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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교육,문화,상업의 중심지 객사3리뚤레뚤레 동네한바퀴(38) / 담양읍 객사리
경로당에서 소일하는 마을 어르신들

 사람들은 자기 주변에서 항상 있거나 만날 수 있는 것에 대해서는 별다른 관심을 갖지 않는다. 맑은 공기와 깨끗한 물처럼 없으면 인간의 생존이 안 되는 중요한 요소까지도 그것의 보존에 대해 고민과 연구를 한다든가 감사하는 마음을 갖지 않고서 사니 말이다. 
나 역시 마찬가지로, 이번에 객사3리를 취재하지 않았다면 무심히 지나쳤을 귀한 보물을 알게 되었다.

박학영 이장님과 마을회관에서 만났다. 
회관 색이 옅은 황토색으로 다른 마을회관과 구분이 되었고 내가 좋아하는 색깔이라 더욱 반가웠다. 마을회관 주변도 깨끗하게 정리되어 있어 마을 주민들이 마을 환경에 신경 쓰고 있음이 느껴졌다. 
마을회관 안에는 10여 분의 어머니들이 놀이에 집중하고 있었다. 
삼복더위에 시원한 에어컨 아래 이만하면 신선놀음이 아닐까 싶었다. 놀이에 집중하고 있는 어머니들께 마을에 대한 질문을 던져도 반응이 별로 없을 정도였지만, 이 마을회관은 1년 전에 이장님이 많이 애쓰고 주민들도 합심해서 마련한 것이라며 이장님을 칭찬하고, 현재 부녀회장님이 어르신들의 손발이 되어 빠르게 움직여 줘서 부러울 게 없다며 칭찬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이 마을은 노인회 등록인만 100명 정도며 코로나 상황이 엄중하지 않으면 옆 마을에서도 마실 오셔서 훨씬 더 많은 어르신들이 마을회관을 이용하신다고 한다. 

마을회관

어려서부터 쭉 객사리에서 살고 있다는 이장님께 마을 자랑을 부탁했다. 
이장님은 객사3리 주요 건물로 담양군청, 농협담양군지부, 담양동초교가 있을 뿐 아니라 문화재로는 보물 석당간(石幢竿) 등이 있는 담양읍의 중심 마을이라고 했다. 또 마을은 다르지만 관방제림·죽녹원·담양읍사무소·남산리 5층석탑이 걸어서 갈 수 있는 거리의 옆 마을에 있어 산책하기 좋고 일 보기도 편리하다고 했다. 마침 이장님이 약속도 취소하고 나와 함께 해주신다고 하니 더운 날 발걸음 수를 줄일 수 있어 힘이 났다. 

먼저 가까운 동초등학교로 갔다. 
1907년 개교해 100년이 훨씬 넘은 만큼 여기저기 수리 중이었다. 학교에는 병설유치원이 있고, 영어센터가 있어 방학 때 담양에서 가장 분주한 학교일 듯하다. 이 학교는 1592년 고경명 의병장이 담양에서 의병 6,000명을 규합해 왜군에 맞선 장소이며, 또한 선조 35년(1602)에 지은 담양 객사(客舍:고려·조선 시대. 각 고을에 설치하여 외국 사신이나 다른 곳에서 온 벼슬아치를 대접하고 묵게 하던 숙소) 터가 이 주변에 있었다. 그래서 박학영 이장님은 객사 복원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이를 위해 열심히 움직이는 사람 중 한 사람으로 이곳에 아무런 표지석이나 안내판이 없음을 안타까워했다.

담양동초등학교

이번엔 담양군청에서 메타세콰이어 가로수길로 가는 길 왼편에 있는 보물 505호인 담양 객사리 석당간을 보러갔다. 나 역시 차로 그리고 걸어서 이 길을 걸어 봤지만 처음 보는 것이었다. 이 석당간은 고려 시대에 세워졌고 조선 헌종 5년(1839)에 큰바람에 쓰러진 것을 고쳐 세운 것으로 세월의 흔적이 정말 매력적이었다.  석당간은 옛날 절에서 법회를 열거나 기도할 때 보살이나 부처의 공덕을 그린 괘불(掛佛)이나 깃발을 걸어두는 것이다. 연꽃잎을 새긴 돌 위에 팔각 돌기둥 세 개를 연결하고 철 띠를 둘러 꼭대기에는 둥근 보륜(寶輪)을 달았다. 
15미터 높이와 섬세한 아름다움을 보니 이곳이 주요 교통로여서 여행객들이 잠시 묵을 수 있는 숙소 역할을 했던 사찰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한다.
바로 맞은편에 보물 506호인 고려시대 남산리 5층석탑이 보여 그냥 갈 수 없었다. 
부여정림사지 5층석탑을 모방했고 다른 탑에 비해 높이가 낮은 편이고 목탑양식을 딴 석탑이란 점이 특이하다. 석당간과 5층 석탑은 현재 보존처리가 진행 중이며 석당간 뒤편에 역사박물관 건립이 완공되면 더 많은 사람들의 발길이 닿을 것으로 보인다.

석당간(보물제505호)

 돌아오는 길에 34년째 가게를 운영하는 ‘늘 푸른 대나무집’ 죽세품 가게에 들렸다. 
사모님은 이 옆에서 작은 구멍가게로 시작해서 확장하여 IMF 때도 흔들림이 없을 정도로 잘 운영해왔다. 그런데 10년 전부터 사양길에 접어들기 시작해 담양산 죽세품 수량 및 종류의 부족과 플라스틱에 익숙해 져버린 우리 생활이 이를 더욱더 악화시켰다. 게다가 담양을 방문하는 관광객들이 죽녹원과 메타세콰이어길로 집중되어 중앙로 쪽으로는 유입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구도심 재활성화를 위한 사업이 진행되고 있지만, 아직 영향을 끼치지는 못하고 있다고 한다. 중앙로에 들어올 때마다 갓길 주차가 심해 들어오기가 꺼려지고 주차장이 없으니 갓길 주차를 하게 되는 점, 그리고 문화센터 같은 공간이 마련되어 젊은이에서 중장년층 사람들까지 오고 싶게 만들어야 한다는 점 등 문제점을 인식하고 있었다. 
상인회를 비롯하여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이문제 해결을 위한 움직임을 시작하고 있다고 하니 기대가 된다. 여기에다 객사 복원까지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객사3리뿐만 아니라 구도심 활성화 사업에 큰 힘이 될 것 같다.

 전화로 마을 취재 간다고 할 때는 내놓을 것이 없다고 하더니 4년째 임기를 맡고 있는 이장님치고 마을 일이나 문화재에 대해 물어보면 향토사학자 못지않게 이야기를 실타래처럼 풀어내 주셔서 많은 도움이 되었다. 
석당간·5층석탑·죽세품가게·죽녹원·메타세콰이어길·객사터, 그리고 복원 후의 객사, 이번 답사에서는 미처 소개하지 못한 이 동네 곳곳에 자리한 맛집에서의 맛깔스러운 식사까지 할 수 있다면 객사3리는 하루여행이 충분히 될 만한 자원을 가진 마을이었다./양홍숙 군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역사박물관(신축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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