ‘고추아빠’는 영상만 90개 넘게 올렸고 구독자가 138만 명이나 되는 인기 유튜버인데 영상을 보니 편집 등을 해서 잘 만들려고 하기 보다는 자신이 알고 있는 지식을 최대한 나누고 싶어 하는 듯한 느낌이 강하게 느껴졌다. 그래서 주인의 허락도 없이 고추하우스를 보기 위해 발걸음을 재촉했다. 

실제 하우스에 가보니 하우스를 망사로 둘러 벌레가 들어갈 수 없게 만들었고 환풍기를 군데군데 설치해서 하우스 안의 온도가 자연 온도에서 환기가 잘되도록 했다. 
‘고추아빠’인만큼 아이들 돌보듯 온도를 체크하는 시설이 갖춰진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고추 모종을 보니 비료를 뿌린 고추처럼 거뭇거뭇한 것이 아니라 자연에 자란 것처럼 약간 노릇한 건강한 색을 띠고 있어 깊은 신뢰가 갔다. 농사를 모르는 사람도 윤작이 좋다는 것을 아는데 ‘고추아빠’는 윤작을 하지 않으면서 유기농 농사를 한다니 타지에서 선진지 견학으로도 많이 방문하는 이유다. 
군에서 고추학습관을 지어준다면 ‘고추아빠’의 경험을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줄 수 있을 것 같다는 바램은 이장님의 소원 중 중요한 부분 같다.

아이돌보듯 방충망으로 보호받는 유기농고추

조금 떨어진 곳의 하우스는 이장님 하우스로 멜론을 1000평 재배한다. 건강하게 사람 키 만큼 자란 멜론은 이제 주먹만 한 크기로 추석에 출하를 목표로 한다. 놀라운 사실은 한그루 멜론에서 한 덩이만 수확한다니 비싸다고 얘기하면 안 되겠다고 생각했다. 고추아빠와 이장님을  비롯해서 이 마을 사람들의 하는 일들이 다 여의하게 잘되기를 마음속으로 기원했다./양홍숙 군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외문리 석양
당산나무와 떨어져 지어진 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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