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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로시티 칼럼(1)/ 그 사람, 에코사피엔스정호 담양군 슬로시티사무국 국장

담양뉴스는 기획취재 【슬로시티 담양 미래 전망은?】 보도와 관련해 담양군 슬로시티사무국 실무책임자인 정호 사무국장의 칼럼을 통해 슬로시티 담양이 나아가야 할 방향성 등에 대해 몇 차례(월2회) 칼럼을 게재합니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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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호 사무국장(프로필)
· 담양군 슬로시티사무국 국장
· 담양군자치분권추진협의회 위원
· 담양교육참여위원회 위원장
· 전남도교육참여위원회미래혁신교육특별위원회위원장
· 대숲교육공동체 대표 
· 창평향교 장의

코로나가 장기화되면서 발이 꽁공 묶였던 인류는 마스크로 입을 가린 탓에 숨조차 맘껏 쉴 수 없었다. 기후위기는 싱그런 봄날, 때아닌 서리로 고추를 얼렸고, 낮엔 작열하는 태양의 직사광선 탓에 에어컨을, 밤엔 가을바람이 불어 보일러를 틀게 했다. 악순환이다. 요즘 이런 아우성은 흔한 일이 되었다. 

인류를 위협하는 3가지는 전염병, 기후위기, 핵과 방사능이라고 한다. 
인도 뉴델리의 4월 온도는 44도, 파키스탄은 47도를 기록했다. 살인적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제3차 세계대전의 공포와 더불어 유가를 강타하여 경유가 휘발유 가격보다 비싸졌다. 밀을 비롯한 주요 곡물 생산량이 급감한 탓에 식량 확보를 위한 치열한 전쟁이 시작되어 개별국가들의 정치적 혼란은 가속화되고 있다. 어디에 숨을까? 과연 숨을 곳은 있는가? 그래서 '갈 곳을 잃은 호모사피엔스'라는 말이 회자되는 시대이다. 

최근 정사인의 '사향가(思鄕歌)'를 듣는 이가 늘었다고 한다.
지면을 통해서나마 한 번 들어보자. 
“내 고향을 이별하고 타관에 와서/ 적적한 밤 홀로 앉아 생각을 하니/ 답답한 마음. 아~ 누가 위로해/ 우리 집을 떠나올 때/ 내 어머님이 문 앞에서 눈물 흘리며/ 잘 다녀오너라 하시던 말씀. 아~ 귀에 들린다/ 우리 집서 머지 않아 조금 나가면/ 작은 시내 졸졸 흐르며/ 어린 동생들 놀던 그 모양. 아~ 눈에 암담해/ 중천으로 날아가는 저 기러기 기러기 떼야/ 너 가는 길 그리 바쁘냐/ 나의 회포를 우리 부모께. 아~ 전해 주렴아/ 아~ 전해 주렴아” 

맞다. 호모사피엔스는 한마디로 ‘고향을 상실한 인류’이다. 
슬로시티 담양이 고도위험을 동반한 복합위기의 시대에 ‘고향을 상실한 채 갈 곳을 잃은 호모사피엔스’의 골방이 될 수 있을까? 
자유가 박탈된 어두운 시대에 “이 세상의 소리가 들리지 않는/ 이 세상의 냄새가 들어오지 않는/ 은밀한 골방을 그대는 가졌는가? (중략) 세상 소리와 냄새 다 끊어버린 후/ 맑은 등잔 하나 가만히 밝혀만 놓으면/ 극진하신 님의 꿈같은 속삭임을 들을 수 있는 그런 골방을 가졌는가?”라고 물었던 함석헌의 골방이 담양일 수 있을까? 
그 골방에서 생태적 감수성과 인문학적 소양을 갖춘 사람 ‘에코사피엔스’가 ‘호모사피엔스’의 외로운 마음과 상처 투성이인 몸, 해체된 영혼을 핥아 새살이 돋고 생기가 돌게 해 줄 수 있을까? 

지금 나는 담양사람들에게 엄청난 제안을 하고 있다. 
‘보다 빨리, 보다 높이, 보다 멀리’라는 근대올림픽의 정신으로 무장한 호모사피엔스가 브레이크가 고장난 속도에 치여 집단 사고사를 당하고 있음을 냉정하게 받아들이고 가치관과 삶의 방식을 전면적으로 수정하여 새로운 희망의 단초를 만드는 일을 담양에서 시작해 보자는 것이다. 에코사피엔스 즉, 새로운 인류로 거듭나자는 것이다. 
에코사피엔스. 도대체 어떤 사람인가? 에코사피엔스가 되면 인류의 이 엄중한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것인가? 함석헌은 ‘그 사람’이라고 했다. 나는 함석헌의 ‘그 사람’을 ‘에코사피엔스’라고 생각한다. 

다시 함석헌의 말을 들어보자. 
“그대는 그 사람을 가졌는가?/ 만리길 나서는 날/ 처자를 내맡기며/ 맘 놓고 갈만한 사람/ 온 세상 다 나를 버려/ 마음이 외로울 때에도/ ‘저 맘이야’하고 믿어지는/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탔던 배 꺼지는 시간/ 구명대 서로 사양하며/ ‘너만은 제발 살아다오’ 할 그 사람/ 불의의 사형장에서/ 다 죽여도 너희 세상 빛을 위해/ ’저만은 살려두거라’ 일러 줄 그 사람/ 잊지 못할 이 세상을 놓고 떠나려 할 때/ ‘저 하나 있으니’ 하며/ 빙긋이 웃고 눈을 감을 그 사람/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온 세상의 찬성보다도/ ‘아니’하고 가만히 머리 흔들/ 그 한 얼굴 생각에 알뜰한 유혹을 물리치게 되는/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결국 사람이다. 1년 365일 여여하게 아래와 같이 사는 사람이면 ‘그 사람, 에코사피엔스’ 라고 불러도 될 것이다. 

“Simple 단순하게 산다. Small 소박하게 산다. Smile 웃으며 산다. Slow 느리게 오래 산다.” 슬로시티 담양의 4가지 슬로건 4S이다.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돈 한 푼 들지 않기에 해 볼 만 하지 않은가. 한 땀 한 땀 달팽이 걸음으로 싸복싸복 가다 보면 어느새 담양은 갈 곳을 잃은 호모사피엔스의 골방이 될 것이며, 우리는 또 누군가의 ‘그 사람, 에코사피엔스’가 되어 있을 것이다. 
중용은 “지성능화至誠能化. 지극한 정성이면 능히 바뀐다.”고 했다. 누구나 오고 싶은 곳 슬로시티 담양을 꿈꾼다. 담양 볕이 오늘 참 따숩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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