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인(有名人)은 대중들로부터 주목을 받고 영향을 끼치는 사람이다. 세상 사람들은 그 이름을 알고 그 사람을 본받고 싶어 하거나 그 사람을 반면교사로 삼아 바람직한 미래의 삶을 그린다. 그래서 유명인들의 사소한 행동이나 말 한마디, 심지어 그 사람이 가진 작은 물건 하나에도 화제가 되고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유명인들은 모범적인 삶의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며칠 전 국가기관의 높으신 분이 국회에 출석 당시 스위스에서 만든 고가의 손목시계를 차고 나왔다가 세간의 관심거리가 되었다. 그분은 10년 전 캄보디아 여행을 갔다가 30달러를 주고 산 짝퉁시계이며 자신은 고가의 시계를 차고 있지 않다고 말을 했지만 구차한 변명이 되고 또 다른 뒷말을 만들어 냈다. 돈 많은 고위직 관료가 짝퉁 물건을 쓰고, 가짜 시계가 10년 동안 고장한번 없다는 게 이상하고, 가짜 시계라는 것을 알면서도 뭐가 그리 소중해서 시계보다 비싼 시계 줄을 그동안 세 번씩이나 교체하고, 더구나 캄보디아라는 특정 국가를 지명하여 외교적 문제까지 야기할 수 있는 소지를 제공하였다. 이 분이 국가기관의 높은 지위를 가지고 있지 않았다면 차고 있는 시계나 말 한마디는 세상 사람들의 관심거리가 되지 못했을 것이다. 즉 이분은 스스로는 아니라고 하겠지만 그 지위에 앉는 순간 유명인이 되었다는 것을 인식하고 거기에 맞는 품위와 언행을 보여줬어야 했다.

사람들은 유명인이 되고 싶어 한다. 다양한 메스미디어는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유명인을 만들어내고 세상에 알린다. 그러나 간혹 유명인에 걸 맞는 품위와 인격을 갖추지 못한 사람들이 유명인이 되 보려고 하고 유명인의 지위에 올라있다.

Noblesse Oblige는 부와 권력과 사회적 지위를 가진 유명인들에게 사회에 대한 책임을 요구한다. 유명인들은 본인의 말과 행동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것을 인식하고 국민의 의무를 모범적으로 실천하는 높은 도덕성을 가져야 한다는 뜻이다. 영국의 유명한 사립학교인 이튼스쿨 졸업생은 국가가 위기에 처했을 때면 전쟁에 자발적으로 참여하여 가장 많은 전사자를 내었다. 영국의 왕자들은 위험한 전쟁터에 참여하여 국민들에게 모범을 보였고 중국 모택동의 장남도 6.25전쟁에 참여하여 목숨을 잃었다.

우리 헌법에는 국민의 4대 의무를 규정하고 있다. 교육, 납세, 근로, 그리고 나라를 지키는 국방의 의무다. 모든 국민은 이 4대 의무를 이행해야 하며 적어도 이 4대 의무를 마친 사람이 사회 지도층으로서 자격을 갖추었다는 얘기다.

20대 국회의원 중에서 병역을 마치지 못한 자가 41명이고 이중 19명이 감옥을 가서 면제되었고 17명이 몸이 아파서 군대를 못 갔다고 한다. 국회 뿐 아니라 사회 전반에 4대 의무를 다하지 못한 유명인들이 즐비하다는 것은 그만큼 이 사회가 유명인들에 대한 인식이 부족함을 말해준다.

대법원은 14년 만에 종교적 이유로 병역을 기피한 자를 양심적 병역 기피로 인정했다. 국가를 지키는 국방 의무보다 개인의 양심을 중시(重視)한 것이다. 병역을 필(畢)한 절대다수의 국민들을 뚜렷한 양심도 없는 사람들로 만들어 버린 것이다.

이 나라가 존재함은 전쟁에서 목숨을 버려가며 국가를 지킨 수많은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는 국민으로서 국가가 부여한 최소한의 의무를 이행하고 그 터 위에서 유명인도 되어야 하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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