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茶田 송희자의 【꽃차이야기】(25)

茶田 송희자의 【꽃차이야기】(25)
담양뉴스는 2022년 새로운 생활문화 코너로 우리 지역에서 꽃차전문가로 활동중인 茶田 송희자 님의 ‘꽃차이야기’를 월2회 게재합니다. 
茶田 송희자 님은 ‘茶田(차밭)’ 이라는 호에서 알 수 있듯이 우리 차와 우리 꽃을 소재로 오랜 시간을 연구하고 교육하고 책을 펴내 국내외 명성을 얻고있는 꽃차 전문가입니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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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향의 선물 수선화꽃차

대한이 얼마 남지 않은 지금, 추위에 웅크린 사람들의 모습이 보인다. 이런 추위 속에서 꽃을 피우는 수선화의 자태는 고귀하고, 청아하다. 지금쯤 제주에 가면 금잔옥대라 부르는 제주수선이 피어난다. 꽃대 하나에 작게는 3~4송이에서 보통 7~8송이가 달리는 금잔옥대는 그 모습이 하얀 우윳빛에 향이 풍부해서 꽃 한 대만 거실에 놓아두어도 수선화향이 온 집안을 감싸 안는다.

제주뿐만 아니라 전국의 수선화를 찾아 나서게 된 건 10년쯤 전의 일이다. 화장품회사의 의뢰를 받아 시작된 여정, 첫 번째로 제주도 전체를 뒤졌다. 많은 양의 수선화가 필요했기에 지인들을 총 동원해서 발품을 팔았다. 다행히 과거 2007년도부터 제주도에서 꽃차 교육 및 문화행사를 해왔던 터라, 제주도 곳곳의 사정을 알고 계시는 지인들 덕을 많이 봤다.

또한 남해와 여러 섬들을 오가며 수선화가 피어있는 곳을 찾아 다녔다. 포항에서 충북 태안까지 종횡으로 달리며 조사하기에 이르렀다. 많이 있다고 하여 찾아가보면 생각보다 많지 않고 혹은 여건이 허락하지 않았다. 주변 생태와 어우러져 피어난 수선화는 보기에 참 아름다웠다. 그러나 관광지에 대단위로 식재되어있는 수선화는 수확 및 제품 생산과는 거리가 멀어 접근이 어려웠다. 이런 부분은 구절초, 라벤더 등을 찾아 헤맬 때와 비슷한 경우였다.

2여 년 동안 시간과 열정을 쏟아 부으며 발품을 팔고 다닌 결과, 제주 사라봉을 산책하며 보았던 수선화와 한림공원 내에서의 애월의 한 농가의 수선화를 전량 수매하기로 결정했다. 적지 않은 비용이 투자되었지만, 마침내 제주수선인 금잔옥대를 담양에서 받아볼 수 있었다. 

향기로 가득 찬 수선화꽃차 제조 방법은 다음과 같다. 수선화는 첫째로 씨방과 영양의 공급원을 꽃대의 아랫부분에 발달시켜 겨울 추위를 견뎌낸다. 따라서 꽃대 아랫부분에 뒤트임을 통해 공기구멍을 내주어야 꽃받침이 암갈색으로 변하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 둘째, 수선화는 향이 강하기 때문에 제조 과정에서 향을 많이 날려주어야 차로 마실 수 있다.

꽃을 수증기에 쪄서 건조하는 방법과 찌고 식히는 과정에서 손바닥의 힘을 이용해서 꽃봉오리를 누르는 원리로 향을 빼내는 방법 등이 있으므로, 이러한 제조방법을 선택하여 만든다. 셋째로 우리가 흔히 새우소금구이를 해먹는 방법을 적용시켜, 소금의 열기로 수선화를 건조하는 방법이 있다. 제조 방법에 따라 각기 향, 맛, 색의 차이는 날 수 있으나 이러한 제조 방식을 따른다면 마실 때 거부감이나 이물감이 없이 향과 맛을 느낄 수 있고, 부드럽고 꽃송이 자체의 아름다운 형태를 감상할 수 있어서 더 없이 좋다.

화장품의 원료로는 전처리·후처리가 필요 없고 형태와 기능성, 색 등을 중요시하기 때문에 건조 조건의 표준 확립이 중요하다. 건조 조건은 사용부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꽃대와 함께 건조하는 경우 45℃의 온도와 습도 3단계에서 72시간의 건조를 해야 ±3% 이내의 건조 상태로 완성시킬 수 있다.

이렇게 건조된 상품은 화장품 원료, 교육용 교구, 전시용 건조화 등으로 판매된다. 이처럼 수선화를 원료로, 사용 목적에 따라 제조 과정을 달리하여 시장의 영역을 넓힐 수 있다. 꽃을 바라볼 때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를 결정함으로써 다양한 시장을 선택할 수 있는 셈이니, 꽃이 가진 잠재력은 무궁무진하다고 할 수 있다. 한 가지 주의할 점이 있다. 수선화는 화장품, 교육용 교구, 건조화, 약용으로서의 사용에 한해서는 시장이 열려져 있으나, 현재 국내를 기준으로 식품의 원료로서는 사용할 수 없는 꽃이므로 혼동에 유의한다. 

흔히 화단에 식재하는 노란나팔수선도 사용할 수 있느냐고 묻는다. 물론 사용할 수는 있으나, 수선화(금잔옥대)에 비해 크기가 크고 향이 적으며 맛도 평하다. 과거 담양 월산교회 목사님의 허락을 받아 화단의 노란나팔수선을 솎아 따서 샘플을 만들어 보았으나, 금잔옥대와 견주어보았을 때 충족되지 못한 부분들이 있었기 때문에 이 부분은 각자의 기호와 사용 목적에 따라 선택하길 바란다.

늘 1월, 이맘때쯤이면 어김없이 제주에서 보내온 수선화가 도착한다. 향기 가득한 혹한의 겨울나기에 이만한 선물은 없을 테다. 택배보따리를 펼치는 순간 쏟아지는 향의 잔치, 펼쳐놓은 꽃 옆에서 미리 만들어 놓은 수선화꽃차 3송이를 다관에 넣고 끓는 물을 붓는다. 물길에 닿아서 소용돌이치듯 살아 움직이는 수선화는 수중발레를 하는 듯 눈가에서 맴돈다. 마시는 것도 좋지만 이런 과정을 행복이라 말하고 싶다.

 

장광호 편집국장  d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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