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한지붕 세가족’ 이라는 방송드라마가 있었다.

우리나라 민주화와 현대화가 한창 진행되던 시기였던 80년대 후반부터 90년대 중반까지 10년 가까이 매주 일요일 안방을 점령했던 시추에이션 홈드라마로 많은 국민들의 사랑을 받았던 드라마로 기억된다.

서울을 배경으로 한 지붕 아래 세 가족이 살면서 하루가 멀다하고 크고 작은 사건과 상황들이 벌어지지만 매일같이 이웃들이 서로 갈등하고 화해하면서 정답게 살아가는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로 임현식,박원숙,임채무,한석규,견미리,강남길,최주봉,김혜수,이건주(순돌이) 등 유명한 탤런트들이 출연해 개성있고 훈훈한 연기로 당시 안방극장을 사로잡았다.

하지만 이 드라마가 인기 상종가를 치던 1990년에 민주정의당, 통일민주당, 신민주공화당의 3당 합당으로 민주자유당(민자당)이 탄생했으나 안으로는 민정계, 민주계, 공화계의 계파간 갈등이 심해지자 항간에서는 민자당을 ‘한지붕(민자당) 세가족(3계파)’ 으로 풍자하기도 했다.

비유가 적절할지는 모르지만 5만 군민의 신뢰와 사랑을 받아야할 담양군의회가 지금 ‘한지붕  두가족’으로 딴 살림을 사는 듯 해 심히 걱정스럽다.
비록 같은 당 소속이더라도 의원들마다 각자 생각을 달리하고 정책적 판단을 달리할 수 있어 항상 한마음 한뜻으로 한길을 갈 수는 없겠으나 여느 때 의회보다도 지금의 7대 군의회가 걱정스러운 것은 의원들간 사사로운 불협화음과 갈등이 눈에 띄게 드러나고 있어서 문제이다. 

항간에서는 하반기 의장단 선거 후유증이 상당해서 아직까지 그 앙금이 저변에 남아 있는 탓이라고 말하고들 있다. 틀린말도 아닌 듯 싶다. 이번 7대 의회는 하반기 의장단 선거 이후로 ‘한지붕 두가족’ 처럼 두 갈래로 틈이 벌어지고 있는 양상이다.
의장 선출 이후 상임위원회 구성에서도 갈등을 빚더니 급기야 본연의 책무인 군정의 감시나 조례, 의안 심의에서도 사사건건 갈등을 빚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

실제로 조례안 검토, 사업장 현장조사 등 의정활동 곳곳에서 의원들간 파열음이 나거나 심지어 한목소리를 내야 할 의원 대표발의 조차도 마찰을 빚는 등 갈등속에 끝없이 평행선을 달리는 듯한 의회 모습을 보이고 있어 심히 우려스럽다.

이 시점에서 군의회와 의원들이 자신들의 역할과 책무가 무엇인지, 군민의 의사를 대변해 군정의 주요 정책을 심의, 결정하는 주민대표로써 본연의 기능에 대해 다시한번 깊이 숙고해 보아야 한다. 군민들은 담양군의회가 더 늦기전에 사심을 버리고 초심으로 돌아가 오로지 민의의 대변기관으로써의 기본 책무만이라도 충실해 주길 바라고 있다. 

모쪼록 7대 군의회가 인기드라마 ‘한지붕 세가족’의 구성원들처럼 비록 시시비비가 있을 지언정 결국에는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고 화해하면서 지역발전을 위해 한목소리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의 건강한 의회로 거듭나길 기대해본다.

장광호 편집국장  d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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