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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시평 【대숲소리】/ 담양답게, 더 담양답게!김옥열 칼럼위원(광주전남민주언론시민연합 상임대표)

사진을 많이 찍기에 여기저기 많이 돌아다니는 편이다. 전라남북도는 기본이고 때론 타 시도까지도 출사여행을 두루 다닌다. 그렇게 여기저기 시·군을 다니다보면 그 도시의 특성이 잘 보인다. 어떤 지역은 그 도시만의 색깔(단순한 色이 아니고)이 금세 드러나 눈길이 가고 구경하는 맛도 있다. 

도시의 색, 도로, 골목길의 벽화, 버스정류장, 간판, 문화재나 시설 안내판 등에 이르기까지 특색있게 잘 정비되고 깔끔하게 유지되는 지역은 왠지 정이가고 좋아 보인다. 그런데 어떤 곳은 별로 특색이 안 보이고, 어디서 본 듯한, 그저 그런 지역도 있다. 그 도시만의 강점을 살리기보다 다른 지역의 것을 베껴다놓거나 공공디자인적 완성도가 현저하게 떨어져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곳도 보인다. 

대표적인 게 어딜 가나 똑같은 모습의 벽화를 골목마다 그려대는 풍경이다. 무슨 창의력 부족 자랑이라도 하듯 전국 어디를 가도 비슷비슷한 골목길 벽화를 그렇게도 그려대는지. 벽화는 통영의 동피랑마을 한 곳 정도이면 얼마나 좋을까만은 팔도강산이 벽화 그리는 굿이다. 여행 좀 하시는 분들은 무슨 말인지 금방 알 것이다. 도시재생 운운하며 아까운 세금 가져다 페인트 장사, 얼치기 재생전문가들 배만 불리는 꼴이 가관이다. 

경쟁적 베끼기 좀 그만하면 안될까?
이런 모습은 마치 시·군들이 경쟁적으로 벌이는 축제가 하나같이 비슷한 모양으로 변해가는 것과 같다고나 할까? 어디 축제를 가나 농악에 이어 난타와 각설이, 통기타 가수들이 나오고, 똑같은 가수들과 무용단이 춤추고 노래하고, 파전에 막걸리와 도토리묵 등 음식까지 비슷하게 나오는 장면은 슬프고도 슬픈 일이다. 

그러나 단언컨대, 담양은 전자에 속한다. 광주에서 가깝기도 하고 먹거리, 볼거리, 즐길거리가 많아 나는 담양을 자주 찾는다. 그런데 담양을 찾을 때마다 놀라곤 한다. 다른 어느 지역보다 담양다운 개성이 두드러져 보이고, 특히 도시만의 강점을 살려가면서 달라져가는 모습이 보기 좋다. 아름다운 호수가 있고, 대한민국 안에서도 희귀한 가로수길이 있고, 담양에서만 나는 것으로 오해할 정도로 사람들 머리에 박혀버린 대나무까지 지천인 곳이라 자연환경적 장점이 많은 곳이 담양이다. 가사문학과 정자로 대표되는 역사문화적 요소도 만만치 않다. 

그런데 그런 강점을 더욱 도드라지게 보여주고 가꿔가는 모습이 참 보기 좋다. 
특장점인 대나무를 널리 심고 가꿔가고 가로수길에까지 대나무를 심어 도시브랜드화하는 모습은 이제 기본에 가깝다. 돌아다녀보면 가로등 하나, 신호등 기둥 하나도 모두 녹색으로 처리해 일관성을 유지하는 감각이랄지, 유적지나 쉼터, 문화시설이 있는 곳에는 어김없이 잘 만들어진 안내 또는 유래를 설명한 표지가 잘 마련되어 있다거나, 면 단위에까지 그 면을 상징하는 문장(紋章)을 갖고 있다. 여느 지자체와는 결이 좀 다르다. 새로 짓는 집은 슬라브 대신 박공으로 통일해서 운치를 더하기로 했다는 건 많이 다른 정책이다. 그 어디에서도 보지 못한 담양만의 것들이다. 다른 도시들이 대부분 새 길을 내면서 옛길을 없애고 더불어 가로수도 싹둑 베어버리는 데 비해 메타세쿼이아길을 보존해 관광 트레이드마크로 만든 것 등은 이제 고전에 속한다. 이런 걸 벤치마킹한 타 지역이 많이 생길 정도였으니까.

담양만의 상징들 보기 좋아
이런 노력이 더해져 담양은 이제 전국적인 명성의 관광지 또는 여행지가 되었다. 코로나19로 인해 잠시 주춤하고 있지만 주말이면 어디에 차 댈 곳이 없을 정도로 여행객이 몰리는 여행자의 도시가 담양이다. 감히 이야기하자면 민선시대에 들어 전남에서 담양은 매우 성공적으로 변모한 지자체 중의 하나다. 그 과정에서 힘을 모은 담양군민과 리더들의 노력에 경의를 표한다.
담양은 지금도 여전히 변신중이다. 환경생태적 요소를 잘 다듬고 인문학적 강점을 살려나가는 등의 발전방향은 매우 적절하다고 본다. 앞으로도 더욱 분발하기를 바라지만 그래도 노파심은 남는다. 제대로 잡은 방향을 잘 유지해갔으면 하는 마음에서다. 바라건대 담양만이 가진 색과 향을 더욱 집요하게 유지하고 새로 개발해가기 바란다. 담양다운 것을 더욱 담양답게 찾고 가꾸라는 뜻이다.

자기 색깔 가져야 성공하는 시대
앞서 말한 것처럼 지역 축제가 비슷해져 식상한 것은, 남이 하는 행사나 성공한 요인을 그대로 베끼기만 하기 때문이다. 
참고하되 자기 색깔, 자기 고장의 향취를 입혀야하는 데 그러지 못하기 때문에 나오는 현상이다. 모름지기 담양이 가장 잘하는 것, 담양만이 가진 것을 더욱 발전시키고, 새롭게 변형하려고 노력하길 당부한다. 

해동문화예술촌에도 전국 어디서도 못본 담양스러운 전시와 행사가 이어지길 기대한다. 관방제에선 가장 담양스런 축제와 놀이와 모임이 열리긴 소망한다.
그러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이 행정하는 분들의 생각인 것 같다. 행정하는 이들은 특히 무조건 타 지역 모방하고 따라가기 하고 싶은 욕구를 잘 참아내기 바란다. 

골목길에 벽화 그리듯 남이 하는 걸 똑같이 따라하는 것은 절대로 앞서갈 수 없다. 
남이 하지 않은 일을 하기 바란다. 남이 가지 않은 길, 담양만의 길을 가기 바란다. 담양은 꼭 그랬으면 좋겠다. 담양다운 것을 더욱 더 담양답게 만들고 유지하길 당부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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