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양이야기(39)/담양의 제3대 대통령선거

제3대 대통령 선거는 다른 선거와는 그 양상이 크게 다른 점을 느낄 수 있었다.
1956년 4월 15일 제3대 대통령 선거가 공고되고 선거일은 한 달 후인 5월 15일로 결정됐다.
후보자는 자유당 이승만(李承晩), 민주당 신익희(申翼熙), 무소속에 조봉암(曺奉巖) 세사람이었다.
선거가 공고되기도 전에 3대 대통령 선거는 민주주의와 진보당 또는 공산당의 대결이란 말이 난무하기 시작했다. 선거가 시작되기도 전에 이념대결에 이어 각종 선심공세의 바람이 불기 시작한 것이다. 당시 경제난으로 각 농가에서는 절량농가가 속출하는 실정임에도 불구하고 선거를 앞둔 선심공세가 시작된 것이다.
또한 1956년 3월 29일 오전 10시 담양읍의회 의사당에서 각 기관장 및 재향경찰이 참석한 가운데 담양경찰동지회가 조직되었다. 회장에 김모씨, 부회장에 全모·양모씨 등 자유당 일색으로 조직되고 회장을 비롯한 간부 13명과 참석자들은 제3대 대통령선거 필승을 다짐하기도 하였다.

56년 4월 15일에 공고된 3대 대통령선거는 5월 15일 투표 한달을 앞두고 이념 대결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4월 17일 담양죽물시장에서 자유당 가두선전이 첫 포문을 열었다.
“친애하는 담양군민 여러분… (중략) … 이번 선거는 참된 진정한 민주주의와 공산당의 싸움입니다.” 자유당은 합법적(?) 선거운동이 시작되고 무소속 조봉암 후보는 공산당으로 지목되어 지하조직(?)으로, 민주당 신익희 후보는 담양군내에 선거사무소 간판 한번 내걸지 못하는 처지였다. 운동원 역시 모두가 내놓고 선거 운동하는 양성화를 떠나 음성적인 선거운동, 극히 소극적으로 움직였다. 경찰과 자유당에서 직·간접적인 탄압이 노골화되었기 때문이다.

민주당, 무소속의 선거운동은 중반전에 들어서면서 더욱 심한 미행, 감시로 침체되고 말았다. 그러나 유권자의 지지율은 민주당 신익희 후보가 앞섰고, ‘토지는 농민에게’의 구호가 농민에게는 달콤한 사탕으로 작용해 차점을 달리는 순간도 있었다.
자유당은 완장부대까지 동원하여 한편으로는 미인계(美人計)를, 또 한편으로는 폭력과 공갈 협박으로 2중적인 비겁한 선거전략(?)을 썼다.
종반전에 접어든 어느날 담양시내 곳곳에 신익희 후보 사망벽보가 게시되고 이어서 신문, 방송은 연일 톱뉴스로 신익희 후보 서거에 대한 보도가 계속되었다. 서거 소식에 접한 많은 국민은 큰 충격 속에 선생의 명복을 빌었다. 서울 한강 백사장에서 수백만명 유권자에게 “못살겠다 갈아보자, 이승만 독재자 갈아보자”고 외쳤던 신익희 후보의 사자후.
가끔씩 그의 모습이 주마등처럼 스쳐 갈때면 홀로 ‘비내리는 호남선’을 부르며 회한을 달래보기도 했다. 당시의 분위기를 단적으로 표현하자면 민주당은 초상집, 자유당은 잔치집, 무소속은 나간집 이었다.

종반전의 탄압은 더욱 심했다. 의외의 기권자가 크게 늘어날 징조가 노골적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무소속의 활동은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계속된 탄압은 더욱 심해져 지하선거운동을 벗어나지 못했다.
드디어 5월 15일 투표가 시작되자 새벽부터 자유당의 「완장부대」가 눈에 불을 켠 듯 미치광이처럼 날뛰는 그들의 행패 속에 해는 서산으로 넘어가고 담양동초등학교의 개조된 강당에서는 자유당 일색의 선거종사자들이 오순도순 다정하고 공정한(?) 개표가 진행되었다.
전기불이 나가면 촛불이 켜지고 전기불이 들어오면 촛불이 꺼지고 이것이 몇 번 반복되는 당시의 전기사정(?) 속에서도 담양군 투표구 35개소에서 선거인 4만4천7백48명 중 유효표 3만8천9백25표, 무효표 5천8백23표로 집계됐으며 자유당 이승만 후보가 2만5천4백27표, 무소속 조봉암 후보가 1만3천4백98표를 얻었다. 이승만과 조봉암의 표차는 1만 2천여표로 자유당이 이겼다.(출처 : 이해섭의 담양이야기-향토문화연구회 간) / 담양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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