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믿는 종교의 성인들은 하나같이 검소한 모습으로 생을 마감했지만 그들이 우리에게 남겨준 선물은 너무 커서 그들을 신으로 모시고 믿고 그들처럼 세상을 살아가려고 애쓰는 것이 인생이다. 
그러나 우리는 내가 높아지고 싶어서 그들을 우상화시키는 본말이 전도된 허울에 젖은 세월을 살고 있지는 않은지 돌이켜 봐야 한다. 사회적으로 공인이 되어버린 사람들은 증자(曾子)가 말한 일일삼성(一日三省) 또는 삼성오신(三省吳身)을 통해 교만한 삶을 살고 있지는 않는지 또 그런 오해를 받고 있지는 않는지 돌아 볼 시간을 가져야 한다. 

몸을 던져 산화한 일본군의 신풍(神風가미카제)대원들에게 천왕은 신(神)이었다. 
특권에 취해 자신의 이름을 부르며 죽어가는 젊은이들이 있다는 것을 천왕은 빨리 깨닫고 막았어야 했다. 
최근 북한의 통치체제가 ‘김정은주의’라는 용어가 등장할 정도로 북한 주민들은 고통 속에 허덕여도 이제 김정은은 김일성처럼 스스로 신(神)의 영역인 태양(太陽)의 자리에 오른 것으로 분석되었다. 신의 영역을 넘어보는 인간의 탐욕은 바벨탑이 무너져야 겨우 깨닫는 것일까.
한때 저녁 9시만 되면 청와대 뉴스부터 시작하던 시절이 있었다. 그 뒤를 이은 대통령은 ‘보통사람’이라는 이미지로 변화를 도모했다. 그는 소련 중공 등 수 많은 공산권 국가와 수교를 하고 남북한 유엔가입 등 북방외교에서 성과를 거두었다. 관광 해외순방이라는 오해를 받을 수 없는 실리외교를 펼쳤다. 그런 전직 대통령이 사망했다. 그럼에도 국가장이나 국립묘지 안장에서 논란이 되었다. 높은 사람도 아니고 보통사람 취급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되었다. 모택동의 공칠과삼(功七過三)에서 과삼(過三)이 전체가 될 수도 있고 부분이 될 수 있다면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가끔 행사에 가보면 외부의 손님들을 모셔놓고 행사를 마련한 단체장이 사회자로부터 내빈(來賓)으로 소개를 받고 가슴에 꽃을 달고 축사를 한다. 부하직원들이야 자신의 상관을 첫 번째로 호명하여 초청을 받고 온 내빈(來賓)보다 내빈(內賓)으로 더 높여주려고 한다는 것을 진정 깨닫지 못하는 것일까. 
작년 6.25행사는 야간에 대형 공중급유기에 영상투시를 해가면서 진행되었다. 미국으로부터 공수된 147구의 참전용사 유해는 행사용 공중급유기에 옮겨 실어야 했고 하루 밤을 비행기 안에서 머물러야 했다. 참전용사 유해가 소품으로 사용된 것이다. 그것뿐인가, 하나의 감동스토리를 만들기 위해 청해부대의 임무지역을 갑작스럽게 변경하여 집단 코로나 감염 사태를 가져온 것이나 육중한 공중급유기까지 동원한 정치행위는 이제 지양(止揚)되어야 할 것이다. 

인공위성의 첫걸음인 누리호 발사는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 발사 전에 문제점을 인식한 현장의 과학자들이 분주하게 움직이는 그 현장에 의전관계관과 방송 관계자들이 들이닥쳐 주객이 전도되었다. 
경제는 삐거덕거리고 코로나19까지 삶을 힘들게 하는 상황에서 정치인들은 자신도 모르게 지지율에 매인 신(神)이 되어 가고 있는지 생각해봐야 한다. 문제는 그런 장면을 만들어주는 언론과 때만 되면 그런 정치인을 선출한 우리에게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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