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양군은 최근 “지역의 특화자원인 대나무를 지속가능하게 보전 및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대나무숲의 보전 및 관리를 위한 제도적 근거를 마련하고자” 라는 취지로 '대나무숲 보존 및 관리 조례안'을 담양군의회 임시회에 의안으로 상정하였다.
담양은 대나무의 고장으로 알려져 있는 만큼 이러한 담양군의 열정과 노력에 박수를 보내야 할 일이지만 한편으로 생각해보면 순서가 뒤바뀌지 않았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
  
 사실 민선 3기 이후로 대나무신산업을 강력히 추진하였고 민선 6기에는 세계대나무박람회도 개최하는 등 대나무를 활용한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열심히 일하는 담양군의 적극적인 노력에 많은 군민들은 기대를 걸었다. 
그러나 정작 대숲을 소유하고 관리하는 주민들의 입장에서는 별다른 소득보장이 안 되고 있는 현실에 도리어 개발에 장애요인으로 인식되어 훼손되고 있기도 하다. 어찌 보면 그런 의미에서 무분별한 훼손을 막기 위해 이러한 조례가 필요하지 않느냐고 말할 수도 있다. 하지만 소유주들에게 소득이 된다면 굳이 왜 훼손을 하겠는가?
 
 지난날을 되돌아보면 담양의 대숲은 2014년 국가중요농업유산으로 지정 받았고 이후 대나무박람회를 계기로 세계식량농업기구 산하 세계중요농업유산에 등재되기 위해 노력한 결과 2020년에 세계중요농업유산으로도 등재되었다. 
이 과정에서 담양군은 “국가중요농업유산으로 지정된 대나무밭 보전관리 종합계획을 수립하고, 대나무밭을 보전 정비하는 등 죽림면적을 확대해 나가며 대나무 마을에 산재한 폐가를 개선, 대나무 마을의 현지 생산물 판매를 위한 마을협동조합 설립 등 농업지원 방안을 강구하겠다”며 정책을 추진해 오고 있고 “특히, 국가중요농업유산으로 지정된 대나무밭을 브랜드로 개발 홍보해 대나무밭 탐방코스 및 테마공원 등을 조성 관광객을 유도하며, 세계농업유산 등재를 위해 각종 학술행사를 개최하는 등 담양 대나무밭을 세계적인 브랜드로 이미지를 높여 나갈 방침이다”고 하였다.

 이처럼 10여 년 가까이 대나무밭 보전에 대한 고민들이 담양군 차원에서 있어 왔기에 이왕 그 과정에 담양군 전체의 대밭에 대한 현황 및 관리상황, 대밭 소유주들의 의견수렴 등의 과정을 거쳐 종합적인 보전 및 관리계획을 수립해야 하는 것이 우선이지 않을까? 
용역의 범위를 조금만 더 넓힌다면 얼마든지 가능했을 일이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삼다리와 만성리 등 대나무숲이 세계중요농업유산으로 등재된 만큼 담양의 대숲 전반에 대한 기본계획을 조속히 수립해야 한다.
그 계획은 집단화되어 있는 대숲을 중심으로 지역별로 테마화하고 관광은 물론 농가소득 향상에도 기여할 수 있는, 대밭 소유주들과 행정 및 전문가들이 함께 하는 것이어야만 한다. 그러할 때 담양의 대숲은 지속가능할 수 있을 것이며 민관의 협력 하에 잘 보전되고 그 가치를 더해 갈 수 있을 것이다.

대숲 소유주들에게 대숲의 보전과 관리를 위해 노력한 만큼의 보상이 선결되지 않는 한 각종 개발의 유혹에 온전히 보전되기를 기대하기는 더더욱 어려운 일이다. 보전되어야 할 지역의 경우 군에서 매년 예산을 수립하여 매입하던지 대숲의 보전관리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 농가에게는 인센티브를 줘야 한다. 이렇게 충분한 사전교감이 없이 조례제정이 앞 설 경우 도리어 대숲의 훼손이 더 빨라질 수도 있음을 알아야 한다.
더욱이 주요한 조례제정의 경우 입법예고를 통한 형식적인 의견수렴만이 아니라 보다 적극적으로 이해당사자인 군민들을 그 과정에 참여시키고 의견을 수렴하여 최선의 합의안을 도출해 내는 것이 지방자치 시대 우리의 책무이지 않을까? 

우리 담양군은 조금 늦더라도 주민들과 함께 가려는 노력을 철저히 하고 있음이 자랑거리가 되면 정말 좋겠다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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