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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斷想/ 묘서동처

교수신문이 금년 한해 우리나라의 세태를 평가하는 사자성어로 '묘서동처'(猫鼠同處)를 꼽았다. 교수신문에 따르면, 전국의 대학교수 88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29.2%가 '묘서동처'를 올해의 사자성어로 꼽았다고 밝혔다. 

‘묘서동처'(猫鼠同處)는 “고양이와 쥐가 함께 있다”는 뜻으로 도둑을 잡아야 할 사람이 도둑과 한패가 된 것을 비유한 사자성어다. 중국 당나라 역사서인 '구당서'에서 연유한다. 
지방의 군인이 집에서 고양이와 쥐가 같은 젖을 빨고 있는 모습을 보게 되는데, 쥐는 곡식을 훔쳐먹는 도둑, 고양이는 쥐를 잡는 동물이어서 둘은 함께 살 수 없는 관계임에도 함께 있다는 것은 도둑을 잡아야 할 사람이 도둑과 한패거리가 됐음을 의미한다. 

교수신문은 "국정을 엄정하게 책임지거나 공정하게 법을 집행하고 감시할 사람들이 한통속이 돼 이권에 개입하거나 연루된 상황을 수시로 봤다"며 추천 이유를 밝혔다.
아마도 금년에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됐던 LH 부동산투기 사건을 비롯 국가나 공공의 법을 지키고 감시·관리해야 할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사적으로 이익을 챙기거나 ‘내로남불’ 하는 일들로 국민을 크게 실망시켰던 한해였기 때문으로 여겨진다. 

내년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영혼까지 내팽개치고 정체성 없이 ‘이합집산’ 하는 국회의원, 정치인들도 ‘묘서동처’의 한 사례라 할 수 있겠다. 과거 윤석열 검찰총장 청문회 당시 핏대를 세우며 수사해야 한다던 일부 야당 국회의원들이 지금은 그 캠프의 핵심관계자로 한솥밥을 먹고 있으니 바로 ‘묘서동처’에 다름 아니다.

우리지역에서도 비슷한 사례를 찾아볼 수 있다. 과거 군수선거나 도의원·군의원 선거에서 상대편을 비판·비난하거나 적대시 했던 사람들이 이번 선거에서는 언제 그랬냐는 듯 과거의 적이었던 캠프에 몸담고 있는 사례도 있다. 과거는 과거일 뿐이고, 반복되는 선거에서 상황에 따라 적과 아군이 따로 없다는 시대상황(?)을 다소 이해한다 손 치더라도 당적을 자주 옮긴다거나 정체성 없이 이당저당, 이집저집 맥락없이 기웃거리거나 평소 고양이와 쥐의 관계처럼 지내다 선거철에 어떤 목적을 위해 동거동락을 마다않는 이들의 양태도 ‘묘서동처’에 해당된다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공정과 상식’이 크고작은 사건으로 온 국민의 화두가 되고 있는 시점에서 나라도 그렇고 지역도 그렇고, 부디 내년에는 정체성과 맥락있는 세상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장광호 편집국장  d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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