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사회의 큰 관심을 받고 있는 제주시에서 발생한 전 남편 살인사건은 30대 여성이 저지른 사건으로 보기에 그 범죄 수법이 잔혹하고 뚜렷한 범행 동기가 밝혀지지 않고 있다. 행복하려고 결혼했고 아들까지 낳았던 사람들이 행복하려고 이혼하고 저 사람만 없으면 행복할 것 같은 착각을 했던 것 같다. 그러나 행복은 나만의 전유물이 아니고 남도 나처럼 행복할 권리가 있고 그러기에 나의 행복을 위해 남의 행복을 침해하면 안 된다. 그래서 그것은 법으로 엄격히 제한하고 있는 것이다. 행복을 법으로 해결하는 세상은 참으로 행복한 세상이라 할 수 없다. 그러기에 마음이 뭉클해지고 감동을 주는 그런 세상사는 이야기는 아직도 이 사회가 희망이 있음을 보여준다.

작년 9월에 담도암으로 별세한 프로 레슬러 이왕표씨의 유서가 최근 공개되어 화제가 되고 있다. 그는 자신의 장기를 기증하면서 눈은 이동우씨에게 주고 싶다고 했다. 1990년대 활발하게 활동하던 개그맨 이동우 씨는 신혼의 행복에 젖어 있을 무렵 망막색소변성증이라는 희귀병으로 시력을 잃었다. 그때부터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은 시간이 흐르기 시작했다.
그러던 어느 날, 40대 어느 남성이 눈을 기증하겠다는 의사를 밝혀 한걸음에 달려갔지만 그는 눈을 기증 받지 않고 돌아왔다. 눈을 기증하겠다는 그 남자는 ‘근육병 환자’로 오직 성한 곳이라곤 눈밖에 없는 사람이었다. 살아가다 보면 한 개를 가지면 두 개를 가지고 싶은 게 사람 욕심인데 오직 하나 남아 있는 것 마저 빼앗을 수 없었던 것이었다. 이동우씨는 말한다. “나는 이미 눈을 기증 받은 거나 마찬가지다. 그분은 저에게 세상을 보는 눈을 주셨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설상가상으로 생계를 책임지고 있던 이동우씨의 아내는 뇌종양으로 쓰러졌고 한쪽 귀의 청력마저 잃고 운영하던 가게마저 접어야 했다. 그러나 이러한 시련에도 이들에게 세상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행복의 선물인 딸이 생겼다. 그는 아내를 통해 참된 행복을 찾았고 딸아이와 나누는 큰 사랑으로 가슴 시린 아픔도 절망도 잘 이겨내고 그 사랑으로 다시 세상으로 나올 수 있었다고 고백했다.
태어나면서부터 보지도 듣지도 못한 헬렌 켈러는 자신의 수필 "사흘만 볼 수 있다면(Three days to see)"에서 하고 싶은 일들을 표현했다. 나를 가르쳐 준 선생님을 보고 싶고, 아름다운 꽃들과 저녁 놀, 먼동이 터는 새벽, 영롱한 별, 아침 일찍 부지런히 출근하는 사람들의 활기찬 표정을 보고 싶고, 영화를 보고 마지막으로 사흘간 눈을 뜨게 해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리겠다고 했다. 이런 헬렌 켈러는 “내 생애 행복하지 않은 날은 단 하루도 없었다.” 말했다. 이들을 보면 지금 우리는 매우 행복한 날들을 보내고 있지 않은가.

반면 유럽을 제패한 황제 나폴레옹은 죽을 때 “내 생애에서 행복한 날은 6일 밖에 없었다”고 했다. 우리는 나폴레옹이 더 행복했을 것으로 생각되지만 행복이란 생각하고 느끼는 관점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을 알게 만든다.
연세대 의대 이흥식 명예교수는 자기 삶에 대한 의욕을 가진 사람, 성공했든 실패했든 있는 그대로 자신의 삶을 받아들이는 사람, 타인이나 가족에게 책임을 돌리지 않는 사람, 작은 것에도 감사할 줄 아는 사람들이 행복하게 사는 사람들이라고 했다. 지금 우리는 불행한 것이 아니고 행복하다. 이런 행복을 준 세상 모든 것, 아내와 자식과 친구 이웃 등등 모두에게 감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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