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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이리(李離)의 복(服)박환수(전.조선이공대 교수)

지난 주말 검찰지검장 집 앞에서 시위 방송을 한 유튜브 방송 진행자 김상진씨가 구속되었다. 김씨는 건강이 좋지 않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형 집행정지 허가를 요구하며 당시 석방 여부를 결정할 지검장 집 앞에서 계란 두 개를 들고 살해 위협을 가하는 발언을 하는 등 공무상 집행을 방해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었다.

여기에 대해 과연 구속까지 해야 하느냐 당연히 구속해야 한다는 찬반이 엇갈리고 있다. 찬성측은 구속 영장을 신청한 검찰이나 구속을 허가한 판사야 법에 근거하여 판단을 했다는 것이고, 자유와 법치를 위한 변호사연합에서는 유튜브 방송 탄압을 중단하고 김씨를 석방하라고 성명을 발표할 정도로 반대 측 의견도 만만치 않다.

법에는 시위를 통해 개인이 자기표현을 할 권리가 있지만 요즘 세상은 유튜브 등 공개된 광장에서 언행을 조심하지 않거나 어느 한쪽의 편을 잘못 들었다가는 무차별 인신공격을 받을 수 있고 이처럼 법의 심판을 받을 수 있는 세상이 되어 버렸다. 답답하고 이럴 때는 조용히 사마천의 사기 열전을 펴서 읽어 본다. 사마천의 사기에는 세상 살아가는 교훈을 들려주는 귀한 얘기들이 많기 때문이다.

중국의 역사서인 사마천의 사기 열전 70편중에 순리열전(循吏列傳)이 있다. 순리란 청관(淸官) 즉 청렴한 관리를 의미하는 것인 데 순리열전에는 청관 다섯 명의 이야기가 기록되어 있다. 그중에 이리(李離)라는 옥관(獄官)의 이야기가 나오는데 이리는 춘추시대 진(晉)나라 문공(文公)밑에서 판관을 했다.

어느 날 이리는 부하들이 올린 죄인에 대한 잘못된 수사결과 보고서를 믿고 자신의 판결로 무고한 사람을 죽였다는 사실을 뒤 늦게 알았다. 공정한 판결을 해야 할 판관이 잘못된 판결을 내렸다는 사실을 알고 그는 스스로 감옥에 들어가서 자기 자신에게 사형을 선고하였다. 이리가 자신에게 사형선고를 내리고 처결을 기다린다는 말을 들은 진나라 문공은 이리에게 말했다. “관직에는 귀천이 있고, 형벌에는 경중이 있다. 부하 관리에게 잘못이 있으니 너의 죄가 아니지 않은가.”

이리가 대답하기를 “신은 부처의 우두머리로서 부하에게 직위를 양보하지도 않았고, 내 이익을 나누어주지도 않았습니다. 지금껏 잘못된 보고를 듣고 사람을 죽이고는 그 죄를 부하에게 떠넘기는 것은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라고 하며 판결을 거두지 않았다. 문공이 다시 말했다. “너의 말대로 스스로에게 죄가 있다고 하면, 너를 임명한 과인에게도 죄가 있는 것이 아닌가?”
이리가 대답했다. “판관은 법을 지켜야 합니다. 잘못된 형을 내리면 스스로 형을 받아야 하고, 잘못된 사형을 집행하면 스스로 죽어야 합니다. 왕께서는 신이 속속들이 듣고 의혹을 풀 수 있으리라 믿고 판관으로 삼으셨습니다. 그러나 지금 잘못된 죄상을 듣고 사람을 죽였으니 그 죄는 사형이 마땅합니다.” 라고 소신을 거두지 않았다.

계속해서 진문공은 그대의 죄가 아니라고 만류하였으나 이리는 스스로 칼에 엎어져서 자살하고 말았다. 그래서 이 이야기는 이리(李離)의 복(服)이라는 제목이 붙여졌다. 진나라 문공의 시절이라면 지금부터 2600여 년 전의 일인데 지금도 이런 판관이 있을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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