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茶田 송희자의 【꽃차이야기】(52)

茶田 송희자의 【꽃차이야기】
담양뉴스는 새로운 생활문화 코너로 우리 지역에서 꽃차전문가로 활동중인 茶田 송희자 님의 ‘꽃차이야기’를 월2회 가량 게재합니다. 茶田 송희자 님은 ‘茶田(차밭)’ 이라는 호에서 알 수 있듯이 우리 차와 우리 꽃을 소재로 오랜 시간을 연구하고 교육하고 책을 펴내 전국적인 명성을 얻고있는 꽃차 전문가입니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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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뒤뜰의 고향, 골담초꽃차

봄빛이 짙어지면 발길을 이끄는 곳이 있다. 30년 세월의 고향, 뒤뜰로 나가보면 산자락의 대밭에서 몰려오는 소리와 함께 노랗게 꽃을 피우고 있는 골담초가 있다. 얼마 안 되는 차나무를 보면서 골담초꽃을 몇 개 손에 쥐고 돌며 하나씩 씹어 먹는다. 꽃의 단맛이 시원한 자연의 맛을 깊게 느끼게 해준다.

골담초는 뿌리 부분을 ‘금작근’ 이라고 하고, 꽃을 ‘금작화’라 한다. 민간에서 금작근은 신경통에 효과가 있어서 끓여서 먹어왔다. 꽃은 생화로 먹을 수 있으며 꽃받침은 종모양을 하고 있는데 아카시아나 박태기보다 꿀샘이 큰 편이다. 그래서 꽃샐러드나 말이떡 등 꽃음식에 흔히 사용되어왔고, 꽃차로서도 시장 확장성이 기대되는 꽃이다. 

내가 사는 담양 도동마을에서는 가정집에 한 그루 정도는 흔히 볼 수 있는 꽃이다. 대부분 뒤뜰 장독대 한 모퉁이에 자리잡고 있다. 장을 가르고 나면 하나 따먹고 장을 가지러 가서 하나 따먹은 것은 아닐까. 꽃을 보며 봄철 바빠지는 마음을 가라앉히기도 했었으리라 생각된다.

골담초꽃이 피는 모습은 나무에 매달린 나비와 같아서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진다. 꽃으로부터 위로를 받고 있으니 이것이 ‘치유’가 아닌가. 또한 꽃을 송이송이 한 손 가득 따서 식탁위에 올리면 가족들의 눈을 호강시키고 행복한 대화의 시간을 만들 수 있다. 꽃을 통해서 한 번 치유가 되었다면 꽃차로 한 발짝 더 다가가 알아보자.

골담초는 키가 2m까지 자라며 가지에 5개의 능선이 있다. 꽃은 처음에는 연녹색을 띄다가 노란색이 되면 개화가 시작되고 수정이 되고 나면 적황색이 된다. 꽃차를 만들 때는 꽃이 연녹색(봉오리)에서 노란빛으로 넘어갈 때, 개화직전의 꽃이 가장 좋다. 꽃에 꿀과 수분이 많기 때문에 꽃차를 만드는 과정에서 쉽게 적황색으로 변하기 때문이다. 

전자레인지나 피자팬에서도 시간 차이에 따라 적황색 또는 꽃잎이 타는 경우가 많으므로, 가급적 식품건조기를 사용해서 빠르게 수분을 적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빠른 건조를 통해 꽃의 색 유지, 맛이나 영양분을 보존할 수 있다는 점도 참고하길 바란다. 건조가 다 되면 채반에 골담초꽃을 올리고 수증기에 쪄준다. 이때 뚜껑을 닫지 않고 수증기가 꽃에 닿았다가 통과할 수 있는 형태로 흔들며 증제를 한다. 수증기로 표면을 정리한 후에는 팬에 살짝 덖어서 사용해도 좋다. 습기에 약하기 때문에 잔여수분을 확인하고 병립한다. 

골담초꽃차는 해수·대하증·요통 등에 효과가 있어 차로도 좋지만 음용수로 엷게 끓여서 마셔도 좋다. 골담초꽃차 10~15송이를 300ml 다관에 넣고 끓는 물을 부어 2분간 우려내어 마신다. 꽃을 보는 것만으로 치유가 되었다면, 꽃차로 변한 골담초꽃이 끓는 물과 만났을 때 우러나는 모습을 눈을 떼지 말고 바라보길 바란다. 꽃이 빙글 돌며 물속에 젖어드는 모습, 봄을 뿜어내는 향과 맛. 그렇게 또 한 번의 치유, 마음 속 안정과 평안은 나도 모르게 찾아온다. 맛은 달고 성질이 따뜻하기 때문에 많이 마셔도 부담이 없다. 연노랑 찻물이 우려지면 담백한 단맛이 꿀을 탄 듯 감미롭게 느껴진다.

꽃에서 얻을 수 있는 자연에서의 행복, 꽃차에서 얻을 수 있는 평안과 안정. 꽃을 보고 처음 만나는 순간부터 꽃차로 함께하는 순간까지 모든 과정을 온전히 느낄 수 있다면, 그것이 바로 ‘꽃차 테라피’가 아닐까.

처음 시댁으로 들어와서 살던 집의 우물 옆에 골담초가 있었다. 옛 아낙들은 우물이 있는 주변에 꽃이나 앵두나무를 심어 잠시 예쁜 것을 보며 마음을 쉬어가고, 간식으로 나눠 먹으며 정을 통했던 것 같다.

오늘날에는 찾아보기 어려운 풍경이 되었지만, 집 뒤뜰 감나무 아래에서 살아가고 있는 골담초를 볼 때면 늘 쉬어가던 품이 느껴지고 정겨운 웃음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푸릇한 새싹이 다시 돋아나고 있는 골담초를 바라본다. 곧 노란꽃이 대롱대롱 매달려 밑으로 쳐지기 시작하면 내 마음도 고향에 머무는 듯 평안과 안정이 장착된 행복한 시간을 갖게 되겠지.

 

장광호 편집국장  d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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