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양뉴스는 지역사회 공동체일원으로 생활하고 있는 다문화가족의 일상과 문화를 소개하는 코너를 마련, 우리와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건전하고 행복한 공동체 형성에 기여하고자 합니다. 【더불어 사는.... 다문화가족】은 ‘세계문화체험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는 본지 양홍숙 전문기자가 직접 발로 뛰며 취재한 정보와 내용을 월1회 지면에 게재합니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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⑫ 우즈베키스탄 요리 ‘쁠롭’

담양으로 이사 오기 전 도시의 봉사단체에서 10여 년간 이주민 대상 한국어 수업을 했었다. 
그즈음 광주여성재단에 프로그램을 제안해서 실행했다. 

첫째, 이주민 부모가 자녀들 학교에 찾아가서 부모님 나라 문화 소개와 문화 관련 만들기 체험을 진행했다. 
둘째, 한국어 수업을 진행했던 단체가 위치한 곳의 주변에 사는 지역주민들과 함께 이웃 나라 문화이해와 음식 만들기 프로그램도 진행했었다. 여기에다 이주민 자녀가 다니는 학교의 학생과 학부모들도 함께 다른 나라의 문화를 배우고 체험도 해볼 수 있게 했다. 
셋째, 이주민 자녀들이 이주민 부모들로부터 부모님 나라의 문화(놀이·언어·음식·문화 소품 만들기)를 배울 수 있는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이런 방향으로 준비하면서 한번은 강OO 우즈베키스탄 동포 강사님께 우즈베키스탄을 대표하는 요리 한 가지 만들자고 제안했다. 
강OO 강사님은 망설이지 않고 ‘쁠롭’만들기를 가르쳐 주어 정말 맛있게 먹었다. 이 음식에 곁들여 먹었던 오이·토마토를 얇게 썰어 소금 간을 한 토마토 오이 샐러드는 쁠롭의 약간 느끼한 맛을 잡아주어 정말 잘 어울리는 한 쌍이었다. 

쁠롭은 우즈벡 뿐만이 아니라 카자흐스탄, 키르기즈스탄, 투르크메니스탄 등 중앙아시아 국가에서 광범위하게 즐겨 먹는 음식이다. 우리나라 음식으로는 볶음밥과 비슷하다. 우즈베키스탄 사람들에게는 쁠롭이 없는 잔치는 상상할 수도 없어서 ‘쁠롭이 없으면 잔치가 아니다.’라는 말이 있으며, 쁠롭을 맛있게 만들 수 없는 식당은 맛집이 될 수 없다고 한다. 
특별한 날이나 손님이 올 때도 흔히 준비하는데, 대부분 요리를 여자가 하는 우즈베키스탄이지만 쁠롭만은 남자가 밖에다 커다란 솟을 걸고 장작을 사용해 만든다. 

준비하는 시간만도 2시간여가 걸리는 이 대형 요리는 시간이 흘러도 내 기억에서 그때 혀끝의 미각이 잊혀지지 않아 언젠가는 꼭 만들어 먹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쁠롭을 아주 맛있게 만들어 준 강OO 강사님은 우즈베키스탄 동포(이 선생님 선조가 이주했다.) 

3세대로 한국어가 정말 능통했다. 내가 제일 먼저 만난 우즈베키스탄 원어민 강사이자 우즈베키스탄동포 선생님이다. 어린 아기를 둔 엄마·다문화 연구학교 러시아어 강사·하랴 경찰서 법원 등에서 통역사로 일하느라 바쁜 강OO 선생님과 수업시간 잡기는 조금 어려웠지만 성격도 좋고 수업 준비가 잘 되어서 항상 나에게 우즈베키스탄 강사님 중 1순위 섭외 대상이었다. 

오늘 쁠롭을 만들면서 나와 함께 수업했던 여러 우즈베키스탄 친구들이 생각났다. 이 친구들은 결혼·유학·부모님 사업 등 다양한 이유로 한국 생활을 하고 있다. 기억에 남는 여자 유학생 친구도 있다. 
이 친구는 가족 경제가 여유로운데도 성인인 이상 자기 용돈은 직접 버는 것이 좋다며 학교 수업이 끝나면 영어학원 강사, 또는 다른 아르바이트를 했다. 내가 만난 우즈베키스탄 여성들은 상당히 활동적이었다. 다른 이슬람 국가보다 훨씬 더 느슨한 우즈베키스탄의 종교규율이 한몫 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요리법
참고 영상: https://youtu.be/-FJM_5mjeQ0 (화니 주방)
재료: 양고기 300g·당근1개·양파1개·완두콩 병아리콩 각각 3큰술·쌀 2컵·물·소금 약간·식용유70cc
(1) 식용유에 고기를 넣고 튀기듯이 볶는다. (현지에서는 양고기 기름도 넣는다.)
(2)양고기가 노릇노릇해지면 양파를 넣어 섞는다.
(3) 양파가 투명해지면 큐민 씨앗을 넣어 섞는다.
(4) 그다음 두껍게 채 썬 당근을 넣고 섞은 다음 파프리카 파우더가 있으면 넣어 섞는다.
(5) 재료를 섞은 다음 재료가 잠길 만큼 물을 넣는다. 다시 소금도 넣는다.
(6) 물이 끓으면 중간 불로 끓여 물이 1/2로 줄어들면 쌀로 재료를 덮어주고 콩을 올린다. 
(7) 다시 쌀이 잠길 정도로 물을 붓는다.
(8) 쌀이 반쯤 익으면 쌀 위에 마늘을 심고 뚜껑 덮어 약한 불에서 익힌다. 
(9) 싱거우면 소금 간을 더 해서 섞어 접시에 담는다.

쁠롭은 2시간 이상 걸리는 대형 요리라서 내가 만들어 보기를 미루고 미뤄왔었다. 오늘은 먹고 싶은 마음이 강했던지 용기가 나서 쁠롭 요리를 했는데 잘 만들어져서 맛도 좋다. 남편도 맛있다며 숟가락을 놓지 않았다.
혹시 맛보고 싶다면 광주광역시 월곡동 ‘사마르칸트’ 식당에 가면 정말 맛있는 우즈베키스탄 요리를 맛볼 수 있다. /양홍숙 전문기자

장광호 편집국장  d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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