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요코하마 항구의 창고지대 ‘아카랭가’는 어쩌면 아트 플랫폼을 조성하여 국제 미술 시장과 연계된 성공 사례를 보여줄 수 있는 가능성이 있었다.  

하지만 결정적으로 창고지대의 장점인 개방성과 문화공간으로 사용되는 문화적 재생을 무시하고 자본 위주의 상가지대로 만들어 장점을 살리지 못했다고 보여진다. 

미술시장 또한 예술가 집단 소통의 플랫폼 부재와 부동산 버블경제(1986~1991년) 이후 ‘잃어버린 10년’에 따른 영향, 자국 우선주의 미술시장 등의 분위기에 의해 개척되지 못하고 말았다.

산업화 과정과 미술시장 형성의 연관성은 국민소득 수준 경제력에 국가 문화정책의 우선 순위에 의해 좌우되며 영향을 받는다. 하지만 일본의 경우 국내 정서에만 의존된 방식에 선진 성공사례로 이어지지 못한 것으로 생각된다.

국내 여건 또한 일본과 크게 다르지 않다. 2010년 들어 정부 각 부처에서 지원된 도시재생은 관 중심의 지자체 기준으로 포괄적으로 진행되었다. 하지만 전문가를 활용하지 못하고 공직 행정 성과주의에 매몰된 방식으로 일관하여 전국에 수많은 하드웨어만 구축되었고 심지어 일부는 다시 공동화 운명에 처해질 위기에 있다.

예를 들면 운영 중심의 사전 계획에서 출발하여 자생성을 갖출 수 있는 사전 프로그램과 함께 지속운영을 위한 사용자 위주의 리모델링이 아닌 반대로 정치 행정 공직 기준의 각 분야를 모두 넣으려 한다.

카페, 도서관, 무용연습실, 공연장, 전시장, 아카이빙 관까지 모든 장르를 아우르는 얼핏 보면 주민을 위한 기준을 잡고 하드웨어 구축에 열을 올린다. 하지만 특화되지 않은 다중 복합공간은 운영자를 찾기 힘들다.  관과 공직 중심의 방식은 사용자가 아닌 성과 중심으로 하드웨어 구축 이후의 대안이 부족하며 거버넌스와 전문가 활용에 대한 기존 정부 방침이 무시되기 일쑤다.

예산 집행에 대한 책임과 사후관리 등의 고민 등이 문제라면 전문 회계관리와 사전 프로그램을 잘 활용해야 한다.   또한 사후 관리는 지속 운영에 대한 자신감으로 문화활동에 따른 활성화를 고민해야하는 것이다.   

AI기반의 4차 산업혁명은 많은 것을 변화시킬 것이며 새로운 패러다임이 구축되리라 에상된다.  실제 현재 삶의 방식이 안정을 추구하는 기준에 넘치는 풍요를 추구해 왔다. 하지만 국민소득 기준이 향상되며 새로움을 추구하는 문화에 대한 욕망이 강해질 수밖에 없다. 

산업사회를 경험하고 힐링 여행과 높은 삶의 질 향상은 더 많은 자극과 정보를 요구하던 지금까지의 방식에 또다른 변화를 요구하기에 이르렀다. 지구촌 문명 발전의 과정 속에서 평등과 보편적 가치는 국가주의 민족주의, 종교에 의해 등급 피라밋을 형성하게 하는 역효과를 나타냈다. 어느 때보다 지구촌 인구가 포화상태인 현대에 도시구조와 인과적 순환인 자연과 괴리된 상태는 심화되고 있다.

대도시에 집중된 인구 밀집 현상은 재해와 바이러스에 취약하고 문명을 되돌아보게 하는 자정운동으로 나타나고 있지만 인간의 끊임없는 욕망은 현재 진행형이다.
대도시에 비해 기초지자체는 인구절벽 시대를 정면으로 맞고 있으며 붕괴위기에 놓이기도 한다. 

인간을 비롯한 동물이 태어난 환경에 가장 적합한 구조적 모습으로 나타나며 성격과 건강까지 영향을 끼치기에 본질적으로 회귀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임에도 우리 모두는 문명 속 미로를 헤매고 있다. 그렇다면 미래 우리의 삶과 지자체의 미래는 어떻게 디자인해야 하는가? 모든 잔재를 털고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함께 공존할 방식과 인류의 평등한 삶에 대한 고민이 뒤따라야 한다.

거의 모든 지자체가 사색과 힐링이 함께하는 문화예술관광을 준비하지만 아직 융복합 시너지와 산업화에 대한 기대감이 높지 않은 것이 현실이며 특히 부족한 사람에 대한 투자와 전문 인력 구축은 요원한 실정이다. 비대면 사회를 준비하고 문명의 왜곡인 밀집밀폐형 도시구조를 변화시켜야만 할 것이다.

세대간 균형과 괴리가 심하더라도 각자 기존의 방식을 버리고 함께 미래를 고민하고 정치행정과 문화가 바뀌어야 하는 것이다.

(이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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