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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매년 되풀이 되는 추곡수매의 해법이 필요하다.박환수(본지 칼럼위원)

모든 생산품은 수요와 공급이 시장에서 만나 가격을 형성하기 때문에 벼의 수매 가격도 시장의 영향을 받는다. 해마다 가을이 되면 벼농사를 짓는 농민들은 물가가 오르듯 작년보다 금년은 더 높은 가격으로 수매되기를 원한다.

하지만 금년 벼의 수매 가격이 낮아 질것이라는 전망이 나온 것은 금년 생산된 벼를 저장할 창고가 없을 정도로 작년에 생산된 벼가 남아돌기 때문이다. 이미 떨어진 쌀의 시장 가격을 보면 알 수 있다. 

국제 무역이 일상화 된 현재에도 농자천하지대본(農者天下之大本)은 통하는 정책일까. 
없어서 그렇게 먹고 싶었던 하얀 쌀밥은 지금은 다양한 먹거리 속에서 주식의 자리는 지키고 있지만 쌀의 소비량은 급격히 줄어들어 국가 농업정책에 고민을 안겨주고 있다. 여기에 일정량을 의무적으로 수입까지 해야 하는 쌀의 수요와 공급 조절 문제는 국가경제 관리 차원에서 정부의 개입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그래서 정부는 농업 생산품의 수요와 공급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일정량을 매입하고 나머지는 농협이 처리해주어야 하는데 지금 농협의 창고가 꽉 차있는 상태에 있다. 만약 정부가 농협의 재고량을 조절해 주지 않는다면 추곡수매가의 폭락은 불가피하고 농민들의 저항도 불 보듯 할 것이다. 

정부는 올해 시장에서 다 팔리지 못하고 남는 쌀 45만t을 1조원의 예산을 책정하여 사들인다는 방침을 정했다. 농민을 위해 역대 최대 규모의 매입을 결정한 것이다. 이제 이런 정부 계획은 다수당을 차지하고 있는 민주당의 협조 여부에 달려있다. 민주당은 매년 초과 생산되는 쌀의 매입을 법으로 의무화 시키자고 하지만 정부는 쌀의 공급과잉이 심화되고 재정 부담의 가중, 미래 농업 발전 저해 등의 이유로 반대하고 있어 차이가 있다. 

농민을 위한 정치적 관점에서의 해법은 그렇게 진행되고 있지만 남는 그 많은 쌀을 사서 그 다음은 또 어떻게 할 것인가. 이것이 매년 되풀이 되는 추곡수매의 현실이다. 이런 악순환을 일반 시민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시민들의 생각은 언론 보도에 달린 댓글들을 살펴보면 어느 정도 알 수 있다.

전부가 그렇다는 것은 아니지만 소비자들은 궁극적으로 싸고 질 좋은 쌀을 원할 뿐 국내산을 그리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 또 소비자들은 매년 과잉 생산되는 쌀을 세금으로 사 주는 정부 정책과 과잉생산을 알면서도 정부수매가에 기대는 농민들에 비판적이다.

그리고 쌀도 시장논리에 맡겨야지 정부가 농민에게만 과도한 특혜를 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기업에 대하여는 과도한 제재와 세금을 거두어들이면서 농민들에게 보조금을 주고 지원을 해주는 것을 특혜로 보는 것이다. 쌀값 안정에는 이런 소비자들의 생각을 바꿔 소비를 늘리고 농민을 이해시키는 노력도 필요해 보인다. 

또 소비자들은 영세한 소규모 벼 재배농지를 정부가 사들여 기업농으로 통합하는 방안을 제시하기도 하고, 빵이나 음료제작과 같은 쌀 소비 제품 개발과 같은 이미 오래 된 방법도 제시하고 있다. 북한에 남는 쌀을 보내자는 의견도 많다.

잘 살고 여유있는 쪽에서 도와주는 것은 당연하지만 문제는 북한의 태도에 있다. 조건 없이 쌀을 보내주겠다고 하는데도 굳이 지원을 받지 않겠다고 버티는 북한에 유엔의 제재를 위반해가며 쌀을 보내준다는 것은 한계가 있다. 

이처럼 농업에 대한 다양한 견해들이 있지만 아직 우리 농민들을 시장경제라는 온실 밖으로 내놓을 준비가 부족하다. 그렇다고 온실 속에 계속 머무를 수도 없다. 쌀이 남아 매입비보다 보관 운영경비가 더 들어가는 현실은 어떻게든 극복해야 하기 때문이다. 

장광호 편집국장  d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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