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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일기(36)/ 기순도 전통장

담양뉴스는 ‘주민참여보도’ 일환으로 본지 군민기자의 전지적 시점에서 취재한 【농촌일기】 코너를 지면에 보도중입니다. 
‘농촌일기’는 농촌에 정착해 영농에 종사하면서 그동안 1차 산업으로만 여겼던 농업을 다양한 문화체험 활동에 접목한 6차산업으로 육성해 가고 있는 담양의 명품농촌을 방문하고 ‘담양으로 떠나는 농촌생태체험’ 현장을 기록하는 지역밀착형 보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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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일기/ 기순도 전통장
370년 이어온 종가의 전통 장맛
대한민국전통식품명인 제35호 기순도 명인
장흥고씨 양진재 종가의 대표음식 자리매김

▲기순도 대표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라는 말이 있다. 
김치, 국악, 한국무용, 사물놀이 등 익히 알려진 분야가 아니라도 한국 고유의 문화를 세계에 알리려는 움직임이 많다. 선비사상, 한국식 정원, 구들방, KPOP 등 콘텐츠도 다양하다. 우리나라 전통의장대가 공연을 시작하면 천편일률적인 공연으로 지루해하거나 심지어 하품까지 하던 관람객들이 눈을 휘둥그레 뜨고 공연을 지켜보다 환호성을 지르곤 한다. 이런 장면은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라는 말을 저절로 연상케 한다.  

필자 인근에도 가장 세계적인 것이 있어 내심 자랑스럽다. 
물론 가장 한국적인 것이기에 세계적인 것이 되었다. 각국의 내로라하는 셰프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세계 경연대회에서 수상한 셰프들도 찾아와 흔적을 남겼으며, 국내의 종사자들이 입교하기를 줄지어 대기하는 곳이니 세계적인 곳이 아닐 수 없다. 그곳은 다름 아닌 기순도 전통장이다. 기순도 전통장은 슬로시티로 지정된 담양군 창평면에 자리 잡고 있다. 

기순도 전통장 입구에 다다르자 나도 모르게 감탄사가 터졌다. 
왼쪽 언덕에 수십 그루의 아름드리 적송이 나를 내려다보며 맞이했는데 적송의 자태며 우람함, 자연미에 매료된 것이었다. 다음으로 탄성을 지르게 한 건 항아리였다. 얼른 봐도 수백 개가 넘어 보이는 항아리들이 드넓은 공간에 즐비하게 늘어서 있었다.

▲기순도 명인 장독(1,200여개)

관계자에게 물으니 천여 개에 이른다고 했다. 항아리는 속이 보이지 않는다. 한두 개도 아니고 그 많은 항아리에 무엇이 들었을까. 된장, 고추장, 간장, 청국장 같은 발효식품일 것이다. 필자는 궁금했다. 발효 명인은 항아리 안의 내용물을 어떻게 알고 있는지 궁금했다.

명인은 나름의 방식으로 뚜껑을 열지 않고도 안에 무엇이 들었는지 알 수 있었다. 
작은 돌멩이가 기준의 표식이었다. 예컨대 된장 항아리 뚜껑에는 돌멩이 한 개를, 고추장에는 두 개를, 간장에는 세 개를 올려놓는 식으로 구별했다. 지혜로운 방식이었다. 명인의 후손들은 이에 그치지 않고 전통 식품을 보다 효율적으로 관리하려고 현대적인 MES시스템을 도입했다.

‘Manufacturing Execution System’의 약자로 생산공정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모니터링하려고 개발된 시스템이다. 흔히 제조업에서 사용하지만 항아리 관리를 효율적으로 관리하려고 도입했다. 알고 싶은 항아리를 클릭하면 내용물, 담근 날짜. 무게 등의 모든 이력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다. 

▲기순도 명인 장류 선물세트
▲다양한 전통식혜

기순도 명인은 370년을 이어온 방식대로 시어머니에게 장 담그는 법을 전수받았다. 
신혼 때 남편은 죽염에 심취해 허구한 날을 연구에 매달렸다. 남편은 연구 결과물을 이웃과 공유했는데 평이 좋아 자연스럽게 죽염과 전통장을 조화시켰다. 370년의 역사를 이어받아 40여년 이상 매달리다 보니 대한민국전통식품 명인으로 지정되었다. 그동안의 노력과 우수성을 공인받은 것이다.

기순도 전통장은 어느덧 유명 식품이 되었다. 물론 아직 낯선 분이 많지만 요식업에 종사하거나 관심이 많은 분이라면 거의 알고 있을 정도다. 국내뿐만 아니라 국제적으로도 그렇다. 외국 셰프가 방문해 장을 담가 버선 모양의 종이에 글을 남기고 코팅해 항아리에 걸어두고 기념한다. 장을 담그고 항아리에 버선을 거는 풍습을 응용한 것이다.

이렇듯 국내외서 인지도가 높아지자 전통장을 전수하는 교습 과정을 만들어달라는 요구가 쇄도했다. 강사 섭외와 교습 경험부족 등 쉽지 않아 미적거렸는데 관심을 갖는 이가 갈수록 증가해, 어렵사리 강사를 초빙해 기순도 발효학교 발효마스터 과정을 첫 개설했다. 2023년이었다.

▲기순도 발효학교

모집공고를 내지 않았는데도 SNS를 통해 정보를 얻어 수강신청을 했다. 10명을 선발했는데 1기 과정만 해도 2:1의 경쟁률이 넘었다. 종사자나 연구자 등 전통장 분야에 몸담고 있는 분이 우선 선발기준이다. 봄과 가을에 개강하고 주 1회, 10주 과정이다.

기순도 전통장. 기순도 명인은 시어머니에게 비법을 전수받았다. 전통대로 한다면 며느리에게 비법을 전수해야만 한다. 하지만 명인은 며느리뿐만 아니라 딸에게도 비법을 전수하고 있다. 규모가 커지니 며느리와 딸도 가세해야 했다. 명인과 전수자들은 오늘도 가장 세계적인 전통장을 만드느라 여념이 없다. (문의 080-383-6209) /강성오 군민기자

(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

장광호 편집국장  d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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