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이 최장수 국가가 됐다. 일본의 자료에 따르면, 홍콩인의 평균수명은 남성 81.24세, 여성 87.32세다. 2011년에 일본을 제치고 세계 1위에 올랐지만, 2012년부터는 일본에 2위로 밀려 났었다. 2015년에 일본을 뿌리치고 다시 세계 1위로 부상한 것이다. 한국은 여성이 85.5세, 남성이 79.0세로 홍콩보다 2년 이상 덜 사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만 따지면 아시아권에서는 3위다.
 
평균수명이 늘어나면서, 일본에서는 ‘졸혼(卒婚: 결혼생활 졸업)’이 주목을 받는다. 고령화로 인해 결혼생활 자체가 길어지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결혼의 기존 틀은 유지하되 각자 자유롭게 사는 방식이다. 남편은 전원생활을 좋아해 농촌으로 돌아가고 아내는 대도시에 사는 것처럼 중장년 부부가 평소에 추구하는 생활을 선택하는 방식이다. 부부는 한 달에 한 번 꼴로 만나지만 각자의 삶을 영위한다. 이혼과 다른 점은 불화가 원인이 아니라 완만한 협의로 이루어진다.
 
졸혼이 일본인의 평균수명 연장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지는 전문가의 연구가 필요하지만, 아내와 이혼한 경우에 남편의 사망률이 그러지 않은 경우보다 높다는 연구결과가 한국에서 나왔다. 보험연구원은 2010년 기준으로 25～64세 인구 1천명당 이혼한 남성의 사망률은 8.7명으로 배우자가 있는 남성의 사망률(3.2명)보다 2.7배가량 높은 것으로 발표했다. 이혼보다는 졸혼과 같은 대안이 남편의 사망률을 줄이는 요인이 되었는지도 모른다.
 
홍콩이 평균수명 1위가 된 이유로 드는 것은 의료 서비스와 식습관이다.  빈부격차가 큰 미국과 달리 그 차가 상대적으로 적고 교육열이 높아 건강에 대한 의식도 남다르다. 대부분의 의료비용을 정부가 부담한다. 조리방법도 기름에 튀기거나 볶는 요리보다는 찌는 방법을 택한다. 한 여름에도 뜨거운 차를 즐겨 마신다. 24가지의 약재를 우려 낸 ‘24차(茶)’ 라는 한방 차는 국민음료로 각광을 받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65도 이상의 ‘뜨거운 음료’를 발암물질 2A군으로 지정하였지만, 전문가들은 차든 국이든 식혀서 먹으면 지장이 없다는 반응이다. 한의학계가 권하는 장수음료에 三寶(삼보)차가 있다. 치매, 피부 관리, 정력의 약재로 유명한 구기자에 인삼과 지골피를 배합하여 우려 낸 차다. 구기자는 영국의 BBC가 할리우드 스타들의 노화방지 비법으로 소개했던 슈퍼과일로 ‘과일 비아그라’로 불린다.
 
일본과 홍콩의 장수정책은 정부나 지자체가 나서서 소득격차를 해소하려는 노력, 식생활 교육, 의료?개호서비스의 확대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장수국가는 여러 가지 요소가 총체적·복합적으로 어우러질 때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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