茶田 송희자의 【꽃차이야기】(30)
담양뉴스는 2022년 새로운 생활문화 코너로 우리 지역에서 꽃차전문가로 활동중인 茶田 송희자 님의 ‘꽃차이야기’를 월2회 게재합니다. 
茶田 송희자 님은 ‘茶田(차밭)’ 이라는 호에서 알 수 있듯이 우리 차와 우리 꽃을 소재로 오랜 시간을 연구하고 교육하고 책을 펴내 국내외 명성을 얻고있는 꽃차 전문가입니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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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춤추는 왈츠 겹벚꽃차

목련꽃잎이 바람에 날리고 녹색의 잎들이 삐죽거리며 나오기 시작했다. 
바로 옆에서 함께 시작하는 겹벚꽃, 붉은듯 분홍빛으로 하나씩 터지기 시작했다. 이곳 담양은 4월 중순쯤이 되어야 꽃이 피기 시작한다.

차이코프스키 <꽃의 왈츠>를 들으면서 겹벚꽃차 세송이를 우렸다. 
화사하게 다가서는 꽃은 춤을 추는 봄의 요정들과 같아보였다. 잔잔한 울림으로 꽃을 피워내는 듯, 귓가에는 <꽃의 왈츠>가 눈 앞의 겹벚꽃과 함께 하모니를 이룬다. 무대의 막은 오르고 흘러나오는 음악 속에 춤을 추는 것처럼 지금 그런 무대가 자연에서 일어나고 있다.

그것은 마치, 천천히 또는 조금 빠르게 강약을 조절하며 꽃을 피워 잠을 자다가 마침내 떨어지는 모습으로 그려진다. 꽃차에는 이야기가 있다. 둘러싼 이야기와 피어오르는 향과 고운 모습이 한국 꽃차만의 매력이자 큰 장점이라고 생각된다.

일반 벚꽃은 꽃이 핀 후에 잎을 틔우지만 겹벚꽃은 잎을 틔우면서 꽃을 피운다. 꽃의 풍성함이 사람의 마음을 따뜻하게 감싸안아 행복하게 해주기 때문에 춤을 출 수 있는 것 같다. 담양에는 추월산 벚꽃축제가 있다.

용추봉과 추월산 사이에 흐르는 물이 담양호를 이루고 있고, 담양호를 중심으로 거닐다보면 내가 걷는 것인지 춤을 추는 것인지 그저 꽃잎이 나부끼는 것인지 헷갈릴 만큼 아름다운 곳이다. 지금은 하는 일에 쫓기어 수년 간 가보지 못했지만, 시집을 와서 향수병에 젖은 젊은 시절을 달래주었던 곳이기도 하다.

겹벚꽃은 차로만 사용되는 것이 아니라 소금에 절여두었다가 장아찌 만들 때도 함께 사용되며 푸딩, 과편, 케익의 웃기로도 많이 쓰이고 있다. 꽃잎이 여덟겹으로 풍부하여 꽃잎만 분리하여 사용해도 멋스러움을 연출할 수 있어서 축하모임이나 접대용으로도 적합하다.

겹벚꽃은 비타민 A, B, E가 풍부하고 숙취해소에 효과가 커서 민방과 한방에서 약차로 사랑받아 왔다. 또한 차로 우리면 화사하게 피는 모습이 "미래가 열린다"하여 축하하기 자리에 주로 사용하였다고 한다. 

지금은 내 집 앞에 빙 둘러서 겹벚꽃이 탐스럽게 피어나고 있다. 
겹벚꽃은 만개하면 꽃의 색이 퇴색되고 꽃잎이 분리되어 지저분하게 되기 때문에 개화 초기에 채취해야 한다. 한 꼬투리에 2~3개의 꽃송이가 피어나기 때문에 함께 채취하는 것이 좋다. 채취한 꽃은 식품건조기에 43℃에서 24시간이면 건조가 된다.

건조가 된 꽃은 바구니에 얇게 펴서 수증기 위헤서 찌는데, 이때 뚜껑을 닫지 않고 찌는 것이 중요하다. 뚜껑을 닫게 되면 닫힌 공간의 물방울이 건조된 꽃잎의 색은 변하게 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찐 후의 꽃은 잔여수분을 확인한 후 병립하여 필요할 때마다 조금씩 꺼내어 사용한다. 겹벚꽃차는 유난히 빛과 습도에 약하기 때문에 보관 시 냉동보관을 권한다.

300ml 티팟에 겹벚꽃차 3송이를 넣고 끓는 물을 부어 2분간 우려내어 마신다. 입안에서 화사한 화분향과 과일향이 혼합되어 느껴지며 단맛이 풍부한 것이 장점이다.

지금 집을 들어오는 길가에 또는 농장에서 겹벚꽃 개화가 시작되었다. 
다음 주면 더욱 따뜻해지는 봄을 만끽하며 화사한 분홍옷을 입고 웃음으로 달려들 것이다. 
얼마전 집을 다녀간 지인이 겹벚꽃 이야기를 하며 광주 어딘가 축구장 크기의 공간에 겹벚꽃이 화려하게 피어있다고 전해주었다.

아쉽게도 지금은 아파트 신축공사로 다 사라졌다고, 그 말을 듣는데 가슴이 왜 찔리듯 아픈 건지. 꽃과의 인연은 늘 그렇듯이 찐사랑 인가 보다. 
겹벚꽃이 피어나는 요즘, 차 한잔을 우려 밖으로 나가보려 한다. 얼마만큼 고개를 내밀었는지 자꾸만 궁금한 나날이다.

장광호 편집국장  d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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