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칼럼 세상읽기
칼럼/모든 선악(善惡)에는 하늘의 응답이 있다박환수(본지 칼럼위원)

초등학교에 들어가기 직전까지 어깨너머로 한문을 배웠다. 할아버지께서 서당을 운영하셨기에 집안은 하루 종일 글 읽는 소리가 넘쳐났다. 한 여름 매미가 시끄럽게 울어대는 것처럼 모두가 소리 내어 읽고 외우는 소리는 동네에 가득했다.

하늘 천(天) 따지(地) 검을 현(玄) 누르 황(黃), 서당에 들어오면 이렇게 천자문으로 한자를 깨우치고, 천자문을 떼면 사자소학(四字小學)의 첫 구절인 부생아신(父生我身)하시고 모국아신(母生我身)을 읽으며 부모에 대한 효부터 배운다.

계속해서 “子曰 爲善者는 天報以之福하고 爲不善者는 天報之以禍니라. 착한 일을 하는 사람에게는 하늘이 복을 내려 보답하고 악한 일을 하는 사람에게는 하늘이 화(禍)를 내려 보답한다”는 명심보감(明心寶鑑)을 읽으면서 세상사는 법을 깨우친다. 읽는다는 것은 그 뜻을 배우고 실천하라는 가르침을 받는다는 것을 말한다.

젊은이들이 틀딱이라고 비하하는 할아버지 세대들은 이렇게 하늘의 뜻을 배우고 평생을 실천하며 살았다. 지금처럼 국민소득 3만불은 상상도 못하고 세계에서 가장 못사는 67달러의 나라였지만 이웃과는 따뜻한 정(情)이 있었고 치사하지도 파렴치하지도 잔인하지도 않는 삶을 살았다.

지난 7. 7일에는 국민의 힘 당 대표인 이준석이 당 윤리위원회에 회부되어 당원권 정지 6개월의 징계를 받았다. 아들과 같은 나이인 37살의 젊은이가 당대표가 되었을 때는 참신한 젊은이에 의해서 이 나라의 정치가 젊어지고 깨끗해질 것이라고 믿고 기대를 가졌다. 당시 야당인 국민의 힘에서 뭔가 큰 정치개혁을 만들어내어 여당인 민주당에게 경고를 주고 국민들의 정치 의식수준을 높여줄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머리가 좋아 특목고를 나와 하버드대학을 졸업했을지 모르나 인생 잘못 배웠다는 말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젊은 놈이 싸가지가 없다는 비난을 받기 시작했다. 26세의 젊은 나이에 미래 세대의 기수로서 선택을 받아 정치에 입문하였으면 신선한 충격을 주며 나라의 기둥이 되어야 했지만 접대와 향응을 제공받으면서 기존의 정치세대와 다를 바 없는 낡은 정치인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윤리위원회의 징계 결정이 나왔으면 수긍하고 자신을 돌아 볼 기회를 가졌으면 좋겠지만 내가 당을 위해 얼마나 기여한 게 많은데 어찌 이럴 수가 있느냐고 항변한다. 어떤 변호사는 이를 두고 사람은 고쳐 쓰는 것이 아니라고 딱 잘라 말했다. 어린아이야 가르치면 되지만 다 커버린 청년부터는 한 순간 잘못이라고 봐 줄 수 없다는 것이다. 정치에 출마하는 사람들의 전과 기록은 그래서 중요한 것이다.

초(楚)의 항우와 한(漢)의 유방은 장량과 법증 이라는 책사를 두고 바둑에서 여러 수를 가지고 싸우듯 상대방의 심리를 간파하고 역이용해서 싸운다. 유방이 승리하였고 유방은 자신의 후계자에게 “勿以善小而不爲하고  勿以惡小而爲之하라”고 가르쳤다, ‘작은 선이라고 해서 하지 않으면 안 되고, 작은 악이라고 해도 하여서는 안 된다.’라고 조칙을 내려 가르쳤다.

몇 천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 기업을 하려면 접대를 하는 것은 어쩔 수 없고 힘이 있을 때 이를 받아주고 도와주는 것은 흔히 있는 일인데 이렇게 분란을 일으킬 필요가 뭐가 있느냐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정치인들을 보면 근본 윤리가 많이 무너졌다는 생각을 한다.

이번 출범하는 지방자치 일군들은 어렵게 군수와 군의원이 되었으니 유방의 말처럼 작은 악이라도 해서는 안 되고 작은 선이라고 무시하지 말고 자신의 과오를 덮으려는 짓도 하지 말고 깨끗한 정치인이 되길 바란다.

(이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담양뉴스  webmaster@dnnews.co.kr

<저작권자 © 담양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담양뉴스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