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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시평【대숲소리】(68)/공무원이 열심히 일하는 사회2-“명령하지 말고 협의하세요”김옥열 칼럼위원(전남대학교 신문방송학과 겸임교수)

평범한 시민 군민들, 그러니까 ‘진짜 민간인’들은 행정기관에서 하는 모든 일을 공무원들이 하는 줄 안다.

관공서에 가면 모든 분야별로 관장하는 부서가 있고, 그 일을 맡은 담당자들이 층층시하 있다. 밤새워 야근까지 하고 현장에도 폼 잡고 돌아다닌다. 예산을 틀어쥐고 큰소리도 치니 민간인들 입장에서 보면 그 모든 행정업무를 공무원들이 하는 줄 안다.

하지만 알고 보면 ‘꽝’이다.

그들을 조금만 가까이 가서 들여다보면 안다. 공무원들이 하는 일은 의외다. 국민 세금으로 월급 꼬박꼬박 받아 살면서 그들이 하는 일은 민간인에게 큰 소리치거나 폼잡기, 상사 의전 신경쓰기나 심리경호하기, 퇴근시간 아니 조금 넘어 시간외 수당 받을 수 있을 정도까지의 시간 때우기, 일은 적당히 깨지지 않을 만큼 하기 이 정도다.

그 모든 일과 활동의 근간엔 적당히 혼나지 않고 버티고 승진은 빨리하기 정도에 맞추어져 있다.

물론 예외도 있으리라. 열과 성을 다해 뭔가를 궁리하고 제도를 개선해 민간인들을 이롭게 하는 데 노력하는 공무원들이 없지는 않을 거다. 하지만 그런 사람은 신문에 나올 정도의 수밖에 없다고 나는 단언한다. 대다수는 그저 윗사람 입만 쳐다보고 산다. 그저 요식행위의 일들만 붙잡고 날마다 야근까지 한다고 요란이다.

그럼 진짜 시군민을 이롭게 하는 일들은 누가 할까?

사실 상당수 일을 민간분야가 한다. 과거 우리가 가난하고 어둡게 살던 시절엔 공무원이 진짜 하기 어렵거나 못하는 일들 정도 민간이 했는데, 요즘은 아니다. 어지간한 일이라면 다 민간부분이 나서서 한다. 그들은 계획 세우고 업자 선정해서 예산 집행하고 일이 잘되나 살피는 정도다. 공공행정 분야의 일을 민간이 많이 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과거 우리 사회 인력 중 그래도 가장 조직적이고 더 배운 이들이 모인 곳이 공직사회였다. 아니 그런 때가 한 때 있었다. 한 1970~80년대까지? 그땐 좀 공부하고 똑똑해야 ‘면서기’라도 했던 시대다. 유사 이래로 내려오던 공직사회의 상명하복, 가지고 있던 노하우를 전수하고 베끼는 탁월한 능력이 있었으니 당연히 공공분야가 일을 더 잘했을 거다.

그러나 지금은 아니라는 얘기다.

공공분야는 민간분야에 비해 느리고 얕고 창의적이지도 못하다. 그래서 어지간한 분야의 일은 ‘세금’을 투입해서 민간부분에 맡긴다. 민간부분은 최신 기술에 장비에 유능한 인력풀까지 동원해 일을 잘한다. 아직도 쌍팔년도식 감시와 지시, 간섭에 능한 꼰대급 공공분야와는 차원이 다르다.

그런데, 민간이 들어가서 일을 해보면 정말 엉터리같은 일이 벌어진다.

어떤 일을 진행하고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데는 필수적인 게 창의력인데, 공무원들은 그 창의력을 발휘하지 못하게 한다. 무슨 말인고 하니, 모든 일의 기획부터 진행, 결과물 도출에 이르기까지 자기들의 입맛에 맞출 것을 강요한다.

그 입맛이라는 게 사실은 하위직 공무원들의 입맛은 절대 아니다. 거의 100%, 최고 권력자 곧 시장이나 군수의 입맛이다. 어쩌다가 국장 정도의 입맛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으나 그것은 흔치 않다. 심지어 문서의 서체나 이미지, 색깔까지 ‘1번’의 입맛대로 요구하는 공무원도 있다. 간섭도 이만저만 아니다. 오지랖 수준이 장난 아니다. 숫제 명령 일변도다. 아니 그 일을 못해서, 능력이 딸려서 민간에 맡겼는데-민간은 수많은 제안경쟁과 PT까지 거쳐 딴 일인데- 그들을 이겨먹으려는 게 공무원들이다. 공무원과 민간이 협의하고 합의해서 최선의 결과물을 도출하는 게 민관협력의 취지일터. 하지만 그들은 그렇지 않다. 심지어는 돈도 국민의 세금을 잠시 집행관리만 하는 것일진대, 마치 자기돈 주듯 이만저만 오만하지가 않다. 

공무원들이시여. 민간전문가들을 쓰실 일이면 그들의 창의력을 살려주기 바란다.

두고만 보란 것이 아니다. 군림이나 명령하지 말고 협의하라는 뜻이다.

협의를 거부하고 엉뚱한 이야기하는 이들이 있다면 그때 나무라시라. 적어도 지금은 전문가 시대이고, 민간에 전문가가 훨씬 많다. 그들을 활용해서 국민과 시민을 이롭게하는 일에 온 힘을 쏟으시라. ‘1번’만 쳐다보고 업자들 닦달하지 말고 시민과 군민을 생각하고 일의 결과를 고민하면 자연히 그렇게 될 것이다.

장광호 편집국장  d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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