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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민과 문화마을, 살기좋은 공동체, 수북면 대방리 원대방마을뚤레뚤레 동네한바퀴(48)

원주민과 문화마을, 살기좋은 공동체 형성

▲대방리 표지석

대방(大舫)리는 지형이 지박주형(只泊舟形: 배 한척이 머물러있는 형태)이기 때문에 이름 지어졌으며 1·2·3구로 나누어져 있다. 1구는 송정마을로 50호, 2구는 중촌·원대방 마을로 120호, 3구는 포박·남전·진등 3개 마을로 이뤄진 곳으로 200호 가량의 주민이 살고 있다. 

오늘은 2구 중촌 원대방 마을 중심으로 돌아본다. 이 마을은 1400년 말경 나주인 진의집에 의해 개척되었다. 마을회관 앞에는 진의집이 열심히 공부하여 문과에 급제, 이를 기념하기 위해 심었다는 느티나무 두 그루가 장중하게 서 있어 이곳이 오래된 마을임을 보여준다. 

수북은 광주시 북구에서 20분 거리에 있고 주변 환경이 아름다워 98년 담양군이 한국농어촌공사에 사업을 위탁해 문화마을(문화마을: 낙후된 농촌의 생활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정부가 1990년부터 추진했던 전원형 단독주택 마을 조성사업으로 전원생활을 동경하는 도시민은 물론 농촌의 실수요자들에게 분양했다.)을 조성했기 때문에 상·하수도 등 기반시설이 잘 갖춰져 있다. 당시 평당 25만원 가량의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분양했다. 이 마을은 원래 40호 정도가 살고 있던 마을이었는데, 현재 120호가 거주하고 2/3가량이 도시에서 이주한 사람들로 구성되어 있다. 

▲마을 이장님 댁과 함께~

이장(구제준)님이 마을회관이 멋지게 리모델링 되었다고 해서 들어가 봤다. 
회관 거실을 편백으로 단장해 아주 깨끗하게 정돈되어 있어서 분위기가 젊고 밝았다. 충분히 자랑할 만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을 골목을 돌아보니 대부분이 새로 지은 주택이라 깨끗했다. 특히 담장이 허리 높이 정도로 낮아 개방적인 느낌을 주어서 주민들 간에 소통도 더 잘 될 것 같았다. 좀 더 마을 안쪽 골목으로 들어가 봤다. 시간의 흐름과 함께 각기 다른 생김새와 저마다의 색깔로 이끼 옷을 입은 돌들은 마치 붓으로 물감을 칠한 듯 다양한 색감을 드러내어 정말 아름다운 옛 담장의 모습이 조금이나마 남아있어서 반가웠다. 그리고 무너져 내리는 담장 보수를 위해 다채로운 색의 흙돌담 위로 쌓아놓은 블록의 모래알들이 흐무러지고 있는 것을 보니 내가 시간 이동해서 어린 시절의 내 고향 마을로 가 있는 것 같은 착각에 빠져들게 했다.

마을을 돌아보면서 쓰레기 배출장소 3곳을 지나쳤다. 명절 끝이라 쓰레기양이 많을 법한데도 모두 깨끗하게 정돈되어 있었다. 비결을 물으니 총무(신용욱)님께 연락해보면 비결을 알 수 있다고 했다. 총무님 설명에 의하면, 원래 마을 바깥쪽에 있던 쓰레기장을 마을 안쪽으로 이동했다. 그리고 한 가구당 2주일 연속 아침과 저녁에 쓰레기장을 정리하는 쓰레기 당번제를 실시했다.
마을 내의 쓰레기장 정리 당번제 초기에는 서로 얼굴을 모르기 때문에 쓰레기장 정리 당번 주민들이 쓰레기 수거하는 사람인 줄 알고 대하는 일도 벌어졌다. 고위공직 은퇴한 분들과 사회적 지위가 있는 분들도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을 보고 나중에는 쓰레기 정리 당번 모임에 들어가고 싶다고 할 정도로 마을주민들의 관심이 생겼다. 2년여 지속하다 보니 갈수록 쓰레기 배출량은 줄고 처음에는 많이 사용되던 종량제 봉투도 지금은 조금밖에 들어가지 않는다. 현재 쓰레기 정리 당번제는 진행하지 않는다. 각자 알아서 제대로 배출하면 당번이 필요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저수지 제방에서 바라본 마을 전경
▲대방 저수지

마을탐방 하루 전 도서관 관람을 부탁드렸던 ‘한이직 기념도서관’ 관장님은 마을 가장 위쪽 대방저수지 바로 아래쪽에서 만났다. 1933년 평양 숭실대학교 영문과를 졸업해 평생 교직에 몸을 담은 아버지께서 물려주신 낡은 책장에 있는 덴마크 교육의 아버지 니콜라이 그룬트비(1783~1872), 덴마크의 부흥 운동가 엔리코 달가스(1828~1894), 그리고 한센인 격리지 ‘몰로카이섬’으로 들어가서 카톨릭 신자와 개신교 신자를 가리지 않고 한센인을 보살핀 다미앙 신부(1840~1884)의 전기를 읽고 ‘나도 40세 이후에는 도서관을 세워 농장에서 일하며 소외받는 사람들과 함께 살겠다.’는 꿈을 정했다. 
또 국내최초 아동전문서점 ‘동그라미 책마을’을 열었고, 1998년에 전남대학교 부근으로 자리를 옮겨 문화공간 ‘선한 이웃’이라는 서점을 열어 이곳을 찾은 대학생들은 클래식 음악도 감상하고 자유롭게 토론도 했다. 그러나 초등학생들은 학원에 가느라 바빴고 대학생들의 관심사는 예전과 달라졌다. 그래서 담양 동초등학교 재학시절의 아름다운 추억의 인연으로 이렇게 수북에 자리 잡았다.

▲한이직 기념도서관

현재 ‘한이직 기념도서관’은 서고·세미나실·공연장·영화음반실·토론실·갤러리 등이 3층 건물에 한 치의 빈틈도 없이 촘촘하게 들어서 있다. 
여기서 독거노인·조손가정 아이들·한부모 가정 아이들·소년 소녀 가장·미혼모·외국 이주여성·지적 장애인 등 이른바 사회적 약자들을 대상으로 자연과 연계한 교육 및 활동을 해왔다. 그 결과 2007년 전라남도에서 19번째로 팜스테이 마을로 지정받게 되었다. 또 2009년에는 농촌진흥청으로부터 ‘농촌교육농장’으로 지정받았다. 전라남도 교육청의 교육기부 1호 이기도 하다.

▲도서관 2층 프로그램 진행실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학생들이 광주·전남의 역사를 너무 모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학생들에게 역사를 가르치는 것, 그리고 한국인이 12,000명이나 살고 있는 호주 ‘브리스번’에 한국 도서관을 개설하는 것이 앞으로의 그의 목표다. 
부디 건강하셔서 이 멋진 일을 꾸준히 해주시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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