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양의 역사인물(36)/추성군 이서(李緖,1484∼)

추성군 이서(시비와 몽한각)

추성군 이서(李緖)는 조선의 왕손(王孫)으로 양녕대군의 증손자이다. 
형 이과의 왕위 추대사건에 연루돼 무고로 담양 창평(현.대덕면)에 유배되어 이곳에서 일생을 마쳤다. 
그는 유배가 풀린 이후에도 대궐에서 벌어지는 온갖 권력투쟁에 환멸을 느낀 나머지 한양으로 올라가지 않고 초야에 묻혀 불우헌 정극인의 ‘상춘곡’과 함께 한문 가사문학의 백미로 꼽히는 ‘낙지가(樂志歌)’를 지어 읊으며 일생을 마감했다. 
그는 ‘과거 보지 말고 부귀영화를 탐하지 말라’는 유언을 후손에게 남겼다. 유훈을 지키던 후손들은 양영대군 14대손부터 과거에 응시했다고 한다.

백성들과의 평안한 삶을 읊은 낙지가는 조선 중기 가사문학을 대표하는 곳이 담양지역 이었고 대부분의 가사(歌詞)가 한글로 쓰여진 장문의 詩라는 점에 반해 한문으로 쓰여진 담양지역 최초의 한문가사(漢文歌詞)란 점에서도 큰 의의를 지니고 있다.

<낙지가(樂志歌)>
하늘이 도와주신 우리 동방 명산도 많네
서울은 도읍터라 셀 수 없는 명산이 있고
(중략)
전라도 지리산은 푸르고도 푸르네
호남의 천리강산 53고을 이루어서
별처럼 벌여있어 담양고을 추월산은 
천만년 되어가도 15면이 주룡이네
오가는 원님들은 일이 없어 베개만 높일 뿐이요
왕덕(王德)은 백성들에게 미치어 善政 뿐이네
(중략)
대밭에서 탄금하던 왕유도 고인이오
냇가에서 탐화하던 정이는 현사로다
뜻 다하지 못하고 정 다하지 못하니 이 내 사업 누가 알랴
중장통의 낙지론을 내 또한 사숙 하리라

후손인 담양부사 이동야(李東野)와 창평현령 이훈징(李薰徵이) 등이 담양에서 관직을 보내면서 오랫동안 추성공자 이서公의 제실이 없음을 알고 그의 곧고 맑은 품성을 기리기 위해 순조 3년(1803년)에 대덕면 매산리에 몽한각(夢漢閣)을 세우고 지금껏 제실(祭室)로 사용하고 있다. 
한편, 담양에서 유유자적한 삶을 영위하다 생을 마감한 이서의 후손들이 창평 장화리 장전마을에 정착하여 근동에 일가를 이루게 되는데, 세계 최초로 비날론을 발명한 우리나라 최고의 공학박사 이승기 교수를 비롯 국무총리를 지냈던 이한기 박사 등이 이서의 후손들이다. 
이후 창평 장전마을은 태종-양녕대군-추성군 이서로 이어지는 계보 아래 석전 이최선과 그의 후손들까지 대대로 조선왕조 이씨 종친들의 명문가로 세대를 이어가게 된다./담양뉴스

추성공자 이서 유적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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