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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양천년 특집/ 대담- 작가와의 만남(소설가 설재록)

장편소설 ‘백진강’ 펴낸 설재록 작가

2018년 새해 벽두 소설가 설재록 씨가 장편소설 ‘백진강’을 펴냈다.
1973년 문단에 데뷔한 작가는 올해로 45년째 창작활동을 해 오고 있다. 설 작가는 소설 창작뿐만 아니라 희곡작가, 연극연출가, 연극배우, 방송작가 등 다양한 영역에서 왕성한 활동을 해 왔다. 작가는 현재 ‘담양’이라는 제목의 장편소설 탈고를 앞두고, 요즘은 거의 봉산면 제월리 집필실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작가 설재록은 우리지역을 대표하는 소설가로 담양을 소재로 한 여러편의 소설을 펴낸 바 있다.
담양뉴스는 새해를 맞아 장편소설 ‘백진강’을 펴낸 작가와 자리를 함께 했다./편집자 주

▲소설 백진강
▲'백진강' 설재록 작가와 인터뷰

■ 장광호 국장 : 먼저, 백진강 출간을 축하드립니다.
2017년은 그 어느 해보다 바쁘게 지내셨죠? 뮤지컬 백진강 공연, 창평 슬로시티에서 연극 쌀엿 잘 만드는 집 공연, 그리고 무엇보다 담양 지명천년 기념사업 추진위원회 부위원장을 맡아 많은 일들을 하셨습니다. 그리고 또 한 권의 장편소설 탈고를 눈앞에 두고 계시다니 지역의 후배로서 작가님의 열정에 박수와 고마움을 함께 보내고 싶습니다.

□ 설재록 작가 : 스스로 생각해 봐도 2017년은 그 어느 때보다 바쁘게 살았던 것 같습니다. 바쁘게 산다는 것이 행복한 일 아니겠습니까? 바쁜 꿀벌은 슬퍼할 겨를이 없다고 했지요. 바쁘게 살면 늙을 틈이 없습니다. 바쁘게 사는 것, 젊어지는 비결이라고 생각합니다. 

■ 장광호 국장 : 아무래도 먼저 소설 백진강 이야기를 해야 할 것 같습니다. 몇 년 전부터 담양사람들의 입에 ‘백진강’ 이라는 이름이 오르내리기 시작했습니다. 작가님의 소설이 나오고 나서부터라고 생각하는데요?

□ 설재록 작가 : 나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전에는 관방천이라고 했지요. 담양출신 작가인 나 역시도 쉰 살이 넘을 때까지 백진강이라는 이름을 모르고 살았으니까요. 고인이 되신 이해섭 선생께서 관방천의 원래 이름이 하얀 용, 즉 백진강이라고 알려 주셨습니다. 그때부터 선조들이 왜 백진강이라고 명명했을까 상상의 나래를 폈습니다. 그 결과물이 장편소설 백진강입니다. 원래는 2014년도에 백진강 전설이라는 이름으로 출간을 했었습니다. 그런데 워낙 서둘러 써서 출간해 놓고 보니 아쉬움이 많았습니다. 오류도 많고, 구성도 엉성하고, 문체도 거칠고, 그래서 새로운 작품을 쓰는 마음으로 3년 동안 다시 다듬고 다듬어서 낸 책이 이번에 나온 백진강입니다.

백진강 전설의 보강편이 아니라 신작으로 봐야지요. 책이 나오니까 현 상태에서 물줄기를 볼 때 강이라고 할 수 없고 천이라고 해야 맞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는데 나는 그 주장을 받아들이기 어렵습니다. 담양천이나 관방천보다는 백진강 이라고 불러주어야 합니다. 강에는 문화와 역사가 깃들어 있고 인문학적 의미가 내포되어 있습니다. 우리는 오랜 동안 백진강이라는 이름을 잊고 살았습니다. 잊고 살았던 이름을 다시 불러주어야 합니다. 너도 나도 불러주면 백진강은 더욱 아름답게 빛나고 나아가 담양의 문화자산으로 자리매김하게 될 것입니다. 

  강에는 문화와 역사가 깃들어 있고 인문학적 의미를 내포
  백진강을 너도나도 불러주면 담양의 문화자산 될 것

■ 장광호 국장 : 올해는 담양이라는 지명을 사용한지 천년이 되는 해입니다. 작년 한 해 동안 담양 지명천년 기념사업 추진위원회 부위원장을 맡아 많은 일을 하셨는데 소감을 듣고 싶습니다.

□ 설재록 작가 : 내 생애에서 가장 보람된 시간을 보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20세기와 21세기를 걸쳐 사는 덕분에 담양 지명천년 사업에 나름으로 역할을 하게 되었는데 그것을 행운으로 생각합니다. 사업에 참여하면서 담양에 대해서 좀 더 깊이 생각하게 되었고, 담양의 가치를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우리 담양은 다른 지역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문화를 갖고 있습니다. 우리 담양의 문화는 보고 만져볼 수 있는 감각적인 문화가 아닙니다. 우리 담양의 문화는 그야말로 마음으로만 느낄 수 있는 고품격의 문화입니다. 사람을 포근히 감싸주는 지리적 여건, 가사문학을 비롯한 인문학적 자산, 사람들의 온후한 성품, 이런 것들이 한데 어우러져 만들어낸 문화입니다. 천년 전 우리 선조들이 왜 담양이라고 이름을 지었을까, 해답이 나옵니다.

■ 장광호 국장 : 이제 새로운 천년이 다시 시작되고 있습니다. 새로운 천년을 위해 제안을 하나 하신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 설재록 작가 : 나는 기회 있을 때마다 백진강 르네상스를 열어가자는 주장을 합니다. 앞으로 담양은 인구가 줄고 이에 따라 지역세도 약화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대도시와 경쟁력에서도 밀리게 될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활로를 찾을 수 있는 길이 바로 문예부흥입니다. 문예부흥운동을 통해 담양다운 문화를 잘 가꾸어 나간다면 담양은 천년만년 영화를 누리게 될 것입니다. 문명은 격차가 있지만 문화는 격차가 없습니다. 문화는 그 지역다움을 간직하고 있을 때 경쟁력을 갖게 됩니다. 아프리카 오지 원주민의 문화나 프랑스 파리의 문화나 동등한 가치를 갖고 있습니다. 프랑스 파리의 문화가 아프리카 오지 원주민의 문화보다 더 가치 있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 장광호 국장 : 소설 백진강이 백진강 르네상스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 될 수도 있을것입니다.
작년 뮤지컬 백진강 공연에 대해서 담양의 문화적 사건이라고 평가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그 후 창평 슬로시티에서 쌀엿 잘 만드는 집을 공연하고 나자 설재록 소설가가 또 일냈다고 긍정적인 평가를 했습니다. 올해에 특별히 구상하고 있는 일은 무엇인지요?

  문화는 그 지역다움을 간직했을 때 경쟁력 있어
  소설 백진강은 백진강 르네상스를 시작하는 신호탄 될 것

□ 설재록 작가 : 소설을 좀 더 열심히 써야겠다는 것 말고 특별한 구상은 없습니다. 예전에는 새해가 되면 올해는 이런 일을 해야겠다고 계획을 세웠었습니다. 그런데 올해부터는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허락할 때까지 해야 할 장기적인 계획을 세웠습니다. 담양의 이야기를 소설로 쓰는 일입니다. 한 작품을 언제까지 마무리하고 언제부터 다음 작품을 시작한다는 계획이 아니라 한 작품 끝나면 이어서 곧 다음 작품으로 들어갈 겁니다. 요즘 들어 소설을 쓰면서 행복감을 만끽하고 있습니다. 젊었을 때 그걸 느꼈으면 좋았을 텐데 하는 생각을 합니다. 써야 할 이야기는 많고 시간은 자꾸 가고 마음이 조급해지기도 합니다. 갈 길은 먼데 석양을 바라보고 서 있는 나그네의 심정입니다.

■ 장광호 국장 : 천재는 철이 늦게 든다고 했는데 작가님을 두고 한 말일 수도 있겠습니다.
신간 백진강을 아주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소설 속에 등장하는 공간들이 예전 어린시절부터 내가 많이 지나다니던 공간이어서 소설 읽는 재미가 더 있었습니다. 지금 쓰고 있는 장편소설 담양이 끝나면 다음에 쓸 작품의 제목이라도 귀띔해 주신다면?

□ 설재록 작가 : 젊은 시절 담양에서 살았던 허준의 이야기기인데 제목을 산음이라고 정해 놓았습니다. 남면 독수정으로 올라가다 보면 논둑에 커다란 바위가 있는데 그 바위에 한자로 산음(山陰)이라고 새겨져 있습니다. 바위에 새겨진 산음이라는 글자에서 착상을 하고 자료를 수집했습니다. 나는 최근에 담양의 이야기만 쓰자고 맘을 먹었습니다. 담양사람들이 내 소설을 읽고 잠시라도 행복감을 느꼈으면 하는 생각입니다.
 
■ 장광호 국장 :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작가님의 건필을 기원합니다.

  대담 · 정리 / 장광호 편집국장

장광호 편집국장  d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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