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27일, 북한에 나포됐던 391 흥진호가 1주일 만에 속초항으로 송환됐다는 간단한 언론 보도가 있었다.
피랍되었다는 뉴스도 없었던 어선이 갑자기 송환이라니? 비슷한 대승호 피랍 사건은 선원들이 한 달 간 억류되었다가 풀려났다. 그러나 이번 사건은 실종이나 나포와 송환 경위에 대한 구체적 언급도 하지 않고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에서 발표한 대로 ‘인도주의적 견지’에서 돌려보냈다는 짧은 뉴스를 내 보냈고 국민들의 무관심 속에서 사건은 종결되는 듯 보였다.

하지만 30일 국정감사에서 야당의원들의 질문에 국방부 장관과 해군 참모총장은 이 사건을 언론 보도를 통해 알았다고 답변하여 10명이나 되는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해야 할 정부가 몰랐다면 무능한 것이고 알았다면 무책임하다는 여론이 일기 시작했다.

여론이 심상치 않게 돌아가자 뒤 늦게 해경은 흥진호 나포 당시 수색 과정과 상황전파 사실 등을 밝혔다. 지난 16일 울릉도를 출항한 흥진호에 대하여 21일 어업정보통신국으로부터 실종신고를 받고 수색에 들어갔고 이튿날 청와대와 총리실, 국가정보원, 해양수산부, 해군작전사령부 등에 보고와 협조조치를 하였다는 것이다.

해경의 발표로 보면 이 사건은 이미 관련 부처는 다 알고 있었다는 것인데, 국방부 장관이 거짓말을 한 것인지 일부러 감춘 것인지 언론 통제를 한 것인지 의문은 계속되었다. 이 사건의 보도에 대해 파업 중인 KBS의 공영노조는 세월호 사건은 대통령의 7시간 의혹을 10분단위로 파헤치는 언론이 144시간의 이 사건에 대해서는 의혹제기도 사실 보도도 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후 국방부는 예하부대에서 단순사고로 처리하고 보고를 안 해 몰랐다고 했다. 그런 사유로 대통령에게도 보고가 안 되었고 그래서 어떤 조치도 없이 25일에는 광주 무등 경기장에서 프로야구 시구를 하고 경기를 관람했던 것일까.

의혹이 계속되자 정부합동조사단은 흥진호가 선박자동입출항장비를 끄고 사용하지 않아 나포되고 실종된 사건을 몰랐다고 했다. 선장은 GPS를 끄고 다녔다고 했다. 그러나 고기를 잡을 위치를 찾아가려면 GPS사용은 필수적이고 이것은 자신을 긴급 상황에서 구해줄 생명줄과 같은 것인데 이를 켜지 않았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이 안 가는 것이다.

북한 경비정 2척에 1시간이 넘게 도망가면서 선원 누구도 긴급 구조 신호를 보내지도 않았다. 불법 조업에 도망을 친 흥진호를, 북한은 전기가 없어 냉동시설 가동이 어려운 데도 잡은 복어 3.5톤을 냉동까지 시켜 배와 함께 순수하게 돌려준 것도 이상하다. 북한의 발표대로 인도주의적 견지에서 보내주었다는 것을 믿기에는 북한의 변화가 너무 갑작스럽고 지금까지 정부 발표와 언론의 보도를 보면 앞뒤가 안 맞는 부분이 많다.

과거 대승호 귀환 시와 다르게 선원들의 기자회견도 없고 기다리는 가족과 상봉하는 장면도 없이 복면을 쓴 선원들이 멀쩡하게 하선하는 장면만 보여줬다.

그래서 그런지 북한에 달러를 전하러 갔다 왔다는 의혹부터 핵무기를 싣고 갔다는 설, 북한 공작원 수송설 등 그저 설(說)만 난무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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