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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나라 곡간을 건드리는 자들박환수(본지 칼럼위원)

필자는 재작년 지면을 통해 ‘자연과 함께 하는 도시를 그려 본다’ 주제로 칼럼을 쓴 적이 있었다. 그 글에서는 자연의 아름다움과 문화재가 산재한 아름다운 도시 담양을 개발할 때는 반드시 자연을 보존하는 정책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 글에서는 무분별하게 자연을 훼손하고 심지어 농지나 저수지 위에 태양광 전지판을 설치한 타 지역 사례를 예를 들었었다. 자연을 훼손한 결과는 보기에도 꼴불견일 뿐 아니라 집중호우에서 맥없이 무너지고 산사태를 유발하여 막대한 피해를 입혔다. 

그런데 문제는 이것이 전부가 아니었다. 
추석이 지난 직후 언론은 일제히 태양광 사업에 대한 국무조정실의 감사결과를 보도했다. 지난 5년간 탈원전정책과 맞물려 12조원을 투자한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사업에 대해 전국 226개 지자체 중 12개 지자체를 샘플 표본조사를 했음에도 무려 2,000억원대의 비리가 확인된 것이다. 5%의 샘플조사에서 전체 사업비 12조원 중 12%에 해당하는 2조원을 조사했는데 약 2616억원이 부적절하게 빼 돌려졌다면, 전체를 다 조사할 경우 그 액수는 대략 1조 4,000억원의 계산이 나온다. 한 마디로 국민이 낸 쌈지 돈을 온갖 편법을 다 동원해 빼 먹는 잔치가 벌어졌다는 얘기다. 

어떻게든 보조금 지원사업을 만들고 그 돈을 그렇게 빼 먹고 하는 일은 못 빼먹는 사람이 무능하다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말들이 많았다. 하지도 않은 사업, 액수를 부풀리는 사업, 허위 서류를 이용하는 사업, 불법 농지전용이나 자연녹지 훼손 등 거의 대부분은 공무원이 현장 확인을 하고 법과 원칙대로 추진하면 막을 수 있는 사업들이었다. 말단 공무원의 행정 처리는 빈틈없고 법과 원칙에 충실하다고 믿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나랏돈 빼먹는 수법은 예나 지금이나 비슷하지만 근절되지 못하는 이유가 뭘까. 법을 만들고 이를 감시해야 할 의회의원들이나 언론 시민단체들은 그동안 무엇을 하고 있었던 것일까. 혹시나 지자체는 그렇게 만들어진 불법적인 자금을 이용하여 주민 숙원사업에 전용할 수 있다는 상생의 논리로 눈 감아 주지는 않은 것인지 의심을 받을 짓은 없는 것인지 점검해 볼 일이다.

국민들의 도덕적 해이도 마찬가지다. 
아예 자기 돈을 넣지도 않고 태양광을 설치한 후 생산전기를 비싼 값에 한전에 팔아 대출금을 갚아나가면 결국 자기 사업비는 한 푼 없이 태양광사업이 가능하다는 말에 속아 불법에 동참했을 가능성이 있다. 

그동안 나랏돈 빼 돌리기는 대부분이 그렇지만 정치와 행정, 시행업체의 결탁이 있어야 가능한 일이라고 의심을 받아왔다. 그러나 막상 조사는 흐지부지하거나 여러 사유들을 이유로 대어는 빠져 나가고 피라미들만 잡히는 꼬리 자르기가 대부분이었다. 문제를 발본색원 보다는 감추기에 급급하다 보니 쉽사리 근절되지 못한다는 것이다.

결국 이런 좋지 않은 행위들로 적자가 누적된 한전의 재정을 채워주느라 또 국민들의 주머니를 털어서라도 심지어 법을 개정해서라도 전기료를 인상하겠다고 한다. 정부가 싼 더러운 오물을 왜 국민들이 치워야 하는지 모르겠다. 
금융감독원이 나서서 불법대출을 조사하고 수사기관이 움직이기 시작했으니 조만간 나라 곡간을 털었던 생쥐들의 면모가 드러날 것이다. 

제발 이번에는 국민들도 정치와 행정이 핵심을 비켜가거나, 언론이 더 이상 문제를 확대시켜 나가지 않더라도 이런 혈세의 낭비에 대해서는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야 할 것이다. 아울러 지자체는 자발적인 점검을 통해 혹시나 우리 지역에서도 이러한 사례가 있었는지 찾아보고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장광호 편집국장  d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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