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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시평【대숲소리】(56)/홍보와 홍수 사이김옥열 위원
▲김옥열 위원

공교롭게 한글로 쓰니 홍보와 홍수는 한 끗 차이다. 말 장난 할 생각은 아니고, 홍보가 지나치면 말도 안되는 피해를 낳을 홍수가 될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 제목을 저리 했다.

요즘 내 페북은 공무원 지인들의 글로 뜨겁다. 공직에 있는 분들이 여러 홍보자료들을 페북에 올리니 페북을 열 때마다 그 글들이 교대로 올라오기 때문이다.

여기에 지자체나 공공기관 명의의 대표 페북까지 난리다. 눈이 번쩍 뜨일 고감각의 홍보물 디자인이거나 반짝이는 아이디어의 콘텐츠도 아닌데 평면적 정보를 마구 퍼올리기만 한다.

솔직한 심정으로 말하자면 많이 ‘귀찮을 정도’다. 이렇게 말하면 나를 아는 공직에 계신 분들이 기분 나쁘실지 모르나, 내가 그 공직자들 개인이나 해당 지자체가 싫어서 귀찮다는 게 아니라 그 내용을 두고 하는 말이니 오해하지 마시기를 먼저 당부한다. 또 모든 공직자들이 다 그러는 것도 아니니 그 부분도 양해를 구한다.

내가 공직자분들이나 지자체 명의의 페북 글을 문제삼고 나선 것은 이런 이유다. 공직자들 가운데 페북을 열심히 하는 부류의 상당수는 정책 홍보물을 올린다. 무슨 축제를 하거나 시민이나 군민들이 참여하면 좋을 어떤 행사를 안내하는 내용이 많다.

형식은 대체로 이렇다. 어떤 행사를 하는 데 그 일자나 장소, 내용 등이 표기된 포스터류를 잘 디자인 한뒤 그 이미지 파일을 그대로 올리는 경우다. 무슨 구체적인 코멘트나 내가 왜 그것을 올리는지, 그 행사가 어떤 의미가 있고, 특별히 소개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등의 일체의 부가정보는 없다. 그냥 이미지 파일로 끝이다.

물론 예외적으로 그 행사에 대해 자신과의 연관성을 이야기하거나 개인적인 에피소드를 섞어 재미있게 재포장해 올리는 경우도 있다. 직접 필요한 사진을 찍어 올리는 성실파, 적극파도 있긴 하다. 그런데 내가 말하고자 하는 부류는 전혀 그렇지 않은 이들이다.

이들의 공통점은, 추측컨대, 시키니 억지로 하는 일들이다. 축제 등 어떤 행사를 앞두고 위에서 ‘홍보 좀 하라’고 오더를 내렸을 가능성이 십중팔구다. 오더 정도가 아니라 심하게 ‘주문’했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다들 SNS 하는 데 우리도 해야 하는 거 아니냐’는 주문 말이다.

그러다보니 영혼없이 이미지파일만 올리는, 마지못해 하는 홍보에 시간을 죽이고 있을 것이다. 요즘 축제의 계절이고 해서 각 지자체마다 이런 주문들이 많은 모양이다.(이태원 참사로 좀 뜸하긴 하다). 밥먹고 국가예산 쓰는 분들이 할 일은 아니다.

그런데 한번 생각해보자. 이런 아무 맥락없이 이미지 하나 덜렁 올리는 홍보물이 페북 친구들에게 감동으로 다가갈까? 똑같은 이미지를 반복해서 올리는 홍보가 한번 가보고 참여해보고 싶은 마음을 유발할까? 마음이 움직일 소구력을 지닐까? 결론은 ‘전혀 아니올시다’이다. 

적어도 그런 홍보글들은 사람들에게 읽고 싶은 마음을 유발해야 한다. 잠깐이라도 눈을 두고, 손가락이라도 한번 사용할 매력을 담아야 사람들이 움직인다. 그러지 않을 경우 오히려 ‘부작용’이 생길 뿐이다. 홍보가 아니라 홍수가 되는 순간이다.

홍보라는 게 그렇다. 어떤 형식이나 내용이 되든 읽거나 보는 이에게 맥락이 닿아야 한다. 쉽게 말해 읽고싶은 마음이 들게 해서 읽고 마음을 움직여야 홍보가 된다. 그렇게 홍보글에 읽는 이의 마음이 닿게 하려면 맥락을 담아야 한다. 적어도 글 쓰는 이의 진정성, 관련성, 스스로의 마음의 움직임을 담아서 몇 줄이라도 써보라는 뜻이다.

그렇게 쓰는 글의 가장 쉬운 방법은 자신과의 관련성을 담은 에피소드를 담는 것이다. 짧게라도. “내가 이 업무의 담당자인데, 나를 봐서라도 와달라”고 읍소라도 하거나 “올해는 이러이러한 내용을 특별하게 준비했으니 와 달라”고 솔깃한 정보를 주거나, “프로그램 중 이런 것이 특별한 의미가 있다”는 등 구체적이고 소소한 맥락을 담아보라는 얘기다. 그런 것 없이 어떻게 뭇 사람들의 관심을 끌 것인가?

정보가 많다고 홍보가 되는 게 아니다. 홍보 글 한 줄을 쓰더라도 제발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바라보게 써보라. 그런 거 없이 단체장이 시키니 너도나도 페북에 글을 써보자는 식은 안된다. 그건 공해이고 되레 악효과를 불러온다. 홍보글이 홍수로 변하고 말지니 명심했으면 한다. 아무 감동도 영혼도 없이 눌러주는 ‘좋아요’가 진짜 좋아서 누르는 게 아님을 알아달라는 이야기다.

장광호 편집국장  d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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