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칼럼 세상읽기
칼럼/호국보훈의 달의 의미를 되새긴다.박환수(전.조선이공대 교수)

해년마다 6월을 호국(護國)보훈의 달이라고 한다. 호국(護國)은나라를 보호하고 지킨다는 의미이고, 보훈(報勳)은 그 공로를 기리고 보답한다는 의미다. 6월을 호국보훈의 달로 지정하는 데는 무엇보다 1950년 6.25전쟁으로 희생된 영령들의 호국보훈을 기리기 위해 국가 기념일로 지정된 6.6일 현충일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예측은 했지만 금년 호국보훈의 달은 유별나게 이념과 보수 진보의 갈등으로 나라가 시끄럽다. 지난 4일 청와대에서는 천안함 폭침과 연평해전에서 희생된 유족들이 포함된 보훈 오찬이 있었다. 오찬 자리에는 김정은과 문 대통령이 백두산에서 두 손을 잡고 환하게 웃는 모습이 담긴 책자가 개인 별로 지급되었다. 북한에 의한 도발로 가족을 잃은 유족들에게는 이 사진이 좋아 보일 리 없다. 그들은 평화를 말하기 전에 전쟁과 도발을 자행한 북한의 최소한의 사과를 받아야 진정한 평화를 이루지 않겠느냐고 대통령에게 건의했다. 하지만 유족들의 건의는 별로 중요한 내용이 아니어서인지 청와대 행사 결과 브리핑에서 빠졌다고 한다.

현충일 추념식에서 대통령은 김원봉의 공적을 거론하면서 대한민국 국군 창설의 뿌리가 되고 한미동맹의 토대가 되었다고 했다. 지난 2015년 영화 ‘암살’을 관람하고 나서도 최고의 독립유공자 훈장을 달아드리고 술 한 잔 바치고 싶다고 한 적도 있다. 김원봉은 남로당 박헌영과 함께 월북하여 북한 정권을 만들고 고위직을 맡아 6.25전쟁에 참여하고 북한 훈장을 받은 사람이다. 삼일절 기념사도 아닌 현충일 추념사에서 언급했다는 것은 당연히 반발이 있을 수 있는 것이었다. 보수와 진보를 가르지 말라는 대통령의 추념사는 더욱 갈등을 키우게 만들었다.
안타까운 현실이지만 이제 현충일의 의미는 사라지고 그저 쉬는 날에 불과하다. 놀러가는 인파로 고속도로는 붐비지만 태극기가 걸린 가정이 보이지 않는다.

오래 전 기억이지만 현충일에는 오전 10시에 사이렌이 울리고 길 가던 모든 사람이나 차량들 할 것이 없이 동작을 멈추고 1분간 묵념을 올렸다. 주변 눈치를 보거나 창피할 것도 없었다. 대한민국의 모든 것이 그 시간은 추모의 시간이었기 때문이었다. 선진국들에게 현충은 하루도 아닌 1년 365일이며 호국 용사에 대해서는 최고의 예우를 보낸다. 제복을 입은 사람들을 존경하고 우대하는 나라에서는 제복을 입고 국가와 국민을 위해 희생한다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고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제복을 입은 군인이나 경찰, 소방관의 희생에 대한 우리나라의 예우수준은 과연 선진국인지 묻고 싶다.

선거에서 대통령은 절반 이상의 지지를 받지 않았다. 그만큼 싫어하는 사람도 많다는 것이다. 대통령이지만 자신의 생각을 국가 정책으로 밀어 붙이려면 소통을 통한 설득과정이 필요한 것이다. 지난 5일 한국 기독교 총 연합회 대표회장이 청와대 앞에서 나라를 위한 릴레이 금식기도를 선언하고 대통령 하야를 요구하기 이른 것도 이념의 차이에서 생긴 문제다. 지금 나라가 시끄럽고 경제가 어려워지고 정치가 실종된 것은 설득을 위한 소통 과정이 생략된 채 밀어붙이는 현상으로 보인다.

적어도 1년에 하루쯤은 현충일 기념 노래를 부르고 6월 한 달은 호국보훈을 되새기며 조용히 갈등을 봉합하는 달이 되기를 희망한다. 「겨레와 나라 위해 목숨을 바치니 그 정성 영원히 조국을 지키네. 조국의 산하여 용사를 잠재우소서 충혼은 영원히 겨레 가슴에, 님들은 불변하는 민족혼의 상징 날이 갈수록 아 그 정성 새로워라.」

담양뉴스  webmaster@dnnews.co.kr

<저작권자 © 담양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담양뉴스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