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양은 예비문화도시를 준비하면서 마을 곳곳을 들여다보며 삶 속 잠재되어 있는 자원들을 발견하는 시간을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 생활에 기반한 작은 이야기들을 문화의 콘텐츠로 재생산하고자 주민들과 머리를 맞대며 논의를 했던 2년의 시간들은 말 그대로 스토리텔링의 시간이었다. 

‘바퀴달린문화도시 담양’, ‘야그쌀롱’을 통해서 삶의 원형 자원을 발굴하고 ‘수다인가배’, ‘담양예술야시장 월:담’은 그러한 담양의 이야기가 외지인, 관광객들과 호흡하는 자리로 충전시켜나가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한계는 존재한다. ‘문화가 별거간디’라는 슬로건으로 쉽게 다가가려고 노력했던 만큼 문화는 삶 속으로 스며들고 있지만, 표면으로 드러나는 결과는 쉬이 보이지가 않기 때문이다. 

가시적인 성과가 보여야만 성공했다고 인정하는 사회적 통념에서 자유로울 수가 없다, 그래서 더더욱 ‘문화가 별거간디’가 ‘별 거’여야만 하는 숙명이 존재하는 것이다. 별 거의 다양한 형태 중 하나가 관광의 형태일 것이다. 그간의 스토리텔링 되어진 문화콘텐츠가 “그것 참 별거네!”라고 발현시켜 줄 문화도시의 관광 로드맵이 필요해 보이는 지점이기도 하다.

지난 5월 12일 해동문화예술촌 오색동에서 ‘지역커뮤니티 관광 포럼’이 개최되었다. 
관광도시인 담양이 문화와 관광의 연결지점을 찾고 관광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갖기 위한 첫 시도로 추진된 포럼이었다. 관광을 바라보는 시각과 해석의 차이들이 있기는 하지만 더 이상의 산업으로 이어지는 관광은 지양해야 한다는 관점이 지배적이며 또한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야만 한다는 것이다. 

슬로시티와 서편제로 유명해 진 청산도는 시끌벅쩍한 관광객들로부터 치렸던 지역적, 환경적 어려움, 코로나로 인해 감소한 관광객으로 인해 생계를 걱정해야 하는 전혀 상반된 상황들이 이어졌고 이후 ‘청산도의 봄을 팝니다’라는 축제를 통해 새로운 돌파구를 찾았다. 섬의 주인으로서 우리의 관광지를 만들자는 것이었다.

행정 주도가 아닌, 보조금의 위력이 아닌, 오롯이 지역민의 힘으로 새로운 관광 콘텐츠를 생산해 낸 것은 관광의 롤모델로서 충분하다고 할 수 있다. 관광에 대한 반면교사로 삼을 만한 사례로 볼 수 있다. 
여전히 관광은 수익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그림자 밑에서 거대화되고 가시적인 성과 만을 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관광’이 누구를 위한 것이냐를 물을 때 해답은 이미 정해져 있다. 

그런 차원에서 진행되었던 ‘지역커뮤니티 관광 포럼’은 매우 큰 의미가 있었다. 
지역이 주체가 된다는 것, 그것은 지역이 오롯이 가지고 있는 삶의 근간으로부터 시작되는 것이다. 지역의 주민들의 주도적인 관광의 주체가 되어야만 진정한 관광이 될 수 있으며, 변화되는 트렌드에 맞게끔 성장할 수 있다. 

자연을 활용한 생태관광, 역사자원이 관광이 되는 인문관광 등 다방면의 관광 흐름을 잘 이끌어왔던 담양은 광주전남 관광지 선호도 1위 역시 죽녹원이다. 그리고, 우리들이 잘 아는 메타세콰이어, 관방제림, 메타프로방스, 추월산, 가마골, 소쇄원, 가사문학관 등 자연과 조성된 관광지들이다. 그 외는 어떤 관광을 내세울 수 있을 것인가? 너무나도 잘 되어 있는 담양관광에 지역민의 삶이 깃든 마을로, 사람 사는 곳으로 들어오게끔 하는 인프라만 정확히 구축된다면 문화와 관광이 어우러지는 새로운 관광의 모델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담주 다미담예술구는 담양오일장의 터로서 역사성을 가지며, 탯자리로서 거리를 지키며 살고 계신 어르신들의 문화와 지역성을 품고 있으며, 더불어 새로운 변화에 대한 문화적 욕구도 높다. 지금은 매월 1번의 야시장이지만 이후 자리를 잡아가게 되면 새로운 여행의 꺼리를 제공할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죽세품을 만들어왔던 기억이 생생한 마을 어르신들의 이야기가 터를 기반한 관광의 콘텐츠가 될 수 있다. 늘어나는 빈집을 예술가에게 무상으로 대여를 하자, 그래서 예술가들이 지역민과 어울릴 수 있도록 하여 이것이 시발점이 되어 연관 되어지는 것들이 들어올 수 있을 것이다.

예술가뿐만 아니라 한달살이를 하고 싶은 청년, 워케이션을 하고 싶은 기업들이 들어올 수 있도록 한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취향에 맞는 여행지를 골라올 수 있는 다양한 여행 루트 발굴 등 모든 것들은 행정이 주도하는 것이 아니라 손을 잡고 나아가야 할 일이다. 주민주도로 마을이 변화될 수 있도록 조력자 역할을 하는 것이다. 행정과 기획자, 전문가, 지역민이 함께 손잡고 만들어가야 할 문제이다. 

사례 발표자로 나왔던 황길식 박사는 명소인 곳을 찾는 것이 아니라 명소가 될 만한 곳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담양은 명소가 될만 한 곳이 상당하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단지 발견하지 못했을 뿐이다. 관광객의 눈높이에만 맞추었기 때문이다. 지역민의 눈높이로 바라보는 관광을 시작하자. 

장광호 편집국장  dnnews@hanmail.net

<저작권자 © 담양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