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정 동강리 담양부사 공덕비 대숲에 방치
선사시대 고인돌은 도로공사로 묻혀 원형 훼손

내년으로 다가온 ‘2018담양지명 천년’을 맞아 다양한 기념사업과 문화예술 행사가 준비되고 있는 가운데 천년의 역사속에 선조들로 부터 이어지고 있는 소중한 우리 문화유산이 방치된 채 잊혀지는 사례가 있어 문화재 부서의 시급한 관리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우리지역 향토문화유산과 관련, 담양군은 지정문화재(國家지정,道지정,郡지정)와 함께 비지정문화재도 별도로 관리하고 있으나 아직까지 지정 또는 비지정 문화재로 등록되지 못한 채 산야에 버려져 방치되고 있는 문화유산들도 적지않은 실정이다. 또한 지정,비지정 문화재라 할지라도 시간적, 공간적 여건 등으로 상시 관리가 안되는 것들도 상당해서 소중한 우리 문화유산에 대한 보다 체계적인 관리방안이 필요한 실정이다.

실제로 무정면 동강리(1구) 소재 옛 조선시대 담양부사 공덕비와 선사시대 고인돌이 후손들의 무관심, 외면속에 풀숲에 방치되거나 땅에 파묻혀 있어 소중한 향토문화유산에 대한 무지와 인식부족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동강리 마을의 옛 담양부사 공덕비로 추정되는 이 문화재는 현재 마을의 한 빈집 뒷편 대나무숲 잡초에 둘러쌓인 채 잊혀지고 있는 실정이다. (사진=담양부사 공덕비)

▲ 대숲에 숨겨진 담양부사 공덕비

이곳의 담양부사 공덕비는 당초 길가에 있어서 일제강점기까지 사람들의 손길이 닿았으나 해방후 신작로(새길)가 개설되면서 구길이 폐도가 되고 옛길 주변에 마을 주민들의 집이 하나 둘 들어서게 돼 사람들의 시야에서 멀어지게 됐다고 한다. 그나마 공덕비가 있던 집이 사람이 살지않는 빈집이 되기 전까지는 집주인의 손을 탔지만 이 집 주인마저 오래전 새로 집을 지어 나간 탓에 지금은 아예 대숲에 묻혀가고 있다. 

이 마을 채종선 노인회장에 따르면 “일본 왜정때까지도 이 부사비는 길가 산 아래에 있었고 마을사람들도 소중히 여겨 공을 들이곤 했으나 신작로가 나면서 옛길이 불하되고 집이 들어서 산속에 방치되어 버렸다” 며 “세월이 흘러 대나무숲으로 변하고 잡초에 뒤 덮혀 잊혀지고 있는 이 공덕비가 지금이라도 잘 관리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고 말했다.

또 부사 공덕비가 있는 집 주인 추 모씨는 “비록 빈집으로 두고 있지만 본가여서 팔수는 없고, 다만 담양군이 공덕비를 문화재로 관리하겠다면 장소제공 등 적극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현재 이곳 동강리 민가의 대숲에 방치되고 있는 이 담양부사 공덕비는 우측으로 약간 기운 채 퇴적층에 일부분 묻힌데다 외관도 상당부분 풍화돼 육안으로 해독이 쉽지 않은 상태여서 문화재전문가 등의 현지답사와 고증이 필요한 실정이다.

이와함께 이 마을 입구 도로변에는 청동기시대로 추정되는 옛 선사시대 큰 고인돌(가로5m,세로3m,높이1.5m,둘레9m,무게10톤)이 받침석은 땅에 묻힌 채 덮개돌만이 일반 바위처럼 자리하고 있어 원형복원이 필요한 실정이다. 그나마 허름한 안내문 하나가 고인돌 앞에 서 있어 다행히 문화재임을 알리고 있으나 원형을 훼손한 모습은 대단히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사진=동강리 고인돌)

▲ 받침석이 땅에 묻힌 동강리 고인돌

이 마을 어르신들에 따르면, 지금도 마을 앞산과 좌우 옆마을(고정리, 신촌)에도 커다란 고인돌이 하나씩 있으며 동강리 고인돌은 그 중앙에 있어 아주 중요한 고인돌로 여겨진다면서 “본래 우리 마을 고인돌 바로 앞에는 상석이 있었고 그 아래에서 석도(돌칼) 등 부장품이 발굴됐으나 누군가 보관하겠다고 가져간 뒤 행방을 알 수 없다”고 전했다.

그같이 된 데는 1970년대 새마을운동 당시 마을도로를 넓히고 포장을 하면서 고인돌의 상석을 제거하다 부장품을 발견한 것이고 고인돌의 받침석은 땅속에 묻히게 됐다는 전언이었다.
이 고인돌 역시 담양 곳곳에서 여럿 발굴된 고인돌과 함께 비록 문화재로써 지정은 안 되고 있지만 소중한 향토문화유산임을 고려할 때 하루속히 원형을 복원해 옛 모습을 찾아주어야 할 것으로 여겨진다.

게다가 이 마을은 예부터 대대로 전해 내려오는 ‘칡넝쿨 줄다리기’ 와 ‘들독들기’ 등 우리 고유의 전통풍습과 민속놀이가 아직까지 재현되고 있는 유서 깊은 마을이어서 더더욱 마을의 향토문화재에 대한 보존과 관리가 필요하다는 여론이다. / 장광호 기자

장광호 편집국장  d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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