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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고필의 문화에세이(21)전고필(문화기획가, 향토사전문책방 이목구심서 대표)

문화활동가 포럼에서 마주한 담양의 환대

 담양군과 담양군문화재단, 문화도시추진단의 주최로 2019년과 2021년 두차례 문화활동가들의 포럼을 할 수 있었다. 
사실 문화활동가 라는 명칭을 쓰게 된 것은 그리 오래된 역사가 아니다. 문화쪽에서 활동하는 이들은 예술가뿐만 아니라 기획자나 각 분야의 크레딧을 담당하는 연출자들, 이들이 생산하는 문화를 향유하고 다시 확산하는 이들 등 많은 영역에 걸쳐 존재함에도 이들을 지칭하는 온전한 용어가 나타나지 않았다. 

 문화기획자라는 말을 처음 사용한 것은 돌아가신 강준혁 선생님을 꼽고 있다.
다움아카데미를 통해 척박한 문화판에 수많은 문화인력을 양성했던 분이시고, 우리가 기억하는 대전엑스포를 총괄하셨던 분이기도 하다. 특정한 지역에 문화가 존중받는 사회가 되려면 최소한 30년은 공력을 투여해야 한다고 주창하시면서 선생님의 고향인 충남 서천에 매주 차를 타고 찾아 가시던 그 열정의 소유자였다. 후학들에게도 문화기획자가 되려면 자신의 이름을 앞에 올리지 말라고 진정으로 예술가를 존중하고 사랑하는 자만이 문화기획자가 될수 있다고 수없이 강조하셨던 분이다. 2000년 중반 파주의 임진각에서 평화축제를 하던 날 뵈었을 때 평화를 염원하는 불꽃놀이를 올리시면서 불꽃은 화려하된 축포소리가 들리지 않는 불꽃을 올리기 위해 프랑스에서 전문가를 모셔서 총괄하던 모습이 아직도 선연하다. 

 그런 열정들이 낳은 것이 문화기획자라는 용어가 일상적으로 쓰이기 시작했고, 기획자는 일반적으로 감독이나 총감독 같은 이름으로 문화가 사용되는 곳에서 일하게 되었다. 어떤 지자체에서는 아예 이 분야의 전문가를 전문직 공무원으로 모셔서 일하는 사례가 있고, 요즘은 대부분의 기초 자치단체에서는 지역문화진흥법에 의거하여 기초문화재단을 만들어 문화와 관련한 정책의 개발과 예술가 지원, 문화창작활동과 향유 지원, 문화복지, 생활문화활성화, 문화예술교육 등의 일들을 전문적으로 수행하도록 하고 있다.

 시스템적으로 일하게 되니 이 분야의 인력들이 바야흐로 곳곳에 등장하게 되었다. 
그래서 기초문화재단에 일하는 이들은 업력을 쌓고 스펙을 갈고 닦으며 다음 단계의 도약을 꿈꾸고, 광역문화재단에서 일하는 이들도 더 큰 곳을 향해 원대한 포부를 갖는 이들이 많아졌다. 남도의 경우는 광주에 있는 국립아시아문화전당과 같은 경우가 그들의 열망에 부응하는 곳이지만, 실재 전당에서 일하는 이들은 지금 전당과 아시아문화원이 통합되며 생겨난 전문직 공무원 자리에 진입하고자 노력하는 상황도 벌어지고 있다.

 한편으로는 다른 도시에서는 그간 도시재생이나, 농촌뉴딜, 어촌뉴딜, 시장활성화 사업 등이 시행되며 문화분야의 인력에 대한 쓰임이 많아지자 중심 인력은 아니면서도 각종의 문화관련 활동을 기획하고 실행하며 지역 문화의 활성화에 높은 기여를 하고 지냈다. 그러다 최근 몇 년간 지역문화진흥법에 의거한 문화도시 지정 사업이 벌어지며, 현장의 인력 뿐만 아니라 서울 중심으로 모여졌던 문화인력들이 자기 연고를 따르거나 혹은 자기 지향성에 맞는 지역을 찾아 지역으로 내려와 활동하는 이들이 부쩍 늘어났다. 매우 고무적인 일이라 보여지는 현상이었다. 우리 담양도 문화도시를 추진하며 내부 인력과 아웃소싱을 통해 전력 투구하고 있는 상황도 이와 다르지 않다.

 이런 활동가 100여명이 담양의 해동문화예술촌에 모여 문화도시의 미래를 얘기하고, 그간 지역문화는 어떤 정책과 지향성으로 달려왔는지, 다음 정부에서는 어떤 정책으로 지역과 문화가 만나야 하는지 깊게 고민하고 흉금없이 털어놓는 시간을 가졌던 것이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위원장, 지역문화진흥원장, 광주문화재단대표, 전남문화재단대표 등 대한민국 문화와 이 지역의 문화를 리드하는 이들이 함께 마주하며 주고받는 토론은 그야말로 지역과 세대와 성별을 넘어 진지하게 진행되었다. 

이번 포럼을 함께 준비하며, 많은 생각이 들었는데 그중 가장 고마운 것은 담양의 브랜드 이미지가 적어도 문화관련 활동가를 모시는데 하나의 주저함이 없을 정도로 생태적으로 건강하고, 자연환경과 미학적으로도 완결된 고장이란 점이다. 그러하기에 담양 한번 오시라는 말에 망설임 없이 와주는 활동가들이 태반이었다.  
그런 환경적 요인들에 더해 담양의 문화분야 활동가들이 이들과 마주하고 환대하며 서로의 경험과 미래비전을 공유하는 시간은 결코 헛된 시간이 아니었다. 군수께서 직접 제분의 인사들과 환담을 하며 반갑게 맞아주었고, 모두가 유익했던 1박2일의 활동가 포럼. 담양문화의 촉매제로서 더욱 발전했으면 좋겠다.

담양뉴스  webmaster@d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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