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하늘 별빛이 가장 아름다운 쌍태리

▲쌍태리 마을(전경)

5년 전 담양으로 귀촌하고 나서 생소한 담양에서 어떻게 시작해 볼까 생각하다가 ‘담양농촌생태체험관광협의회’ 라는 단체에 가입하게 되었다.

덕분에 이번에 농어촌체험지도사(담양에서 체험객 대상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강사양성) 과정과 농어촌힐링지도사(지금 농촌관광에서 대세인 치유농업에 대한 교육) 과정, 그리고 농촌교육농장교사양성(그냥 수학하고 먹고 보는 단순체험에서 벗어나 학교 교과과정과 연계한 프로그램 진행) 과정까지 교육을 받게 되었다.

10만 원 연회비가 있지만 좋은 교육을 받을 수 있는 혜택과 정보가 있어서 매력적이다.

이번 ‘농어촌힐링지도사’과정에서 ‘담양농촌생태체험관광협의회’전임 이사이셨던 정광웅 선생님을 만나서 쌍태리를 알게 되었다.

먼저 마을을 안내해주시기로 한 정광웅 선생님 댁 ‘명아원(明雅苑: 밝고 맑은 시운이 깃든 정원)’에 도착해서 친환경 인증 받은 죽로차 대나무밭과 통나무집 펜션을 구경했다.

정원과 대나무밭이 넓어 공원에 온 것 같아 하루 묵고 싶어졌다. 특히 처음 보는 수양 목련(수령이 오래된 목련으로 가지가 버드나무처럼 아래로 흘러내리는 수형)은 꽃이 필 때 꼭 보고 싶다. 

선생님은 애초 광주에서 살았는데 근처에 있는 천주교 묘지에 모신 가족산소에 다니다가 이 마을을 알게 되어 18년 전 이사해 지금은 노인회 총무를 맡고 있다. 

쌍태리(雙台里)는 조선 중엽에 형성된 마을로, 명칭은 마을 앞 오장산(五將山) 줄기의 봉우리 3개가 마을 정면을 바라보고 있다고 해서 삼태리(三台里)라고 불렀다. 여기서 태(台)자는 별 이름이다. 1914년 행정구역 개편에 따라 옆 마을인 태월(台月)과 윗마을인 상월(上月)마을을 합해서 쌍태리라 부르게 되었다.

마을 주민은 현재 165호 가량 거주하고 65호는 원주민,  100호는 전원주택단지에 거주하는 이주민으로 구성되어 있다. 주민 가구 수도 많고 원주민 거주지역과 이주민 거주지역이 지리적으로도 좀 멀리 떨어져서 분구되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 경로당에 모여 소일하는 주민들

명아원을 나와 먼저 구수한 냄새가 풍겨 나오는 마을 경로당에 가보니 어르신들이 맛있는 음식을 준비하고 있었다.

쌍태리 좋은 점이 무엇인지 여쭈자 장수마을이고 인심도 좋고 물도 좋지만 추월산이 가까이 있어서 다른 마을보다 월등히 더 좋다고 했다.

경로당을 나와 예전에 담양에서는 국씨 땅을 밟지 않고 다닐 수 없다고 할 정도로 갑부였던 담양국씨 비각으로 갔다.

비각 입구에 느티나무 노거수가 수형과 수령에서 압도적일 만큼 멋지게 자리 잡고 있었다. 비각의 솟을대문과 비각이 흔하게 보이는 것과 다르게 정말로 화려하게 지어져 다시한번 바라보게 했다. 

조금 더 올라가니 이주민들이 주로 사는 전원주택단지가 나왔다.

마을을 돌아보는 동안 여기저기에 담양펜션스토리, 반딧불펜션, 샘골펜션, 카페호시담, 담양숲속가족펜션, 오떼떼키즈 풀빌라 등 카페와 펜션이 많이 보였다. 환경이 아름다워서이리라. 집에 와서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대부분 인기리에 영업하고 있는 것 같았다.

다음에 죽림정사라는 절이 나왔는데 절로 들어가는 입구의 대나무밭이 정말로 아름다웠다.

이곳에서는 기념으로 남을 사진을 찍을 수 있을 것 같다.

죽림정사를 나와 조금 더 올라가니 산허리에 왕복 이차선 도로가 있는데, 바로 옆에 전라북도 표지판이 나왔다.

이 도로는 추월산에서 흐르는 정기가 나라를 구할 다섯 명의 장군이 나올 것이라는 전설이 있는 오장산으로 이어지지 못하도록 맥을 끊기 위해 일제강점기 때 만들어진 것이라는 말도 있다고 했다. 

죽림정사에서 멀지 않은 곳에는 차범석 원작, 김수용 감독으로 1967년 촬영한 ‘산불’영화 촬영지 표지석이 나왔다. 바로 옆에는 두 그루 느티나무 보호수가 있었다.

마을 맨 위쪽에서 마을을 내려다보니 주위의 산들이 사방을 둘러싼 듯 한 형국이기 때문에 인공의 빛이 들어오지 않아서 이 마을에서 보는 별빛은 유난히 아름답다고 한다.

마을 정상에서 내려오다 물통골 약수터 쪽으로 산길을 따라 올라갔다. 이곳은 추월산에서 유일하게 죽로차가 자생하는 곳으로, 정광웅 선생님이 죽로차 농사를 하신다. 

쌍태리는 오늘처럼 햇빛 좋은 날에 집에서 아침 먹고 도시락 준비해서 하루종일 놀다가 가도 좋을 마을이다. 넓은 정원과 펜션 관리, 그리고 죽로차 농사로 바쁘신 선생님께서 긴 시간을 할애해주셔서 깊이 감사드린다. 다음에 꼭 밥 한끼 대접해드려야겠다.

장광호 편집국장  d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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