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23일 독도주변 상공에서는 한국 중국 러시아 일본 4개국의 군용기 30여대가 3시간 동안 해당 국가들의 의지를 시험했다. 중국과 러시아는 연합 폭격기 편대를 구성하여 독도 부근에서 KADIZ(한국 방공식별구역)를 침범하였고 러시아 조기경보기는 독도 상공을 통과하여 영공을 침범하였다. 언론보도는 없었지만 중국의 초계함까지 참가하여 공중과 바다에서 입체적인 도발이 자행되었다.

한국은 독도 주변 KADIZ(한국 방공식별구역)와 영공을 침범한 중국과 러시아 군용기를 경고하기 위해 18대의 전투기가 출동하여 작전을 펼쳤으며 이 작전 간 2번에 걸친 경고 사격도 실시했다. 일본도 10여대의 전투기를 출동시켜 JADIZ(일본 방공식별구역)침범에 대비했고 자기들의 영토인 독도 부근에서 우리 공군이 경고사격을 하였다고 비난하였다. 일본의 망언은 흔히 있었던 일이지만 중국과 러시아가 연합 편대를 구성해 KADIZ(한국 방공식별구역)를 침범하고 러시아 조기경보기의 영공침범, 우리 공군의 경고사격은 아주 보기 드문 최초로 기록될 사건이다.

설상가상이랄까. 중국과 러시아의 도발이 있던 날 북한의 김정은은 잠수함 건조 현장을 방문하여 수중에서 핵미사일 발사가 가능한 대형 잠수함을 건조하였다고 북한의 관영 매체인 조선 중앙통신이 발표하였다. 또 이틀 후에는 제주도까지 타격이 가능한 이스칸데르급 탄도 미사일 2발을 발사하였다. 조선 중앙통신은 이번 잠수함 건조와 미사일 발사는 F-35등 최신 무기를 구입하고 한미연합훈련을 실시하는 남조선 당국에 대한 경고라고 밝혔다. 우리 군은 이번 북한의 미사일 탐지를 제대로 하지 못해 미국의 도움을 받아야 했다. 더구나 요격은 현재의 방어태세로는 불가능하다. 북한의 탄도 미사일 발사는 유엔 제재위반이고 남북 간에 맺은 9.19군사합의 위반이지만 북한은 거침없는 도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짧은 기간에 국가 안보를 위협하는 일들이 동시에 발생하였지만 이에 대한 확고한 대책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주한 대사를 불러 항의하고 항의 성명을 발표하는 조치 외에 더 할 말이 없다는 청와대의 답답한 심정도 이해는 되지만 북한의 도발에 대해서는 침묵하고 중국과 러시아에 대해서는 형식적인 경고를 보내면서 일본에 대해서는 민감하게 반응한 조치는 정부의 주변국 외교정책을 보여준다.
필자는 이번 사건이 한국과 미국의 동맹관계가 약화되고 한국과 일본의 관계가 급속도로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의 볼턴 백악관 안보보좌관이 한국을 방문하는 날에 발생하였다는 점에 주목한다. 고의적 도발에 대해 미국의 반응을 떠본다고나 할까.

그동안 중국과 러시아가 KADIZ를 아슬아슬하게 넘다드는 일은 자주 있었다. 그렇지만 이번 사태의 심각성은 중국이 자신들의 관할구역에서 앞으로도 러시아와 연합 초계훈련을 정례화 하겠다는 것에 있다. 초계는 영토를 지키기 위해 비행기나 함정으로 경계하는 것을 말한다. 중국이 동해상에서 초계작전을 했다는 의미는 이제 한반도는 중국의 관할구역이며 동해는 미국과 일본에 대항하는 중국의 초계 범위에 들어갔다는 것을 뜻한다. 한미동맹이 강할 때는 이런 도발행위는 미국에 대한 도전이어서 쉬운 일이 아니었다. 이번 사태에 대해 미국은 침묵하고 알아서 해결하라는 식이다. 반미를 하는 나라에 대해 언제까지 도움을 주겠는가. 사회주의 북한 중국 러시아에 우호적이고 자유민주주의 미국과 일본을 멀리하는 현 외교정책을 수정하지 않는 한 이런 사태는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 이번 주에도 우리에게 불리한 외교 사태들이 밀려들어 올 것이다. 한반도는 역사적으로 우리의 의지와 무관하게 주변국들이 경쟁의 도구로 활용하다고 결국 최강자에게 먹혔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답이 보이는데 이념과 명분에 주저하고 시간이 갈수록 피해만 늘어날 뿐이다.

담양뉴스  webmaster@dnnews.co.kr

<저작권자 © 담양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