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양뉴스는 ‘2018담양지명 천년’을 기념하는 기획특집 일환으로 <담양,담양사람들> 코너를 신설하고 경향각지에서 활약중인 담양사람들과 담양의 이야기를 발굴, 소개합니다.
기획특집 <담양, 담양사람들> 은 각 분야에서 소신과 신념으로 열심히 삶을 꾸려가면서 나름대로 성과를 거두고 있는 담양의 농업인, 귀농인을 비롯 향토업체, 출향인과 향우기업, 그리고 문화예술계와 전문분야에서 활약중인 <담양, 담양사람들>에 대한 소식과 스토리를 소개하고 ‘2018담양천년’에 모두 함께 동참하고자 하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이번호 부터는 우선, 몇차례에 걸쳐 도시생활을 정리하고 담양으로 귀촌, 새희망을 일구고 있는 귀농인들의 이야기를 특집으로 보도합니다. / 편집자 주.

꿈을 경작하다
박종석

“농작물은 발소리를 듣고 자랍니다.”

귀농인 박종석 씨는 기계공학을 전공했다.
부산의 중소기업에 잠깐 근무하다 GS건설에 입사하여 생산관리의 검사(QA, QC)업무를 맡았다. 나이가 들었다고 다각도로 압력이 들어와 퇴직했다. 퇴직 후 후배 회사에서 임원으로 일하면서 인연과 관계에 실망해 귀농을 염두에 두고 틈틈이 공부했다. 그는 약용 식물에 관심을 기울였다. 자료와 책자로 이론을 무장하고, 경험자를 찾아가 노하우를 배웠다.

1남 2녀인데 아직 애들이 학생이라 아내를 광주에 두고 혼자 고향으로  들어왔다. 
2년 전이었다.

그는 귀농 첫해에 그동안 공부했던 아로니아, 여주, 도라지, 작두콩을 등을 심었다. 부모님께서 해 오신 고추나 들깨,참깨,도라지,고구마,더덕  등을 재배했다. 하지만 멧돼지가 고구마와 더덕을 몽땅 파헤쳐버렸다.

그의 밭은 산과 들의 경계에 있다. 그런 만큼 멧돼지 출몰이 잦다. 멧돼지의 피해를 예방하려고 개를 다섯 마리 키우지만, 그래도 멧돼지가 출몰한다.
“개를 묶어서 기르는데, 그걸 알고 멧돼지들이 개의 반경을 벗어나 이동합니다. 영악한 놈들이지요.”

그는 일과를 개에게 사료를 주는 것으로 시작한다. 새벽이면 눈을 비비고 일어나 개부터 챙긴다. 그런 후 밥을 먹고 다른 일을 본다. 자신보 다 개를 먼저 챙기는 것은 그만큼 멧돼지에 대한 피해가 크기 때문이다. 그런 환경에서 수확한 작두콩을 차 끓이듯 쉽게 작두차로 끌일 수 있도록  손질하여 판매한다.
“작두차는 비염환자에게 좋습니다.”

▲작두콩

처음에는 지인들에게만 판매했는데 지금은 인터넷을 보고 주문도 들어온다. 그는 막내의 이름을 따 농장 이름을 ‘미림농원’이라 짓고 네이버에 카페를 개설하기도 했다. 딸의 이름을 차용할 만큼 농업에 대한 애정과 자부심이 대단하다.
그는 필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면 어디든지 마다하지 않고 달려간다. 현대의 농사는 경험과 이론만으로는 안된다. 
경험과 이론은 물론 연구를 겸해야 앞서갈 수 있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더덕과 도라지 재배 기술을 배우려고 땅끝까지 내려가 그 분야에서 박사로 통하는 분을 만나 자문을 받았습니다.”

부지런함이 기본인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그는 현재 소유하고 있는 토양의 특성에 맞는 품종을 찾기위해 토질을 분석하고 작물을 파악하는 일도 게을리 하지 않는다.
“농작물은 발소리를 듣고 자란다는 말이 있습니다. 본인만 부지런하면 얼마든지 여유로운 삶을 살 수 있는 곳이 농촌입니다. 하지만 욕심을 부  리면 불행해집니다. 남이 많은 수입을 올렸다고 부러워하지 말아야 합니다. 많은 수확을 올렸다면 그에 맞는 정성과 노력을 기울였다고 봐야지요. 마냥 부러워할 거라면 애시당초 오지 말았어야 합니다.”

박종석 씨는 작년에 구입한 중고 경운기와 올해 구입한 중고 트랙터로 89세의 노모와 거뜬히 농사를 짓고 있다. 논 800평과 밭 3,000평을 경작하고 있지만 내년에는 추가로 3,000평 밭에 두릅을 재배할 계획이다.

“농장을 갖는 게 꿈이었거든요.”

▲손수 지은 축사

그는 어려서부터 농장을 갖고 싶었다.
가슴에서 오랫동안 숙성된 꿈을 차근차근 실현 중이다. 
지금은 토끼,염소,청계를 기른다. 이들을 기르기 위한 막사도 손수 지었다.
“농장을 갖는게 꿈이었거든요. 그 꿈을 위해 투자하는 중이지요.”
그는 현재 반 방목 형식으로 토끼 100마리, 염소 20마리, 청계 50마리 정도를 기른다. 

반 방목이라 건강한 편이다. 그런데도 현재는 가축으로 인한 소득은 없다. 청계를 팔아 사료값을 제하고 나면 남는 게 없고 남으면 가축을 늘린다. 그러니까 계속 투자를 하는 중이다. 축사에서는 24시간 음악이 흐른다.
“멧돼지 때문입니다.”
멧돼지의 천적이 없으니 우선 취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울타리를 설치하려고  했지만 비용이 만만치 않았다. 얼추 계산해도 이천만원이 넘었다. 언젠가는 설치하겠지만 아직은 여력이 없다.

“만족을  느끼면  그게 바로  행복이다.”

그는 농사 외에도 자기를 필요로 하는 곳에서 일하기도 한다. 작년에는 농사 외 수입이 삼천오백이었다.
“농사도 기획입니다. 품종을 정확히 파악하면 노동력이나 개인 시간에 맞춰 작목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두릅 같은 경우는 봄에 수확하고 나면  다른 계절에 딱히 할 일이 없어요. 그럼 개인 시간이 많겠지요. 반대로 봄의 한가한 시간을 메워주는 작물일 수도 있을 거구요. 그렇듯 본인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기획할 수도 있습니다.”

그거야말로 귀농의 가장 큰 장점이다. 직장생활하며 밤새는 일이 허다했다. 몸이 피곤한 만큼 성취감이라도 따라야 하는데 그런 경험이 없었다. 하지만 귀농 후에는 달랐다.
“자기가 만족을 느끼면 그게 바로 행복 아닙니까? 귀농해서 투자만 하다 유턴하신 분들이  많은데 만족할 줄 몰라서 그렇습니다. 저는 마음이 편하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크게 만족하고 있습니다.”

그에게 귀농은 여유로운 정서의 회복이다. 그는 조급해하지 않고 미래를 설계한다. 미래를 위해 소비자에게 신뢰를 쌓는 일만큼은 무척 공을 들였다. 소비자를 생각해 등외급 상품을 덤으로 보냈더니 이런 제품을 파느냐고 항의하는 전화를 몇 통 받았다. 그때 입은 마음의 상처 말고는 귀농으로 인한 상처는 받지 않았다. (귀농인 박종석 연락처 : 010-9307-0532)
/자료제공=담양군귀농귀촌지원센터(강성오 사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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