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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시평 【대숲소리】(39)/민선 8기, 전환기의 문화정책전고필 칼럼위원(문화기획가, 향토사전문책방 이목구심서 대표)

민선 8기, 전환기의 문화정책

사람은 서로 기대어 살고, 민주주의는 피를 먹고 자라고, 정치인은 표에 생명을 의지해 살아간다는 말이 실감나는 계절이다. 
처음 지방자치제가 실시될 무렵은 이제 갓 민주주의 사회로의 이행이 되던 과도기였다. 과연 가능할 것인지 모두의 우려하는 속에 지방자치제는 서서히 일상이 되어갔다. 중앙중심, 수도권 중심, 권력 중심, 이런 것으로부터 벗어나 주민주도, 지역주도, 생활주도라는 측면에서의 접근하고 실행하는 것이 우선되어야 하는 지방자치는 막강한 권력을 가진 정부의 권한이 지방으로 이양되지 않았음에도 그렇게 꾸려져왔던 것이다. 
거기에는 그럴만한 지역 나름대로의 소신과 살아내는 방식이 있었기 때문이리라. 

담양군의 지금 모습은 그래도 여느 지자체보다 잘 꾸려져왔다고 보여진다. 
그 이유는 첫째, 높아진 지역 브랜드에 있고, 두 번째는 남다른 군민과 행정의 자부심이고, 세 번째는 다른 지역에서 자원이라 여기지 않거나 등한시하는 것을 담양식 해석으로 매력물로 세상에 내놓았기 때문이다. 
수많은 이유가 있지만 이 셋을 두고 볼 때 그 이유가 무엇일까 따져 보면 명약관화한 것이 있다. 그것은 여느 지역보다 부지런하고 근면하고 의로운 담양사람들의 생활사가 결코 소멸되지 않고 이어져 왔기 때문이다. 
마한 시대의 집자리가 있는 응용리에서 보여진 화덕과 난방을 위한 장치에서 보여지는 지혜로움은 금성산성의 축조라는 철옹성으로 이어지고, 대나무의 재배를 통해 겨울 바람으로 부터의 보호와 더불어 생활 측면에서 못 만든 것이 없을 정도로 응용하여 세상에 필요용품을 공급하는 생산기지 역할을 해 왔고, 국난이 일어났을 때는 반상의 가림없이 죽창을 들고 일어섰던 의병의 중심이 된 것 또한 담양의 자부심이다. 
누구도 생각 못하는 딸기를 전기조명 아래에서 키워 양질의 딸기를 서울이라는 큰 시장의 고급호텔에 납품했던 영농기술의 쾌거가 있고, 양담배가 생활에 스며들자 청년들이 나서서 양담배 없는 고장을 만들었던 것도 담양이며, 가로수를 베어내어 도로를 개설하려 하자 그 작업을 막아서서 오늘날 이례적인 메타세쿼이아 가로수 길을 전국적인 명소로 재탄생 시킨 것도 담양사람이다. 
대나무들이 플라스틱과 값싼 외국 노동력으로 만든 죽제품에 밀려 사양길에 접어들자 이것을 다시 미학적 가치와 디자인적 활용도를 입혀서 신산업과 관광산업에 이용한 것도 담양사람이 아니면 해내지 못 할 일 이었다. 

그런 담양에서 이제 민선 8기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주말뿐만 아니라 평일에도 들썩거리는 관방제림과 죽녹원과 국수거리를 보고 있노라면 그냥 일회용 방문자가 아니라 좀 더 편안하게 담양을 알고 애정하며 다시 찾는 관계인구로서의 역할을 불러오는 장치가 좀 더 촘촘히 구상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저절로 일어난다. 
담양은 이미 담빛 예술창고와 해동문화예술촌을 통해 스스로 브랜딩을 구축하며 지역적 위상을 한껏 끌어올린 기억을 축적했으며 현재도 진행형에 있는 터이다. 수많은 지역에서 담양의 이런 선도적인 폐산업시설의 문화공간화 사업을 배우려 몰려들고 있고, 이런 비슷한 작업이 곳곳에서 진행되고 있기도 하다. 그런데 그들이 못 보는 것이 있다. 바로 운영의 전문성이라는 측면이다. 선진지 시찰이라고 공적인 재원을 들여서 이곳저곳을 배우고자 찾는 이들은 갖가지 노하우를 듣고자 하지만 정작 이곳에 일하는 이들이 가진 실패와 좌절과 다시 찾아낸 희망 같은 것은 안중에 두지 않는다. 그러니 외양의 흉내는 내지만 정작 제대로 된 운영 시스템은 전수받지 못하는 것이다. 

생각해 볼수록 값진 것이 바로 담양을 부러워하고 찾는 이들이 많은 것에 이들 시설이 감당하는 역할이 자못 크다는 것이고 이와 더불어 대담미술관을 비롯하여 읍내와 군 전역의 다양한 갤러리와 문화공간이 방문자들의 문화적 욕구를 충족시켜주며 군민과 같은 자부심을 함께 느낀다는 점이다. 이제 문화정책은 그런 소중한 공간을 구축하고 운영하는 이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하고, 또 무언가를 펼치기 위해 담양에 둥지를 틀고자 하는 이들을 환대하고 대응 매뉴얼을 구축하는 것이 시급한 일이다. 
시각예술이 큰 역할을 했다면 그 부분을 더 확장시키고 고도화하는 방향도 찾아야 하고, 이로 인해 공연예술이 침체 되었다면 이를 상쇄하기 위한 방안도 찾아야 한다. 트렌디한 문화의 급격한 변화에 조응하여 정책을 개발하고 대안을 제시할 문화재단의 위상도 더 강화해야 하고, 그곳에서 일하는 이들의 직무환경도 그들의 헌신만큼 제대로 갖춰줘야 한다. 

담양 밖에서 담양에 연고를 두고 작업하는 이들에 대한 관심과 지원체계도 결코 소홀히 해서는 안된다. 적어도 담양에서는 박힌 돌과 굴러온 돌이 차별받거나 대립하는 일이 없어야 하며, 서로에 대한 굳센 믿음을 기반으로 한 응원의 문화가 넘쳐나는 고장이 되어야 한다. 
민선8기의 문화정책은 이러한 기조 아래 지금까지의 물적, 인적 토대가 더욱 미래가치로 승화되는 장이 되었으면 좋겠다.

(이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수 있습니다)

 

장광호 편집국장  d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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