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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마을지세, 학이 나는모습 팔학(八鶴)리 후손들 교육 위해 팔학(八學)으로 바꿔뚤레뚤레 동네한바퀴(39) / 대덕면 팔학마을 
이장님과 함께 자리한 동네분들과 담소

오래전 대덕면사무소 옆 맛이 담백한 가정식 식사 같은 느낌의 ‘초원’이라는 음식점에서 식사하고 산책삼아 걷다가 ‘팔학리’ 라는 마을에 다다랐었다. 그때의 기억을 더듬어 이번에 그 마을을 탐방했다.

팔학리를 가기 위해 대덕면사무소에서 ‘대덕면민의 집’ 방향으로 가다 보면 먼저 왼쪽에 조선 태종 5대 후손인 이서를 추모하기 위한 매산리 소재의 재실 몽한각(夢漢閣)을 만나볼 수 있다. 몽한각 앞과 옆에는 아름드리 멋스러운 소나무 두 그루가 있어 또한번 눈길을 끈다.(매산리 소재, 한그루는 도지정문화재) 이렇게 지나는 길에 옆 마을도 감상하게 되어 더 좋았다.

팔학(八學)이란 마을 이름은 원래 마을 지세가 학이 나는 모습과 닮았다고 해서 지어졌으나 후손들을 잘 가르치고자 배울 학자로 바꾸었다고 한다. 이 마을은 1926년 이병호·김창호씨에 의해 개척되었다. 지금은 16호만 거주하고 있지만, 70년대는 30호가 넘었다. 호남고속도로가 생기면서 취락구조 개선사업이 진행되어 19호만 남고 나머지 세대는 ‘대조마을’로 이주해야만 했다. 

넓어서 편리한 마을 길

마을회관 앞 나무 그늘 아래 평상에 이장님과 앉아 이야기하다 보니 한분 두분 서로 인사하러 모여들었다. 16년 전 남편이 퇴임하고 시댁에 부모님과 함께하기 위해 이사와 살기 시작한 80대 어르신이 고추밭에 가는 길이라며 나오셨다. 도시에서 살다가 귀촌하셨는데 마을에 살기 어떠냐고 물었다.
마을주민들도 좋고 살기 좋아요.” 단지 운전을 그만둔 지 얼마 안 되어서 장거리 이동이 좀 불편하다고 하셨다.

이장님 고추는 믿고 사도 좋다며, 언제부터 내놓을 것인지 등을 이야기하고 있을 때 입석리에서 70년 전 부모님을 따라 이사 오신 고광윤 노인회 회장님께서도 나오셨다. 노인회장님은 직장 퇴임 후 고향인 이 마을로 왔다. 회장님께 마을 자랑을 부탁드렸더니 다 좋은데 마을 앞을 지나는 호남고속도로의 차량이 보이고 소음 때문에 방음벽이 설치되면 좋겠다고 했다.

 나무 그늘에서 나와 혼자 마을을 돌아보고 있다가 마당 잔디밭에 붉은 밤색의 토종닭 두 마리가 노닐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색채대비가 아름다웠다. 마침 어떤 분이 사실까 궁금했는데 가까이 가보니 소나무며 과실수 그리고 알록달록한 꽃들까지 손길이 많이 간 정원임이 느껴졌다. 마침 주인이 나와서 어떻게 이곳에 살게 되었는지 물었다. 10여 년 전에 이곳저곳 다니며 살기 좋은 곳을 찾다가 이곳이 마음에 들어 정착하게 되었다고 했다.

조금 더 걸어가 보니 사과나무와 한 송이 꽃에서 3가지 색이 나타나는 ‘란타나’ 꽃나무가 아주 예쁜 집이 보여 나도 모르게 발길이 옮겨졌다. 
어르신에게 구경해도 되는지 묻자 흔쾌히 허락했다. 꽃과 식물들이 마당을 가득 채우고 있어 누가 기르는지 물으니 아들이라고 했다. 이렇게 덕촌댁과 얘기를 나누었다. 그녀는 19세에 시집왔다. 어떻게 시집왔냐 물으니 나무 장사를 했던 시아버지께서 나무껍질과 장작을 사러 친정 마을에 오셨다가 덕촌댁을 보고 마음속 며느리로 낙점했다 한다. 
시아버지는 계획이 다 있었다. 시아버지는 집에 돌아와 술을 좋아하는 친정아버지를 모셔다가 막걸리를 잔뜩 드시게 한 다음 사성(四星:혼인이 정해진 뒤 신랑 집에서 신부 집으로 신랑의 사주를 적어서 보내는 종이)을 보내고 결혼 날짜를 잡아서 친정에 보내는 바람에 급하게 결혼까지 하게 되었다. 당시에는 가마를 타거나 걸어서 시집가곤 했는데 근방에서는 덕촌댁이 유일하게 택시 타고 시집왔다. 나무 장사를 하니 시댁은 가난하겠지, 생각했는데 시댁에 와서 보니 창고 쌀독에 곡식이 가득가득 쌓여있어 좋았다고 한다.

단맛이 익어가는 사과

장남 부부와 함께 사는 덕촌댁은 고추를 따다 말리는데 며느리, 장남, 덕촌댁이 과정 과정에서 각자가 맡은 역할이 있다. 따는 사람, 씻는 사람, 말리는 사람 . . . 시골 어르신들이 거의 혼자 사는데 인상도 성격도 좋은 덕촌댁은 아들 며느리와 함께 살아서 다복해 보였다. 취락구조 개선사업 시 대조마을로 이주하면 넓은 집터를 준다고 했지만 남편은 태어난 곳에서 살아야 한다며 이곳에 남았는데 잘한 것 같다며 만족해했다.

팔학리는 깨끗하고 정원들이 예쁘고 면사무소에서 가까워 식사 후나 면사무소에 일 보러 갈  경우 가벼운 산책으로 추천할 만한 마을이다.
지금 농촌은 김장 채소 모종 기르기와 심기 준비에 한창이다. 봉사·정직·성실을 신념으로 10년 이상 열심히 이장직을 맡고 계신 이근휴 이장님께 도움 주신 점 감사드린다./ 양홍숙 군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마을 유래 비석
은행나무 울타리
시골집 창고는 보약상자

장광호 편집국장  d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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