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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공직기강을 바로 잡을 때가 지금이다.박환수(본지 칼럼위원)

국가의 안전보장은 국방부가 군대를 이용하여 담당한다. 
72년 전 군대는 곧 남침이 있을 것이라는 정보를 무시하고 장병들을 휴가를 보내 전선(戰線)을 비우고 장군들은 밤새 술 먹고 놀았다. 전쟁이 나자 국방부 장관은 별거 아니라며 북진해서 점심은 평양에서 먹을 수 있다고 헛소리를 했다. 

그 후 군대는 작전내규(SOP : standing operating procedure)에 따라 현장은 선(先)조치 후(後)보고하고, 모든 정보와 상황은 지휘통제실에 즉각 모아지고 분석 처리되는 시스템을 갖췄다. 즉 말단 현장은 권한 내에서 먼저 조치하고 동시에 있는 그대로를 가장 빨리 보고하고 이후 모든 상급부대는 벌어진 상황을 공유하고 현장을 지원한다. 어떻게 할까요? 이런 질문을 할 필요도 없이 상황별 시차별로 준비된 시나리오를 적용하면 된다.

그래서 지휘통제실은 24시간 살아있어야 하고 모든 군인은 비상소집체계의 틀 안에 있어야 한다. 지정된 시간을 넘으면 안 되기에 전화와 같은 연락수단이 있어야 하고 함부로 멀리 가지도 못한다. 그런 군대가 요즘은 민주화 되었다고 떠들더니 군 기강은 엉망이고 대형 사고를 치고 있다. 장관은 정치에 휘둘리고 은퇴한 선배들은 한숨을 쉬며 걱정한다. 

사회의 안전보장은 어떤 상태일까. 
이번 이태원 참사를 보면 국가의 재난을 담당하는 경찰청이나 소방청도 심각하기는 마찬가지인 것 같다. 국가안전시스템 점검회의에서 대통령이 한 말처럼 누구 봐도 이해가 안 되는 일이 벌어졌다. 그도 그럴 것이 매일 미어터지는 지하철 환승역에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기 때문이다. 경찰의 정보부서는 대규모 인파가 몰릴 것이라는 정보 예측을 했다. 그렇다면 현장을 담당하는 파출소로부터 모든 경찰은 당연히 서고에 대비해야 했고 당일 경찰은 긴장해야 했다. 

예측한대로 112에 신고가 들어왔고 현장에는 경찰들도 있었는데 참사를 막지 못했다. 112실장은 자리를 비웠고 지역 경찰서장도 현장에 없었고 지청장과 경찰청장도 자리를 비우고 비상연락도 되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경찰의 기강문제가 거론되는 것은 당연하고 경찰도 할 말이 없을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정보 보고서 폐기와 관련하여 또 한사람이 극단적 선택을 했다. 아무리 잘못되었다지만 요즘 왜 이리 고생하는 실무 담당자들이 책임을 져야 하는지 안타까운 일이다. 
누구나 고생한다고 인정하는 소방청도 마찬가지다. 119는 사고가 날 것 같다는 최초 신고를 받았으나 가볍게 넘겨 버렸다. 소방대응단계도 모든 소방수단이 동원되는 초대형 재난대비 3단계까지 올리는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 결국 국가 재난시스템 관련 기관 전부가 이번 사건에서 문제를 내 보인 것이다. 

안타까운 것은 일선 파출소나 소방서 근무자들은 인력부족과 격무에 시달리고 실제로 당시 파출소 직원들이나 구급대원은 너무 고생했음에도 재난대응을 지휘하고 인력을 운영하는 높은 부서의 기강 문제로 똑같은 욕을 먹는 것이 억울할 것이다. 

사회의 공공기강은 어떤가. 
이번에는 영등포역 부근에서 무궁화 열차가 탈선하여 부상자가 발생했다. 얼마 전 철도 직원이 사망하고 자질구레한 사고가 많았는데 수 십년 한 우물을 판 철도전문가라면 금방 알 수 있는 일들이 자꾸 발생하는 것은 이것 역시 기강의 문제라고 본다. 
지자체의 업무처리는 어떨까. 

아직 복구도 안 되었는데 서울시와 영등포구청은 복구가 되어 정상운행 되고 있다는 재난문자를 보냈다. 열차가 정상운행 되지 않으면 출근길 대란이 발생한다는 것은 예측가능한 일이지만, 그럼에도 지자체는 출근길 대란이 벌어진 한참 후에야 혼잡을 피해 대중교통을 이용하라는 문자를 보냈다. 세금으로 봉급을 받고 봉사하는 공무원의 근무자세가 아닌 것이다. 

저녁이 있는 삶을 보내면서 시키는 일만 하면 되는데 구태여 나서서 일을 만들고 타인으로부터 지탄을 받을 필요 없다는 복지부동이 언제부터 만연하게 되었는지 안타깝다, 과연 이렇게 돌아가는 공직기강을 그대로 둘 것인지 사회의 목소리가 필요할 때다. 

장광호 편집국장  d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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