茶田 송희자의 【꽃차이야기】(3)
담양뉴스는 2022년 새해 새로운 생활문화 코너로 우리 지역에서 꽃차전문가로
활동중인 茶田 송희자 님의 ‘꽃차이야기’를 월2회 가량 게재합니다. 
茶田 송희자 님은 ‘茶田(차밭)’ 이라는 호에서 알 수 있듯이 우리 차와 우리 꽃을 
소재로 오랜 시간을 연구하고 교육하고 책을 펴내 전국적인 명성을 얻고있는 꽃차 
전문가입니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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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다가올 사랑, 매화차

입춘이 지났다. 봄으로 넘어 들어왔다. 이제 따뜻한 햇살과 땅 깊은 곳의 따뜻한 물을 만나면 나뭇가지 끝에서 꽃이 피어날게다.
다가올 사랑……. 매화의 ‘꽃차말’이다. 

꽃에 ‘꽃말’이 있듯이 꽃차에서 전해지는 공감대와 느낌을 적은 꽃차의 언어가 수식어 되어 ‘꽃차말’이 된다. 매화차를 대할 때면 봄을 기다리는 마음과 꽃차를 마시고 난 뒤의 달콤함과 시원함이 앞으로 다가올 삶 속에서 기대하고 만나고 싶은 사랑의 느낌으로 다가온다. 그러한 마음으로 오늘은 매화차 한 잔을 앞에 놓고 이야기를 적어 보련다.
    
매화하면 많은 사람들이 광양의 매화마을을 생각하지만, 매화는 담양의 군화이기도 하다. 담양의 정자 문화와 가사 문학 속에서 매화가 피어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매화는 강인함과 굳은 신념을 상징하는 담양의 군목 대나무와 함께 담양의 자긍심을 보여주는 상징으로써 군자의 도인 지조와 절개, 인내하며 피어나는 향으로 소개되곤 한다.
    
매화와 대나무에 더불어 난꽃과 국화까지를 군자의 품성을 닮은 식물이라 하여 사군자(四君子)라고 부른다. 지난해 11월, 전라남도와 일본 고치현과의 자매결연 5주년을 기념하는 온라인 교류행사가 있었다. 이때 소개된 차가 바로 사군자차(四君子茶)였다. 사군자차란 매화, 난꽃(차꽃으로 대체), 국화, 대나무잎을 혼합하여 만든 차로, 그윽하고 품격 있는 맛과 향에 더불어 군자의 덕(德)을 상징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의미 있는 차이다. 더불어 사군자차를 통해 담양의 대나무축제와 가사문학을 소개하고 꽃차가 한국의 고유한 문화임을 알릴 수 있었다. 자연물에 깃든 선비 정신과 고풍스럽고 독창적인 우리의 꽃차문화, 그리고 불황 속의 교류라는 열정의 결과, 이날 전라남도와 공동 추진한 온라인 꽃차 체험 행사는 외교부로부터 공공외교부문의 우수사례로 창의상을 받게 되었다. 매화의 상징성과 가사문학의 정신이 가져다준 감동스러운 경험이 아닐 수 없었다.
     
집 앞에 매화나무를 심은 지 30년이 되어간다. 이제는 잎이 없는 모습을 봐도 정겨운 매화나무는 매년 꽃을 내어준다. 완연한 봄이 오기 전, 손을 호호 불어가며 꽃 수확을 도와주시는 아주머니들의 손길에서 꽃차는 시작된다. 작업을 시작하는 건 새벽 안개 자욱한 시간, 햇살이 퍼지기 전에 작업을 시작해야 한다. 매화차의 생명은 생화 상태일 때의 신선도에 달려있기 때문에 꽃이 잠자는 시간을 이용해 꽃을 채취한다. 잔가지를 전정하여 내려주면 나무 아래에서 옹기종기 앉아 나무로부터 꽃을 분리하여 바구니에 담는다. 바구니에 담긴 매화는 식품건조기에 얇게 펴서 45℃에서 30시간을 건조한다. 이때 퍼져 나오는 매화향은 온 집안을 감싸 안는다. 향기의 파도는 그렇게 봄의 시작을 알린다.
    
건조된 매화는 증제작업을 거친다. 물을 끓여 수증기가 올려오면 바구니에 담은 매화를 수증기 위에 대고 앞뒤로 흔들어주며 쪄준다. 흔들 때 바구니의 미세한 틈 사이사이로 수증기가 빠져나가야 꽃에 머무는 수증기가 없다. 약 15초간 흔들어주며 찐 후에는 펼쳐서 식힌다. 잔여수분을 확인하면 완성된다.
    
매화차는 300ml 기준 0.5g을 넣고 100℃의 끓는 물을 부어 2분간 우려내어 마신다. 두 번째는 3분간 우린다. 꽃차는 1번만 우리는 것에 그치지 않고, 3번~5번까지 시간을 조절하여 우리면 각각의 향미가 다르게 나오기 때문에 여러 번 우렸을 때 마시는 재미가 크다. 1번만 마신다면 꽃차의 양을 적게 하여 마시는 것이 좋다. 
    
매화는 기본적으로 청매를 생각한다. 하지만 매화의 종류에는 홍매와 옥매도 있다. 나무의 종류에 따라 꽃의 맛과 향에 차이가 있고 느껴지는 아름다움도 다르다. 청매는 귀엽고 깨끗한 인상에 맛이 달지만 홍매와 홍겹매는 고풍스러운 외관에 단맛과 부드러움이 더 가득하다. 옥매는 화사함과 풋풋함이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처럼 알고 마시면 재미도 힐링의 효과도 클 것이다.
    
매화차는 가슴이 답답할 때 속을 시원하게 내려주는 효과가 있다. 일상의 시간을 걷다보면 순간순간 다가서는 압박감과 계절이 주는 노곤함을 매화차 한 잔으로 달래보길 권한다.

장광호 편집국장  d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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