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茶田 송희자의 【꽃차이야기】(1)

茶田 송희자의 【꽃차이야기】(1)
담양뉴스는 2022년 새해 새로운 생활문화 코너로 우리 지역에서 꽃차전문가로
활동중인 茶田 송희자 님의 ‘꽃차이야기’를 월2회 가량 게재합니다. 
茶田 송희자 님은 ‘茶田(차밭)’ 이라는 호에서 알 수 있듯이 우리 차와 우리 꽃을 
소재로 오랜 시간을 연구하고 교육하고 책을 펴내 전국적인 명성을 얻고있는 꽃차 
전문가입니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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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뿌리를 기억하는 진귤꽃차

벽난로의 불빛이 아름다운 날, 진귤 속에 꽃을 넣어 만든 진귤꽃차 한 잔을 하며 시간을 걷는다. 지난 해부터 올해까지, 꽃차의 정체성과 기원을 알리기 위해 “꽃차(KOTCHA)는 한국이다” 캠페인을 진행해왔다. 오늘날 국내외로 은은한 향기처럼 퍼지는 꽃차 문화가 바로 여기 한국에 뿌리를 잡고 있고, 한반도의 아름다운 사계절과 따뜻하고 조화로운 한국인의 정서를 담고있다는 이야기를 알리고자 했다.

지난 30여년 간 꽃차와 함께한 시간이 떠오른다. 처음 담양에서 심은 ‘꽃차’라는 씨앗이 세월을 견디고 오랜 날 동안 고운 햇살을 품고 자라나 어느덧 주변과 어우러진 멋진 풍경처럼 자리한 인상을 받을 때면, ‘꽃차’가 주어진 삶의 이름처럼 느껴진다. 흐르는 시간에 뿌리를 내리고 살았다는 소중한 마음이 생겨난다. 이처럼 모든 것에서 뿌리를 찾는 일은 중요한 일이다.

담양, 땅이 숨쉬는 곳, 물이 살아있는 곳, 공기가 건강을 되찾아주는 곳, 대나무의 바람소리가 귀를 스치는 곳에서 정직한 마음과 성실함을 바탕으로 꽃을 키웠다. 그 꽃을 한국과 세계 곳곳에서 다시 ‘꽃차’라는 문화로 피워냈으니 이 얼마나 벅찬 일인가.

제주시 도련동에는 250년 간 보존되어온 7그루의 진귤나무가 있다. 귤중에서도 진귤은 조선시대 때 임금님께 진상되었던 귀한 약재 중에 하나였다고 전해진다. 귀하게 여겨지는 정신을 잇고자 그 역사 깊은 진귤을 구해 꽃차 중의 백미인 백화(百花)를 더했다.

우리가 아는 귤 중에는 천혜향, 레드향, 한라봉 등과 같은 여러 품종이 있다. 진귤은 귤 중에 효시, 종자나무에서 열리는 열매이다. 이름부터 낯선 이 진귤은 탱자와 닮았다. 또한 씨가 많아 유자하고도 닮았다. 쪼개보면 향은 탱자인데 맛은 귤맛이다. 다양함을 품은 진귤을 깨끗이 씻은 후에 머리부분만 살짝 도려내어 씨를 제거한다. 설탕을 뿌려 한 시간쯤 두었다가 이후 과육만 건져내어 그 속에 백화를 넣는다.

백화차(百花茶)는 열두 달의 꽃들을 모아 만든 차이다. 봄·여름·가을·겨울의 꽃차를 혼합하여 따뜻함과 시원함, 뜨거움과 차가움을 하나로 만든 꽃차이다. 1년을 모아 혼합하면 다시 숙성의 시간을 갖는다. 향의 혼합, 맛의 조화를 이끌어내는 시간이다. 이렇듯 시간이 지나면 큰 덖음솥에서 덖어준다. 꽃이 가지고 있는 보호본능으로써의 향은 날려버리고 사람의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하는 향을 만드는 시간. 꽃차의 뿌리는 처음에는 각기 하나의 꽃이지만 이런 과정을 지나서 비로소 여러 개의 꽃이 하나의 꽃차로 탄생된다. 진귤 속에 백화가 들어가 다시 조화를 이루는 시간을 지나면 새로운 꽃차, 진귤꽃차가 완성된다.

진귤꽃차는 300ml 다관에 1알을 넣고 100℃의 끓는 물을 부어 2분간 우려내어 마신다. 첫 번째 차맛은 밀감향의 단맛과 꽃차의 단맛이 어우러져 일품이다. 두 번째 차맛은 탱자를 닮은 묵직한 향과 함께 밀감의 단맛을 느낄 수 있다. 세 번째 차맛은 꽃향이 흩어져 입안에 화사함이 담긴다. 세번째 우린 차를 마실 때면, 하나의 차로 여러 가지 경험을 할 수 있는 귀한 차라고 여겨진다.

나무에는 종자목이 있다. 꽃차에도 종주국이 있다. 흔히 꽃차와 화차를 혼동하는 경우가꽃차는 많으나, 녹차에 꽃의 향을 입힌 중국의 화차(花茶, Hwacha)와 달리 꽃차(Kotcha)는 제조과정, 맛, 향, 색, 문화 등 한국만이 가지고 있는 고유한 정서를 품고있다. 꽃차의 종주국은 한국이다. 이처럼 뿌리를 찾고, 뿌리를 기억하는 일은 꽃차를 우리의 것으로 보존하고 발전시키는 기초이므로, 시작부터 지켜야 할 가장 큰 가치 있는 일이라 생각된다. 진귤꽃차, 시간이 만들어주는 선물. 그 뿌리가 한국임이 기억되길 바란다.

코로나19로 몸과 마음이 지쳐가는 요즘이다. 활기를 되찾아줄 수 있는 무언가가 간절한 지금, 벽난로 앞에서 시간을 되짚으며 여러 기억을 품은 진귤꽃차 한 잔에 위로를 받는다.

장광호 편집국장  d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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