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은 봄이 절정에 이르는 달이다. 꿈이 있고 아름다움이 넘치는 달이다. 그래서 5월에는 다양한 행사가 몰려있다. 여기에 국내외 정치적으로 다사다난한 일들이 한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울 정도로 팽팽하게 전개되고 있다.

5월의 시작은 근로자의 날로 시작한다. 근로자의 날은 법으로 정한 유급 휴일이다. 그러나 사람이 우선이라는 지금의 경제정책에서도 쉬는 사람과 안 쉬는 사람이 있고 유급 휴일임에도 특별 수당을 받는 사람 안 받는 사람 다양하다.

농민들도 힘든 노동을 하는 근로자들이지만 농민들에게 근로자의 날은 무의미하다. 그들의 일손을 돕는 외국인 노동자들도 마찬가지다. 그들은 근로자의 날인 5월 첫날을 아무 말 없이 땀을 흘리며 일터를 지켰다. 근로자의 날로 하루 쉰다는 안내판을 보면서 돌아서는 발길이 불편했을 뿐이다. 그래도 면단위 농협 마트에서 쉬지 않고 문을 열어 준 여직원이 고마운 날이다.
5일은 어린이날이다. 이날은 법정 공휴일임에도 일반 휴일과 겹쳐 월요일까지 연휴다. 법으로 날을 제정했다는 것은 자라나는 어린이들에게 5월의 꿈과 희망을 키워주고 모처럼 즐거운 시간을 가지라고 국가에서 부모들에게 지시한 것이나 다름없는 날이다. 그러나 농촌의 시계는 인간이 아닌 작물에 맞춰있다. 오늘 땅을 갈고 씨를 뿌리고 모종을 심지 않으면 하루가 늦어 가을 추수 일정에 차질을 빚는다. 그래서 모처럼 할아버지 할머니 베테랑들이 아들딸과 어린 손자들을 위해 자리를 지켜주신 덕에 즐거운 나들이를 나갔지만 대나무 축제와 맞물려 담양으로 가는 길은 험난하기만 하였다. 비가 오는 중에도 대나무 축제에 대한 시민들이 반응이 그만큼 뜨거웠던 것이다.

법정 공휴일에서 빠졌지만 8일은 어버이날이다. 나도 어느새 어버이의 어버이가 되어 있음을 실감한다. 나이가 들면 불편한 것 중 하나가 치아 틈새가 벌어지고 밥 먹고 나면 꼭 이쑤시개를 써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얘기가 있다. 딸을 시집보내고 모처럼 늙은 아버지가 딸집을 방문하였다. 딸은 갈비를 굽고, 닭을 잡아 볶고, 어쨌든 아버지를 위해 돈을 아끼지 않고 좋은 음식을 장만해 대접했다. 그런데 아버지가 집에 돌아와서 하신 말은 먹을 게 없었다는 것이다.
아버지를 정성껏 대접하였다는 딸이 아버지의 말을 직접 들었다면 무척 섭섭했을 것이다. 아무리 이가 나쁘셔도 먹을 게 없다는 말은 이해하기 어려울 것이다.

어떤 사람은  딸이 늙은 아버지의 치아를 생각해서 아버지의 경우에 맞는 음식을 대접했더라면 비용을 훨씬 덜 들이고도 아버지를 기쁘게 해드렸을 것이라는 아쉬움을 말하고, 한편에서는 그래도 그렇지 비싼 돈 들여 정성껏 대접한 딸에게 감사는 표현 못할지언정 불만이 지나쳤다고 얘기한다. 경험하지 못한 것에 대한 자신만의 생각은 이처럼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이다.

5월은 스승의 날, 518민주화 운동 기념일, 부부의 날, 석가탄신일, 바다의 날 등 행사가 많다. 그래도 법정 공휴일이 하나 더 남은 5월에 감사하며 이번 한주도 즐거운 날로 채워지고 5월이 희망으로 가득한 달처럼 어려운 정치현안들이 잘 풀려나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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