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군민기자석 농촌일기
농촌일기(20)/ 모녀삼대 쌀엿공방담양으로 떠나는 농촌생태체험여행⑳ 모녀삼대 쌀엿공방

담양뉴스는 ‘주민참여보도’ 일환으로 본지 군민기자의 전지적 시점에서 취재한
【농촌일기】 코너를 지면에 보도합니다. 
‘농촌일기’는 농촌에 정착해 영농에 종사하면서 그동안 1차 산업으로만 여겼던 농업을 다양한 문화체험 활동에 접목한 6차산업으로 육성해 가고 있는 담양의 명품농촌을 방문하고 ‘담양으로 떠나는 농촌생태체험’ 현장을 기록하는 지역밀착형 보도입니다.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담양으로 떠나는 농촌생태체험여행⑳ 모녀삼대 쌀엿공방

▲최영례 대표

농촌을 체험하고자 하는 이가 갈수록 증가하는 추세다. 
어른들은 유년시절의 생활을 재현하거나 추억을 상기하고 아이들에게는 새로운 경험과 추억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런 시대의 흐름에 따라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이 만들어져 있다. 딸기 수확, 고구마 캐기, 자두 수확, 감 따기 등과 같은 농사 체험을 비롯해 연날리기, 활쏘기, 팽이치기 등 전통 놀이도 많다. 이렇게 많은 프로그램 중 단연 인기가 으뜸인 게 전통 엿 만들기 체험이 아닐까 한다. 

엿은 우리나라의 역사와 궤를 같이 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고려시대 이규보의 동국여지승람에는 우리나라의 한과류 중 엿이 가장 먼저 만들어졌다는 기록이 있다. 조선시대의 영조실록에는 과거를 보는 유생들이 엿을 입에 물고 입장했다는 기록도 있다. 또한 왕이 새벽에 눈을 뜨자마자 조청을 먹고 난 뒤 학습에 들어갔다는 기록도 있다. 엿을 물고 과거에 임했던 전통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수능을 볼 때 엿을 선물하는 이가 많으니 말이다.

엿은 크게 네 가지 과정을 거쳐야 완성된다. 
네 과정은 식혜, 조청, 갱엿, 흰엿의 순서다. 식혜는 고두밥과 엿기름을 섞어서 8~12시간 정도 삭히면 식혜가 된다. 식혜를 베자루에 걸러서 졸이면 조청이 된다. 조청에는 설탕이 들어가지 않으니 혈당 걱정이 없는 인공적인 꿀이다.

동의보감에는 조청이 두뇌활동에 도움이 되고, 기력을 회복하는데도 효과가 있으며 기침을 멈추게 하는데도 도움이 된다고 했다. 조청을 오랫동안 달이면 갱엿이 되고 갱엿으로 늘리기를 반복하여 공기를 넣어주면 흰엿이 된다. 글로는 간단히 요약했지만 상당한 시간과 노력과 경험이 뒷받침되어야 제대로 된 엿이 탄생한다. 이런 고생을 줄이려고 스팀으로 찌는 곳도 많다. 인력 구하기가 힘들어 시간과 노동력을 절감하기 위해서다.

▲모녀삼대쌀엿공방

하지만 전통 방식을 고집스럽게 고수하는 곳이 있다. 
바로 3대째 엿을 만들고 있는 모녀삼대 쌀엿공방이 그곳이다. 창평면 유천마을에 위치하고 있다. 유천이란 지명은 뒷산에 올라가 바라보니 수양버들 가지가 드리워져 있는 것 같아 버드나무 유자와 내 천자를 따서 명명했다. 이곳에서 대를 이어 엿을 만들고 있는 최영례 대표를 찾아갔다. 최 대표는 아궁이에 걸린 족히 스무 말은 넘게 들어갈 것 같은 초대형 가마솥 옆에 앉아 기다란 나무 주걱으로 연신 조청을 젓고 있었다. 제대로 된 엿을 만들기 위해서는 적당한 불의 세기와 농도를 잘 맞추어야 한단다. 이런 과정은 이른 새벽부터 시작되는데 최 대표는 아침잠이 많아 어머니께 혼났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란다.

▲모녀삼대 창평쌀엿

어머니는 완강하게 전통을 고집했다. 
최 대표가 어머니를 도와 엿을 만들기 시작했을 때는 하우스와 노지 농사를 짓고 있어 피곤했다. 잠이라도 곤히 자야 농사도 짓고 엿도 만들 수 있는데 어머니가 이른 새벽부터 깨워서 힘들었다. 어머니 시대에는 하우스가 없어 겨울이면 농한기라 새벽부터 엿 만드는 일이 별 거 아니었는데 농사와 병행하려니 보통이 아니었다. 최 대표 기준에 맞추려고 애를 썼는데 어머니가 워낙 완강해서 어쩔 수 없었다. 어머니 고집을 꺾을 수도 없고, 몸은 피곤하고. 이런 최 대표를 대신해 남편이 나섰다. 새벽일은 남편이 최 대표를 대신했다.

엿에 관한 어머니의 집념은 대단했다. 
최 대표가 5년 넘게 한 일은 주로 불 때기와 청소였다. 주걱을 맡긴 것도 어머니가 연로해 몸이 자주 아팠기 때문이다. 진즉 주걱을 잡았다면 훨씬 좋은 결과를 얻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하지만 어머니는 지금도 지적을 멈추지 않는다. 최 대표는 어머니를 스승님이라고 부른다. 엄마라고 부르면 다툼이 많기 때문이란다. 스승님으로 호칭하면 존경심이 저절로 묻어나 함부로 대할 수 없어 다툼이 없단다. 

지금은 가마솥 세 개를 사용한다. 
스승님의 스승이 시작할 때 사용한 1세대 가마솥과 스승님께서 구입한 2세대 가마솥, 그리고 최 대표가 불 조절의 단점을 줄이려고 고안해 만든 아궁이를 이용한 3세대 가마솥이다. 이런 아궁이에서 탄생한 엿을 맛 본 고객들이 깊이가 다르다고 추가 주문을 하고 입소문도 내 준 덕에 지금은 주문량이 상당하다. 딸도 전통을 이어받으려고 준비 중이다. 전통 엿을 만드는 과정이 워낙 힘들어 세상을 충분이 경험하고 즐기고 느끼고 배우고 난 뒤에 이어받으려는 최 대표의 충고 때문이다. 

▲쌀엿 납품차량

모녀삼대쌀엿공방은 전통을 고수한 탓에 방송도 탔고, 체험 문의도 많다. 엿 만드는 전 과정을 체험할 수는 없으니 늘리는 과정 위주로 체험을 진행한다. 뿐만 아니라 아직도 농사를 짓고 있으니 다양한 농촌 체험도 할 수 있다.
(체험문의 ☎010-4067-8017) /강성오 전문기자

장광호 편집국장  dnnews@hanmail.net

<저작권자 © 담양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장광호 편집국장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