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려 19대 광개토왕은 407년 중국의 후연을 공격해 요동 땅을 정벌하였다. 지금 중국의 만주 땅 지안에는 고구려의 두 번째 수도인 국내성이 자리 잡고 있었고 여기에는 고구려 19대 광개토왕의 비석이 있다. 고구려 영양왕은 598년 중국 수나라를 공격하여 여수전쟁이 시작되었다. 100만명이 넘는 수나라 군사를 을지문덕과 같은 명장이 있어 16년간에 걸친 공격과 수비 끝에 고구려는 수나라를 멸망시켰다. 강력한 통치력과 군사력, 그리고 국민들의 충성심과 애국심이 만들어 낸 결과였다. 지금 한반도의 면적은 22만㎢ 정도이나 당시 고구려가 이렇게 차지한 중국 지역의 우리 영토는 56만㎢에 달하였다. 중국의 북방은 우리 민족의 강토였던 것이다.

이후 상무(尙武)정신이 희박해지면서 국가안보는 팽개치고 사색당파 싸움에 빠졌던 조선은 세력이 강하고 큰 나라는 받들어 섬기고(事大), 이웃 나라와는 대등한 입장에서 사귀어 국가의 안정을 도모한다는 외교를 펼쳤다, 주변국 중 명나라는 대국이라 판단하여 사대의 예로 국가안보를 의탁하였고, 약하다고 판단한 여진과 왜에 대해서는 무시하다가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으로 굴욕을 치렀다.

1894년 청일전쟁에서 청나라가 패하고 1904년 러일전쟁에서 러시아가 패하자 1905년 을사늑약으로 조선의 주권은 일본으로 넘어갔다. 일본은 만주지역 철도 부설권을 얻어내기 위하여 청나라와 간도협약을 맺어 조선의 관할권에 있던 간도(만주지역)를 청나라 행정권 지역으로 이양하였다. 자기 나라를 지킬 군대조차 없었던 조선은 단군시대부터 지배해왔던 북방영토의 주권을 중국에 넘길 수밖에 없었다. 지금은 중국의 조선족 자치구가 되어 있지만 언젠가는 찾아와야 할 우리의 영토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중국은 한족(漢族)을 중심으로 55개의 소수민족을 통합하여 만들어진 국가다. 지금도 티베트와 신장 위구르 자치구는 독립 저항운동을 벌이고 있지만 중국 내 소수민족의 독립은 중국의 궤멸이기 때문에 이를 무력으로 저지하고 있다. 그러나 조선족 자치구에 대해서는 탄압정책보다는 역사를 왜곡하여 애초부터 조선족은 중국 민족이었다는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현재 중국의 모든 민족은 하나의 중국에 속하고 모든 역사는 중국의 역사에 속한다는 것으로 고구려와 발해의 역사는 중국의 역사라는 것이다. 조선족 역사의 중국화는 1998년부터 본격적으로 추진하여 2004년 완성한 동북공정이다. 동북공정으로 중국지역의 고구려 역사는 왜곡되고 유적지는 중국 정부에 의해 폐쇄되고 잊혀져갔다.

며칠 전 트럼프 대통령은 “시진핑이 회담 간에 한국은 사실상 중국의 일부였다고 중국과 한국의 역사를 설명했다. 그래서 북한 문제가 쉽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미국의 워싱턴포스트지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발언이 큰 실수이며, 중국 중심적인 한국 역사를 받아들이는 태도를 보여 한국을 실망시켰다고 보도했다. 트럼프는 ‘한국은 수천 년간 독립국가였다.’는 미국의 견해를 발표하였지만 중국은 우리나라를 그들의 속국 수준으로 보고 있다는 것을 나타냈다.

중국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그런 얘기를 하였는지 질문에 “내가 당신에 말할 수 있는 것은 한국 국민이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말할 수 있다”고 핵심적인 답변을 피했다. 중국은 지금도 우리나라를 중국에 사대를 하는 거대한 중국의 일원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일부 정치인은 사드배치에 중국과 뜻을 같이하고 지지를 구걸하였다. 스스로 중국의 속국논리에 사대로 응대하는 모습이 된 것이다. 세계에서 가장 강한 동맹국 미국을 버리고 우리의 주권을 훼손하고 있는 중국에 기대는 외교정책은 국가의 정체성마저 흔들릴 수 있는 위험한 선택이다. 대선을 앞두고 후보자들의 외교정책을 잘 따져봐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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