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를 다녀 온 사람들은 선착순을 안 해본 사람이 없을 것이다. 체력단련의 한 방법이지만 선택받기 위해 옆 사람을 제치고 일등을 해야 하는 것이 선착순이다. 그러나 가끔은 친구를 버린 이기심을 일깨우기 위해 불시에 일등에게 얼차려를 주는 경우도 있다.

아프리카 부족에 대해 연구하던 학자가 재미있는 실험결과를 내놓았다. 저 멀리 나무 밑에 그곳에서는 보기 힘든 맛있는 딸기 바구니를 놓고 가장 먼저 도착한 아이가 전부 먹을 수 있다고 솔깃한 제안을 했다. 독재국가가 순진한 어린이들에게 먹을 것으로 세뇌교육을 시키고 식량배급으로 충성을 요구하듯이 인간에게 배고픔과 먹을 것에 대한 유혹은 참을 수 없다는 그 본성을 실험하고자 한 것이다.

학자는 후진국의 순진한 어린이들이라 먹을 것 앞에서는 당연히 인간 본연의 욕구가 작용하여 미친 듯이 달려올 것으로 생각했다. 그런데 예상과는 달리 아이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이 서로 손을 잡고 나란히 누가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게 함께 달려오고 있는 것이었다. 그리고 과일 바구니 주위에 빙 둘러앉아서 웃으면서 즐겁게 과일을 먹기 시작했다. 모두가 일등이니 모두가 함께 먹을 수 있는 것이다. 

학자는 아이들에게 일등에게 모든 과일을 다 주려고 했는데 일등을 포기하고 함께 달린 이유가 궁금해서 물어 보았다. 아이들은 이번에도 ‘UBUNTU(우분트)’ 라고 합창하듯이 동시에 말했다. 그리고 한 아이가 덧붙여 말하기를 ‘내가 일등해서 저 과일을 다 먹으면 좋겠지만 나머지 다른 아이들은 못 먹고 경쟁에 져서 나를 미워하고 모두가 슬픈 결과를 가져 올 것인데 이렇게 하니 모두가 행복하고 얼마나 좋나요.’ 아프리카 반투족이 인사말처럼 자연스럽게 쓰는 말 'UBUNTU' 는 ‘우리가 함께 있기에 내가 있다.’ 라는 뜻으로 넬슨 만델라 대통령이 즐겨 쓰는 말이기도 하였다.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 콩 한쪽도 나눠 먹자.’ 우리들은 이런 속담을 교육받으며 컸다. 세상을 살다 보면 힘들고 어려운 일들이 많이 있다. 이때 옆에서 누군가 도와주고 함께 하면 어려운 고비를 쉽게 잘 넘길 수 있다. 이처럼 우리민족에게는 근본적으로 아프리카 반투족처럼 함께하는 'UBUNTU'가 있었다. 그러면 지금도 그런 'UBUNTU'가 있을까 물어보면 아마도 그렇게 긍정을 표하는 사람이 드물 것이다.

바닷가에 사는 해달은 잠을 잘 때 모두가 두 손을 꼭 잡는다. 바닷물에 쓸려 내려가지 않도록 서로가 서로를 의지하는 것이다. 손을 잡는 다는 것은 이처럼 신뢰와 서로에 대한 사랑을 나타낸다. 우리 고유의 민속놀이 강강술래도 서로 손을 잡고 빙빙 돌면서 단결과 화합을 나타낸다. 88서울 올림픽 때 주제가는 서로 손잡고 더욱 살기 좋은 세상 만들자는 내용이었다. 한국 안보에 결정적인 역할을 담당하는 주한 미군들이 즐겨 쓰는 단어도 ‘Let's go together 함께 갑시다.’로 한국과 미국 군이 힘을 합하면 어떠한 외적의 침략도 막아 낼 수 있다는 의미다.

세상은 혼자 살아가기에는 너무 힘든 세상이 되었다. 자살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세상이 나를 힘들게 하여도 옆 사람이 지켜주면 고비를 넘길 수 있다. 하지만 힘을 주기는커녕 모욕감을 주고 인격적으로 더 힘들게 만들어 사람을 죽게 만든다면 그것은 칼을 든 살인보다 더 비열한 짓이다. 내가 너를 위하면 너는 나 때문에 행복하고, 너 때문에 나는 두 배로 행복해 질 수 있는 것이다. 혼자가 아닌 함께 하는 세상, 오늘도 좋은 사람들과 어울리면서 행복해지고 싶다.

담양뉴스  webmaster@dnnews.co.kr

<저작권자 © 담양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