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茶田 송희자의 【꽃차이야기】(2)

茶田 송희자의 【꽃차이야기】(2)
담양뉴스는 2022년 새해 새로운 생활문화 코너로 우리 지역에서 꽃차전문가로
활동중인 茶田 송희자 님의 ‘꽃차이야기’를 월2회 가량 게재합니다. 
茶田 송희자 님은 ‘茶田(차밭)’ 이라는 호에서 알 수 있듯이 우리 차와 우리 꽃을 
소재로 오랜 시간을 연구하고 교육하고 책을 펴내 전국적인 명성을 얻고있는 꽃차 
전문가입니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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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붉게 떨어지는 동백꽃차

갑자기 가슴이 먹먹해온다. 보기만 하여도 이렇게 슬픈데 전생에 어떤 사연이 있었기에 이토록 동백꽃 떨어진 붉은 모습에 뜨거운 눈물이 흐르는가.

지금도 그때를 잊지 못한다. 여수 오동도의 동백축제 현장으로 출장을 갔던 날이었다. 후두둑 떨어져 땅 위에서 다시 피어있는 동백꽃이 갑작스레 내 눈가에 눈물을 고이게 했고, 이유 없는 눈물은 마침내 운전까지 멈추게 했다. 그날의 경험은 나만의 경험이었을까, 그렇다면 분명 내 전생에 동백과 관련된 어떤 사연이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엉뚱한 생각하며 돌아온 적이 있었다. 이 일을 계기로 동백꽃이 피면 늘 그날의 붉은 장면들이 떠오른다. 눈부신 하늘과 찬 공기, 그리고 붉게 떨어져 땅에서 다시 피어난 동백이.

그날의 기억 탓인 것 같다.

동백의 꽃말인 “누구보다 그대를 사랑하리”와 함께 동백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서로를 바라보며 응원해주는 붉은 빛 사랑을 나누는 듯한 활기찬 인상을 받으면서도, 한편으로는 어딘가 모를 담담하고 조용한 ‘그리움’이 떠오른다.동백꽃은 겨울꽃이다. 그리운 동박새의 친구가 되어 바닷바람을 등에 업고 햇살과 사랑하며 피는 꽃이다. 두툼한 갑옷과도 같은 겉껍질을 뚫고 나오면 빨간 꽃잎이 보인다. 꽃잎은 아래쪽에 찰싹 붙어있는 수술과 온도와 수분, 영양을 공유하고 수정이 끝나면 수술과 함께 몸을 떨구어 땅 위에서 한 번 더 피었다가 사라진다.

동백꽃차를 만들 때에는 꽃잎에 두텁게 자리한 수분, 꽃잎에 붙은 수술을 고려하여 채취한 후 하루 정도(24시간) 채반 또는 소쿠리에 얇게 펴서 수분을 날려준다. 시들리는 작업이다.하루쯤 지난 동백꽃은 수분이 날아가 만지면 부드러운 실크 같이 꽃봉오리가 말랑말랑 해진다. 꽃의 밑쪽을 살살 돌려가며 만져주면 밑받침과 암술머리가 분리된다. 마치 인위적으로 꽃을 떨구어내는 것과 같다. 꽃봉오리 밑부분을 분리하면 뚫린 구멍으로 통풍이 되기 때문에 건조 시에 잘 마르고 색상의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다. 겨울철은 실내가 건조하기 때문에 실온에서는 일주일 정도 두면 완성된다. 식품건조기를 사용할 경우 45℃에서 30시간 건조하면 된다.

이렇게 건조된 꽃은 물을 끓여 수증기가 올라오면 수술의 방향이 아래를 향하게 두어 찔 때 꽃가루가 분리되어 떨어지거나 남은 것이 수술에 잘 붙을 수 있게 해준다. 꽃을 찔 때는 뚜껑을 닫고 찔 경우 머무는 수증기에 의해 꽃의 색이 변할 수 있으니 열어놓고 찌는 것이 좋다. 40초씩 2~3회 반복하여 찐다. 찐 후 다시 펼쳐서 식혀주면 뽀송뽀송한 상태의 꽃차가 완성된다.동백꽃차 2송이를 다관에 넣고 100℃의 끓는 물을 부어 2분간 우려내어 마신다. 꽃의 부활이 이런 모습일까, 동백꽃은 찻잔 위에서 본래의 색처럼 붉은빛으로 환생하는 것이 아니라 영롱하고도 품위있는 색과 모습으로 다시 피어난다.다만 동백꽃차는 꽃차로서는 늘 아쉬움이 남는다. 그래서 필자는 동백꽃차를 우릴 때 보리순차를 함께 넣어서 우린다. 찻물이 우러나고 있는 다관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으면 초록의 대지에 이제 막 동백꽃이 피어난 듯, 봄의 기운이 바닥에 자리하고 겨울을 한가득 품은 듯 조화를 이룬 따뜻함을 목격할 수 있다. 조심스레 찻잔에 옮겨 담아 마시면, 맛과 향에 더불어 어딘가 충만한 느낌이 드는 또 하나의 독특한 경험을 하게 된다.

바닷바람 맞은 해남의 동백꽃과 모후산의 따뜻한 정기 속에 키워진 보리순을 합하여 댓잎의 속삼임을 친구 삼아 만들어진 동백꽃차 한 잔, 오늘은 그리움을 한 잔 하면서 조용한 사랑을 해볼까 한다.

장광호 편집국장  d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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