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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斷想‘/ 과이불개(過而不改)

'잘못하고도 고치지 않는다'

해마다 연말이면 한 해 동안 나라 안팎으로 화두가 됐던 사회현상을 사자성어 하나로 표현하는 교수신문이 올해는 ‘과이불개(過而不改)’를 선정했다.

‘과이불개(過而不改)’는 “잘못하고도 고치지 않는다”는 뜻으로 전국 대학교수 935명을 상대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한 결과 476표(50.9%)로 1위에 선정됐다. 2위는 '욕개미창'으로 덮으려고 하면 더욱 드러난다. 3위는 여러 알을 쌓아놓은 듯한 위태로움을 뜻하는 '누란지위'가 선정됐다.

‘과이불개(過而不改)’는 <논어 위령공편>에서 공자가 ‘과이불개 시위과의(過而不改 是謂過矣)’ 즉, “잘못하고도 고치지 않는다면 이것이 바로 잘못이다” 면서 잘못을 했으면 인정하고 바로잡는 노력을 해야함을 제자들에게 가르치고 있다.

이처럼 교수신문이 올해의 사자성어로 ‘과이불개’를 선정한데는 올 한해 내내 우리나라 정치·사회 모든 분야에서 발생한 여러 사안에 대해 반성하고 개선하려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기 때문으로 보여진다. 특히. 최근의 이태원 참사 같은 후진국형 사고가 발생해도 누구하나 책임지지 않고 빠져나가려고 하는 상황을 빗댄 것일 수도 있다. 많은 사람이 잘못됐다고 지적함에도 사과는 커녕 인정도 않을 뿐더러 오히려 남 탓으로 돌리는 뻔뻔함에 다름 아니다. 

며칠새 많은 눈이 내렸다.
눈 내리는 날이면 문득 생각나는 글귀가 있다. “답설야중거 불수호란행 금일아적행 수작후인정: 눈 내린 들판을 걸을 때는 함부로 걷지 마라. 내 발자국이 뒷사람의 이정표가 될테니“ 
서산대사의 명문으로 김구 선생이 애호했던 글귀이다. 신중한 처신과 행동으로 실수 또는 잘못을 저지르지 않도록 경계한 것인데 과이불개에 앞서 잘못된 길을 가지 않는 게 더 중요함을 강조했다.

우리 지역사회도 올 한해 무지와 불신, 오만과 편견으로 주변에 피해를 주고도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뻔뻔한 처신을 하지는 않았는지 한해를 마무리 하며 되돌아볼 일이다.  ‘과즉물탄개(過則勿憚改)’, 잘못이 있었으면 주저하지 말고 바로 고쳐야 할 일이다. 

교수신문은 2020년에 ‘내로남불’ 세태를 꼬집은 ‘아시타비(我是他非 나는 옳고 남은 그르다)’, 2021년엔 ‘묘서동처(猫鼠同處 도둑 잡을 사람이 도둑과 한 패가 됐다)’를 선정한 바 있다. 

한해를 대변하는 사자성어가 몇 년째 부정적 의미로 이어지고 있으니, 부디 2023년 새해는 건설적이고 희망적인 화두가 올해의 사자성어로 선정되길 기대해 본다. 

장광호 편집국장  d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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